[미디어스=전혁수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김건희 씨 주가조작 의혹 특검과 관련해 "철저하게 수사가 진행돼 왔다"며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동훈 장관은 3년 전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보도에 대해 "공작"이라고 반응했다.
한동훈 장관은 2일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 출근길에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특검을 추진하며 여야 수사 균형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대해 "전혀 상관없는 사건"이라며 "그 사안에 대해서도 오랫동안 철저하게 수사가 진행돼 왔다.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ㅎㅎㅎ 공작치곤 수준이"
미디어스가 입수한 '검언유착 의혹' 수사기록에 따르면, 한동훈 장관은 2020년 2월 17일 채널A 기자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공작"이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뉴스타파가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을 처음 제기한 날이다. 뉴스타파는 이날 오전 8시 7분 <"윤석열 아내 김건희, 주가조작 연루 의혹" 경찰 내사 확인>, <윤석열 아내 김건희-도이치모터스 권오수의 수상한 10년 거래> 기사를 게재했다.
한동훈 장관은 뉴스타파 보도 1시간 14분 후인 오전 9시 32분 채널A 기자에게 "기소도 아니고 검찰 송치도 안된 10년된 내사기록이 원본으로 유출?"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한동훈 장관은 오전 9시 52분에 "ㅎㅎㅎ 공작치곤 수준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한동훈 아저씨 정말 오른팔답네 ㅎㅎ"
이 메시지는 채널A 백 모 기자의 휴대전화 포렌식 과정에서 발견됐다. 백 기자의 휴대전화 사진 저장시각(2020년 2월 17일 오전 9시 37분, 오전 9시 57분)과 채널A 법조팀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 내용으로 미뤄봤을 때 한동훈 장관의 대화 상대방은 '검언유착 의혹' 당사자로 지목됐던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로 추정된다.
이동재 전 기자가 이날 오전 9시 36분 사진 파일을 보내자, 약 20분 후 채널A 법조팀장이었던 배 모 기자는 "동재도 쉬는 날 고생이네"라고 말했다. 이에 이 전 기자는 "아닙니다. 그냥 카톡 답장해주느라.."라고 말했다.
이 전 기자가 오전 9시 57분 추가 사진파일을 보내자, 배 기자는 "원본 유출이면 경찰이 의도적으로 흘렸다는 얘기인데.. 일단 발제는 사건팀이 할 듯하니 참고하렴"이라며 "한동훈 아저씨 정말 오른팔답네 ㅎㅎ"라고 말했다.
박용진 "아내사랑 그쯤 하시라"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가족 관련 수사에 대해 "몇 년이 넘도록 제 처와 처가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뭐라도 잡아내기 위해 지휘권 배제라는 식의 망신까지 줘가면서 수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지금 김건희 특검과 도이치모터스를 향한 국민들과 야당의 요구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라 바로 과거 검사 시절 윤석열의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바로 그 방식"이라며 "주가조작과 자본시장 불공정으로 고통받는 1천만 개미를 위해서라도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관련자를 일망타진하고 일벌백계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적었다.
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논리대로라면 스스로 수사를 자처하거나, 도이치모터스와 이른바 김건희 특검에 동의해야 할 것"이라며 "이제 대통령께서 아내 사랑과 의혹 감싸기는 그쯤 하시고 주식시장 공정성을 살펴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3일 YTN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에서 "이미 작년 9월에 당론으로 (김건희) 특검법을 제출해 놓은 상태"라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마친 뒤에 지체 없이 특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달 31일 오후 이경 상근부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주가조작 사건 재판에서 김건희 여사가 235회, 장모 최은순 씨는 113회 검찰에 의해 인용됐다"며 "김 여사가 수시로 내부 정보를 받아 주가조작 거래에 이용했다는 증거를 검찰이 이미 가지고 있었으면서, 왜 수사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민주당은 "범죄 혐의가 명백한 대통령 가족을 소환조차 못하는 검찰은 '법 앞에 평등'이라는 헌법을 유린했다"며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할 유일한 방법은 특검으로, 민주당은 특검을 통해 법 앞에 모든 국민이 평등함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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