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하는 뉴스타파 보도에 대해 "공작"이라고 해명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이같은 발언에 채널A 법조팀장은 윤 대통령의 "오른팔답다"고 말했다.
"ㅎㅎㅎ 공작치곤 수준이"
미디어스는 2020년 2월 17일 한동훈 장관이 성명불상자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캡처파일 일부를 입수했다. 검찰이 검언유착 수사 당시 채널A 백 모 기자의 휴대전화에서 확보했던 캡처파일이다.
한동훈 장관과 성명불상자가 대화를 나눈 2020년 2월 17일, 뉴스타파는 <"윤석열 아내 김건희, 주가조작 연루 의혹" 경찰 내사 확인>, <윤석열 아내 김건희-도이치모터스 권오수의 수상한 10년 거래>를 보도했다. 뉴스타파의 기사 발행 시간은 오전 8시 7분이었다.
뉴스타파 보도 1시간 14분 후인 오전 9시 31분 성명불상자가 "청문회는 지들이 통과시켜놓고"라고 말하자, 1분 후 한 장관은 "기소도 아니고 검찰 송치도 안된 10년된 내사기록이 원본으로 유출?"이라고 물었다.
한동훈 장관은 20분 후인 오전 9시 52분 다시 성명불상자에게 "ㅎㅎㅎ 공작치곤 수준이"라고 전했으며 오전 9시 53분 "청와대에서 검증 통과시켰죠"라는 문자메시지를 추가로 보냈다.
"한동훈 아저씨 정말 오른팔답네 ㅎㅎ"
백 기자가 저장한 한동훈 장관과 성명불상자의 대화 캡처파일은 백 기자 휴대전화의 사진 저장 시각(2020년 2월 17일 오전 9시 37분, 2020년 2월 17일 오전 9시 57분), 채널A 법조팀 단체카카오톡방 대화 내용·시각 등을 미뤄봤을 때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공유한 사진으로 추정된다.
이동재 전 기자가 이날 오전 9시 36분 사진파일을 보내자, 약 20분 후 채널A 법조팀장이었던 배 모 기자는 "동재도 쉬는날 고생이네"라고 말했다. 이에 이동재 전 기자는 "아닙니다. 그냥 카톡 답장해주느라.."라고 답했다.
이 전 기자가 오전 9시 57분 다시 추가 사진파일을 보내자, 배 기자는 "원본 유출이면 경찰이 의도적으로 흘렸다는 얘기인데.. 일단 발제는 사건팀이 할 듯하니 참고하렴"이라고 했다.
이어 배 기자는 "한동훈 아저씨 정말 오른팔답네 ㅎㅎ"라고 말했다.
"검찰, 대선 전 김건희 체포영장 검토"
'공작'이라는 의견·해명과 달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김건희 씨가 주가조작에 연루된 정황을 일정 부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스가 확보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소장 범죄일람표에 '김건희'라는 이름이 289차례 등장한다. 주가조작을 실행한 피의자들이 김건희 씨의 계좌로 주가조작을 벌인 내역이다.
또 도이치모터스 재판에서 김건희 씨가 증권사 직원과 통화에서 주가조작 피의자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를 확인·승인하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2010년 5월 김건희 씨가 주가조작 피의자 이 모 씨와 절연했다던 윤석열 대통령의 과거 발언과 달리 2010년 6월 김건희 씨는 "저하고 이OO 씨(주가조작 피의자) 제외하고는 거래를 못하게 하세요"라고 말했다.
검찰은 김건희 씨에 대한 체포영장까지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버스 보도에 따르면, 한 법조계 인사는 "대통령 선거 전 (김건희 씨가) 출석 요구에 불응해 체포영장 청구를 심각하게 검토했다"며 "그런데 대선에 미칠 영향이 너무 커 결국 체포영장 청구를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수사팀 검사들은 특검이 도입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 지금도 (김건희 씨에 대해) 원칙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안다"고도 했다.
도이치모터스 내사보고서 취득 경위 살펴보니
김건희 씨 주가조작 연루 의혹 보도에 한동훈 장관이 주장한 '공작'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은 경찰·검찰 수사와 판결을 통해 입증됐다. 도이치모터스 내사보고서를 뉴스타파에 제보한 경찰관은 수사과 경력을 쌓기 위해 다른 경찰관에게 주가조작 사건 실제 기록을 요청했고 도이치모터스 내사 보고자료 편집본을 확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경찰관 측은 재판에서 내사보고서 유출을 인정하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청문회 전후로 문제가 제기됐던 김 여사의 도덕성을 검증하기 위함이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이 경찰관에 대한 선고를 유예했다. 법원은 "우연히 취득한 수사에 관한 내부 정보를 기사화하기 위해 유출해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범행으로 대가를 받거나 이익을 취한 바 없고, 내사가 중지됐던 사안에 대해 새로 수사가 개시돼 관련자들이 구속 기소되기도 하는 등 결과적으로 공익에 기여한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보도한 뉴스타파 심인보 기자는 "만약에 누군가 시켜서 한 일이었다면 제보한 경찰관을 조직에서 보호하지 않았겠느냐"면서 "이 경찰관이 혼자서 엄청나게 피해를 당하고 있는데 감당하고 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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