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하건대, 나도 한때는 명절TV의 신도였다. 추석과 설이 되면 살뜰하게 신문에서 TV편성표를 오려내 놓치지 말아야 할 프로에 빨간색 체크까지 하는 열성신도였다. 명절TV가 내 기대를 온전히 채워준 적이 있던가? 잘 모르겠다. 세월이 지난 탓이겠지만, 한 상 가득 부려놓은 명절음식이 먹기도 전에 헛배가 불렀던 것처럼 TV프로를 보기도 전에 편성표의 풍만함에 미리 취해버렸던 게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든다. 실제로는 시간이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노골노골함과 더불어, 이 시간이 영원하지 못하다는 자각으로 인한 안타까움이 콘텐츠에 대한 아쉬움과 뒤범벅이 된 복잡미묘한 초조함에 손톱이나 물어뜯고 있었을 게다. 이제, 명절TV는 고사하고 방바닥에 배 깔고 드러누워 나른한 포만감을 만끽하며 TV를 섭취하던 시절이 언제인가
현 정권이 들어선 후 아예 대놓고 ‘권력의 개’로 부끄러움마저 상실한 법무부와 검찰이 인권탄압을 불법적으로 자행하고 있다. 연휴가 시작된 지난 24일 토요일자 는 아주 중요한 기사 하나를 내보낸다.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줄로 묶고 수갑을 채웁니까? 이것 좀 풀어주시고 조사하면 안 되나요?” 미네르바 박모(31) 씨는 검찰에 구속된 뒤 길게는 하루에 13시간 이상 포승줄과 수갑에 묶여 검사조사실과 구치소 사이를 오간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는 박찬종 변호사의 목소리를 통해서 미네르바의 상황을 전달한다. 박씨는 면담을 온 변호사들에게 “제발 포승줄과 수갑을 풀고 조사 받게 해 달라”고 여러 차례 호소했다고 한다. 박찬종 변호사는 “평범한 30대 청
2000년 전 이스라엘에서 발생한 사건이자 최근 한국에서도 벌어진 사건입니다. 전통적으로 율법을 엄격하게 준수한다는 ‘바리새인.’ 간음현장을 덮쳐잡은 여자를 끌고 와 예수 앞에 세운 후 빈정거리듯 헤죽거리며 묻습니다. “이 여자를 율법에 따라 돌로 쳐 죽이려하는데 당신 생각은 어떻소?” 그런 바리새인들을 보고 예수가 거침없이 한마디 합니다. “너희들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요한복음8장7절) 그러자 한 60대 후반의 노인네 한 사람과 30대 중반의 아낙네가 각각 묵직한 돌을 들더니 사정없이 그 여인의 머리에 던져 죽이면서 ‘구호’ 외치듯 한 마디 합니다. “법질서 확립!”(1월20일 용산참사 전·후) 예수가 참담한 표정을 지으며 말합니다. “이명박 장로!
매년 설이나 추석과 같은 명절 때면 우리의 안방을 찾아왔던 손님이 있었다. 바로 씨름이다. 이름도 거창한 ‘민족 스포츠’로서의 씨름. 지난 2006년 정부가 선정한 ‘100대 민족문화상징’ 중 태권도와 함께 건강/체육 분야에 포함되었던 씨름. 이는, 씨름이 ‘민족적 정서’가 담긴 신체활동이란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졌음을 말해주는 부분이다. 당연히, 민족성을 중히 여기는 국민들에게도 사랑을 듬뿍 받아야 하겠건만, 지금 상황은 그와는 거리가 멀다. 80년대 초중반, 전 국민들의 열광적인 관심을 받았던 씨름의 위상은, 지금 언제 호흡기를 뗄지 모르는 응급환자의 몰골로, 응급실에 누워있다. 혈기 왕성했던 씨름, 그 추억의 날들씨름이 왜 ‘씨름’일까? 이것부터 살펴보자.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이 중 민속학자
미성년 시절 명절이면 반복해 나타나는 풍경들이 있었다. 우선 명절 아침이면 각양각색 피부색의 외국인들이 토종 한국인인 나도 한번 안 입어본 한복을 차려입고 어설픈 한국 노래를 불러 제꼈다. 차례를 지내고 점심 먹기 전에는 작년에 봤던 (그리고 재작년에도 봤던) 머털도사나 아기공룡 둘리가 눈 앞을 돌아다녔다. 오후에는 이만기 ‘교수’와 ‘개그맨’ 강호동이 맹활약하던 민속씨름 중계가 꼭 있었다. 저녁 먹고 졸다가 텔레비전을 켜면 슈왈제네거나 스탤론, 혹은 맬 깁슨이나 브루스 윌리스 중 한 명은 꼭 웃통 벗고 설치고 다녔다. 너무 뻔하지만 그래서 편안한 명절의 일과였다. 멍하니 채널을 돌리다보면 하루가 지나갔고 밤 늦게까지 하는 영화를 모두 보고 난 이후에야 다음 날에 대한 막연한 걱정이 밀려왔다. 더 어릴 적
'금기'하면 조건반사적으로 성인물을 떠올리지만, 실상 금기는 사회문화적 개념이다. 금기가 많아질수록, 시대는 퇴행하고 사회는 음란해진다. 영화 은 금기를 다룬다. 의 금기는 무엇이었나? 김민정의 '슴가' 아니면 한석규의 '서사' 둘 다 아니다. 이 말하고자 하는 금기의 본질은 왕으로 표상되는 남성/가부장주의 체제를 보존하고픈 욕망과 표현의 억압적 체계이다. 지배자의 사적 취향을 공적 체제를 통해 보호하려는 욕망의 충동은 필연적으로 대다수의 사적 취향을 공권력을 통해 억압하고자 하는 반동의 시대, 해석 획일화의 시대로 치닫는다. 한석규의 이마에 새겨진 낙인처럼 금기가 늘고 또렷해진다. 오늘은 어떠한가? 오늘의 금기가 이명박으로 표상되는 우익/공안주의 체제를 만수무강하고픈 욕
국내에서 처음으로 부인을 위협해 강제로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강간죄 판결을 받은 남편 임모씨가 자살함으로써 법정공방은 일단락됐다. 해당 피고인의 사망으로 부산고등법원에서 진행 예정이던 항소심이 자동으로 기각될 것이기 때문이다. 임씨가 살아 상급심의 판단을 기다렸다면 2심이나 3심에서도 부부 강간죄를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을지, 아니면 지금처럼 여전히 부부강간죄를 인정하지 않는 판결이 나왔을지 알수 없게됐다. 하지만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1심 재판 결과 뒤 임씨가 갑자기 죽음을 택했다는 사실이다. 왜 1심 판결에 크게 반발하며 항소심을 준비하던 임씨가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됐을까. 임씨는 1심 판결 직후 여러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검찰 조사와 재판 진행과정에서도 일이 이렇게 커
냉전체제 이후에도 지구상에 남은 분단국가는 중국과 한반도이다. 중국과 대만의 양안(兩岸)관계는 새해 들어 경제·문화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작년말 중국이 군사교류까지 제안해 양안에 감돌던 전운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화평이 찾아왔다. 이와 달리 한반도는 화해의 상징인 금강산·개성관광이 지난해 끊긴 데 이어 새해에는 긴장관계가 더욱 결빙될 듯하다. 세계적 경제위기가 양안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은 작년 12월 21일 중국에 진출한 대만기업에 대한 10대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큰 골자는 1300억 위안(24조5000억원 상당)의 금융지원이다. 자국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세제·금융 우대조치를 대만기업에도 적용키로 했다. 대만 전자업체의 평면디스플레이를 20억달러 어치 구매한다. 대만기업의
“어버버버.”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며 말을 했다. 나는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녀의 남편이 익숙한 듯 그녀의 말을 나에게 전해주었다. 그녀는 지금은 ‘The#’이라는 아파트가 들어서있는 상도2동에 살았었다. 상도동 주민들도 지금의 용산 주민들처럼 강제철거에 맞서 싸웠었고, 당시 대학생이던 나는 상도동 철거민대책위(이하 철대위)에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있었다. 2002년 겨울이었다. 상도동에도 예의 그 골리앗이라고 부르는 파란 가건물이 가분수처럼 삐죽 솟아올랐다. 나와 내 친구들은 그 골리앗을 쌓는 일을 함께 도왔다. 이 골리앗이 철거깡패로부터, 그리고 그들을 비호하는 경찰들로부터 우리를 지켜주길 기원하며 고사도 지냈었다. 겉으로 보기엔 괴상하기 짝이 없는 모양이었지만, 꼭대
1.국제 협상 용어 가운데 ‘이렇게 늦은 순간(at this late stage)’이란 용어가 있다. 용산 학살은 어떠한가?2. 도시는 사회의 공간적 구현이다. 무슨 말이냐면 도시는 한 사회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말이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도시화율이 가장 높은 나라 가운데 하나이다. 1950년 21.4%였던 도시화율은 2000년 이후 줄곧 80%를 상회한다. 참고로 2005년 기준, 도시화율의 세계 평균은 48.7%이다. 도시화율이 높다는 것은 국민의 80% 이상이 도시에 살며, 농촌 지역에는 20% 미만이 산다는 얘기이다. 그 중에서 농사를 짓는 인구는 8%에 불과하다. 3. 현재 국내주거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80%를 상회한다. 채 50년도 안되어서 전 국
#‘퇴출·워크아웃’에 지방신문에 유탄 광주지역에 신문사가 많은 것은 새삼스럽지 않다. 공식적으로 13개 신문이 발행되고 있는데, 상당수 건설회사를 모기업으로 하고 있다. 광주전남기자협회 회원사만 보더라도 7개사 가운데 5곳이 건설관련 기업이 모기업이다. 광주일보의 모기업은 대주건설, 전남매일은 삼능건설, 광주매일은 남양건설, 전남일보는 조선내화, 남도일보는 대지건설 등이다. 이 때문에 최근 이명박 정부가 내놓은 건설사 워크아웃에 관한 얘기는, 한동안 지역언론계 초미의 관심사였다. 일부 매체는 “건설사 워크아웃 등의 조치가 이뤄지면 지역 경제가 송두리째 흔들릴 것”이라고 위기감을 주는 기사를 싣거나, 노골적으로 “건설업체를 살려야 한다”는 기사를 1면 머리에 내놓기도 했다. 결국 지난
연일,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일들이 벌어진다. 미네르바 구속, 여교사 성희롱한 교장의 연구관 승진과 체험학습 동의한 교장의 정직, '방송독립' 외쳤다고 파면·해임·정직·감봉하는 KBS, 4명 중 3명보다 더 많은 표를 얻은 보도국장 후보가 탈락하는 YTN….불과 열흘 사이 한국사회는 전 세계인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그런데 또 동트는 새벽에 철거민과 철거민을 철거하던 경찰까지 죽음을 당한다. 2009년 오늘의 사건인지 아니면 1970년 박정희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사건인지, 내용만 보면 분간이 안된다. 어이없다. 정말 어이없는 세상이다. ‘반동의 시대,’ ‘시대의 반동’이 횡행한다. 박정희 정권부터 시작된 ‘계고장’과 ‘철거민과 철거반원의 죽음’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독재정권에서 나발
화무십일홍, 열흘 붉은 꽃은 없다. 미네르바, 인터넷의 꽃이 되었던 그 사람(들)도 이제 지고 있다. 상황은 여전히 복잡하다. 그러나 간단하게. 어차피 사실은 하나다. ‘절충’되어진다면 이미 사실이 아니다. 그건 해석이다. 사실은 언제나 간단하고 보편 명료한 무엇이다. 는 결국 검찰의 주장을 엎은 것일까? 글쎄올시다이다. 여전히 3개의 가능성은 팽팽한 경합중이다. 어느 한쪽이 진실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 다툼은 증폭되고 있다. 물론, 둘 다 진실일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둘 다 거짓일 가능성도 있다. 검찰과 신동아의 주장과 논리를 비교해보자.열쇠 하나, 검찰은 자세를 고쳐 잡았다.검찰은 여전히 검거된 박씨가 미네르바가 확실하다는 입장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입장을 바
미국 민주당 출신, 시민운동가 출신 미국 대통령 오바마에 대한 평가 중 핵심은, 우리의 눈에는, 남북문제 또는 한반도 평화 정착의 문제다. 과연 오바마 정부는 북한을 어떻게 볼 것이며, 어떤 자세로 대화하거나 싸울 것인지가 아마도 한국에서 바라보는 미국 대통령 오바마에 대한 기대와 우려일 터.‘김정일 군사위원장을 무조건 만나겠다’는 선거과정에서의 발언이 과연 성사될 수 있을까? 최근의 기류는 작년 유세 때와 상당히 다르다. 여러모로.지금 한국에서는, 그래서 ‘오바마에 대한 기대와 우려’에 대해서 고민이 많다. 하지만 기대보다는 우려, 즉 한계를 먼저 봄으로써, 대미관계를 고민해야 할 시기다. 막연함에서 구체성으로 문제를 읽어봐야 할 시기다. 아직까지 대북정책에 대한, 대통령 당
오랜만에 일가친척이 만나 여러가지 이야기 꽃을 피우는 명절이 돌아온다. 올 설날 이야기거리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경제난에 대한 우려와 저마다의 전망이 가장 많을 것이다. 하지만 한푼이라도 아끼고 열심히 살자고 다짐하는 것보다 더 생산적인 이야기거리가 있다. 바로 ‘한나라당의 언론악법’ 문제를 가족, 친지와 나누는 것이다. 설에 모처럼 가족이 모여 무엇 하러 골치 아픈 법 이야기를, 그것도 언론인 하나 없는 집안에서 왜 언론법을 알아야 하냐고 손사래를 칠 일이 아니다. 정치, 경제, 사회 등 우리를 둘러싼 모든 현실을 국민에게 알려주는 것이 바로 언론이며, 그중에서도 특히 방송뉴스는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한나라당의 언론악법’은 이처럼 중요한 방송을, 그것도 방송뉴스를 ‘재벌’과 ‘조중동’
1. 당 대표도 모르는 미디어법1월 15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경남에 왔습니다. 창원 팔룡동 미래웨딩캐슬에서 열리는 한나라당 경남도당 정책설명회 참석을 위해서입니다. 여기서 박 대표는 “MB악법(惡法)이 아니라 MB약법(藥法)이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방송법과 신문법을 비롯한 미디어법 추진과 관련해 얘기를 했습니다. 우리 경남도민일보 16일치에 나간 기사를 그대로 옮겨 보겠습니다. “미디어법 추진에 대한 언론장악 비판에 대해 ‘지금은 재벌이 방송에 투자할 수 있는 게 4%다. 재벌이 MBC라든지 방송에 투자할 수 있는 게 4%’라며 ‘이를 10%로 늘리려고 방송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말했다.”‘당 대표도 모르는 미디어법 추진’이라는 제목으로 나간 이 기사
규제완화는 이런 데 하라고 있는 겁니다.커피전문점에서 일하는 여종업원들은 6개월마다 성병검사를 받아야 한다. 커피전문점에서 일하는 남자 종업원은 안 그대로 된다.복지부가 관장해온 현행 에 따르면 다방의 여종업원들에게 성병검사를 의무화해놓고 있다. 이 다방이라는 영업 범위엔 스타벅스나 커피빈 같은 커피전문점도 들어간다. 복지부는 지난달 이 규칙의 개정을 준비하면서 ‘다방’ 대신 ‘다류를 조리 판매하는 영업’이라고 바꾸려 했다. 개정안도 여전히 스타벅스에서 서빙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인권을 무시한 채 성병검사 의무조항을 빼지 않았다.대통령은 입만 열면 ‘규제완화’를 말한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관료주의에 절어 있는 공무원들은 이 전봇대인지, 저 전봇대인지도 모를 전봇대를
미국에서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오바마 당선자 아버지의 고향인 케냐 나이로비의 국립극장에서는 ‘오바마 뮤지컬’이 상영되어 잠시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링크). 오늘, 오바마 당선자의 미국 대통령 취임식 며칠 전, 미국에서도 색다른 연극이 하나 공연되고 있군요.바로 입니다. 제작은 ‘CREATIVE DESTRUCTION’, 1월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45st street 극장에서 열리고 있는 이 공연은, 오늘(17일) 저녁 공연에는 댄스파티까지 곁들여진다고 하네요. 입장료는 15달러…. 뭐, 공연기간과 입장료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오바마 취임식 축하용 공연입니다. :) (관련 페이지 링크)
미국 대통령 선거는 유럽,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 뉴스의 1면을 장식했다. 자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대통령을 뽑는 데 이토록 관심을 기울일 나라가 미국 말고 또 있을까.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당연한 이치다. 정치는 말할 것도 없고, 세계 소비시장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고, 문화적으로도 할리우드 영화산업을 기반으로 대중음악, 텔레비전 등을 장악하는 미국의 문화제국주의는 이미 오래된 현실이다. 따라서 미국의 지도자를 뽑는 대통령 선거는 어느 당의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서 각 나라의 이해관계가 결정되는 세계적인 현상이다.이번에 미국 제44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버락 오바마에 대한 세계인의 기대는 남달랐다. 과거 조지 부시 행정부가 추진한 ‘테러와 전쟁’이 세계적 공감대를 형성
네그리의 제국론이 국내에서도 꽤 반향을 일으켰다. 그가 말하는 제국은 근대적 민족/국가의 영토적 확장으로서의 제국주의와 구분된다. 탈근대적 초국가 체제로 등장한 게 제국이다. 따라서 그의 주장에 기초하자면, 미국 제국주의라는 말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제국이라는 뜻은 더욱 아니며, 제국이 미국이라는 표현도 마찬가지로 성립되지 않는다. 제국에는 중심이 없고, 그래서 미국은 제국의 중심도 아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무엇인가? 최근의 한 인터뷰에서 그는 애매하게 답한다. “제국의 등장과 지속 성장에 일차적 역할을 한 게 맞고,” 그런 점에서 ‘제국’은 좀 문제가 있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소리? 당연하게 네그리 주장에 대한 많은 이론적 논란, 지적 반론이 있었다. 제국론에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