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방송통신위원회의 김유열 EBS 사장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각하된 것을 두고 “뒤끝을 부리다 애꿎은 혈세만 낭비한 것”이라며 이진숙 방통위원장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법원은 국가가 원고인 민사 소송의 당사자는 법무부 장관이어야 하는데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변호사를 선임해 신청한 가처분은 부적법하다고 판시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언론노조는 27일 성명을 내어 “이진숙이 불법적인 방통위 2인 체제를 활용해 ‘사랑하는 후배’ 신동호를 EBS에 ‘알박기’ 하려다 실패하자 억지 소송까지 벌였다가 사법부에 제동이 걸린 꼴”이라며 “법원이 신동호 임명 집행정지 가처분을 인용하며 방통위 2인 체제의 하자를 분명히 지적했음에도, 이진숙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하며 뒤끝을 부리다 애꿎은 혈세만 낭비했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이진숙은 윤석열 정권의 언론 장악 행동대장 노릇을 위해 방통위에 내리꽂혔고, 윤석열이 이미 파면된 뒤에도 뻔뻔스럽게 자리를 지키고 앉아 EBS 사장직을 비롯한 공영 미디어에 알박기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며 “기능 마비 상태인 방통위를 마지막까지 악용해 정치적 잇속을 챙기려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이진숙 위원장을 향해 “방통위를 사유화하고 공영방송을 장악하려 한 모든 시도는 반드시 그 진상이 낱낱이 밝혀질 것이고, 당신의 죄과도 백일하에 드러날 것”이라며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어울리지도 않는 방통위원장직에서 즉각 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BS 구성원들이 4월 3일 EBS 사옥 안에서 신동호 사장 출근 저지 투쟁 이후 마무리 집회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스)
EBS 구성원들이 4월 3일 EBS 사옥 안에서 신동호 사장 출근 저지 투쟁 이후 마무리 집회를 하고 있다.(사진=미디어스)

26일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제11민사부(재판장 정인섭)는 “채권자(대한민국 정부)의 신청 및 독립당사자참가인(이진숙 위원장)의 독립당사자참가신청은 모두 부적법해 각하한다”면서 “이 사건 신청은 적법한 소송대리권이 없는 대리인에 의해 국가를 당사자로 소송을 제기한 경우”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기록상 대리인(방통위 측 변호사)이 법무부장관 등에 의해 선임되어 국가에 대해 적법한 소송 대리력을 갖는 사람이라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고 판시했다. 방통위는 이번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당사자란에 ‘대한민국 방통위원장 이진숙’이라고 적시하고 소송 위임장란에는 ‘방통위 대표자 이진숙’이라고 기재했다. 국가소송법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은 법무부 장관이 국가를 대표하고, 법무부 장관이 변호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설령 방통위의 법률대리인 선임이 적법한 과정이라고 보더라도 방통위원장의 권한이 곧 국가의 권리라고 볼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면서 “이진숙 위원장은 EBS 사장 임명권을 이미 행사했고, 그 과정에서 김유열 사장이 이를 침해한 바가 없다”고 했다. 

지난달 7일 서울행정법원은 2인 체제 방통위가 임명한 신동호 EBS 사장의 효력을 정지하면서 “후임자인 신동호 사장이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점을 고려하면(집행정지가)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서울행정법원은 ‘2인 체제’ 방통위 의결에 절차적 하자가 없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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