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 위원장은 ‘대전MBC 법인카드 유용'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으며 ‘방통위 PC 대량 폐기 시도’ 등의 혐의로 고발됐다.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현 의원은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이 이 위원장의 공무원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면서 “감사원이 고발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국가공무원으로서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중대한 문제라고 판단해 추가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위원장은 지난해 9월 국회의 탄핵 소추로 직무정지 상태에서 여러 차례 보수 유튜브 채널에 출연, “좌파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 “노영방송을 막지 못하면 대한민국이 노영민국이 된다” “다수 독재” “국회 폭력” 등의 정치적 발언을 쏟아냈다. 감사원은 지난 8일 이 위원장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해 ‘주의’를 통보했다는 감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김현 의원은 “경찰은 이진숙 위원장의 혐의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진행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며 “이번 사안은 이 위원장이 방통위원장으로서 공직자 자격을 상실했다는 사실이 명확히 드러난 것이다.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이 위원장 고소·고발 사건은 총 6건이 됐다. 민주당은 지난 4월 30일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정치적 발언을 한 혐의로 이 위원장을 서울 영등포 경찰서에 고발했다. 혐의는 국가공무원법 63조(공무원 품위유지)·65조(공무원 정치운동 금지), 공직선거법 85조(공무원 선거운동 금지) 등이다. 

현재 이 위원장은 2015년부터 대전 MBC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법인카드 수천만 원을 유용했다(업무상 배임)는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5일 대전유성경찰서는 고발장이 접수된 지 약 1년 만에 이 위원장을 소환 조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단체 회원들이 2024년 7월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이진숙 방통위원장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단체 회원들이 2024년 7월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이진숙 방통위원장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시민단체 촛불행동은 지난 11일 이 위원장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이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방송3법 방통위안을 만들어 보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지시가 아니라 의견을 물은 것”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또 이 위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방통위 독임제 개편을 건의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국무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방통위도 다른 부처처럼 독임제가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계약서 작성 없이 방통위 업무용 PC 130여 대를 폐기하려 했다는 혐의로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된 상태다. 김경호 변호사(법무법인 호인)는 지난 달 28일 SNS에 이 위원장을 직무유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증거인멸교사 및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뉴스타파 기자들은 ‘윤석열 수사무마 의혹’ 보도와 관련해 이 위원장이 보도 내용과 다른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7월 방통위원장 지명 기자회견에서 “김만배 신학림의 이른바 윤석열 검사가 커피 타주더라 하는 보도는 또 어떻나. 모두, 이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 나온 가짜 허위 기사들”이라며 “그런데도 특정 진영과 특정 정당에서는 이 정부가 언론 장악, 방송장악을 하고 있다고 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스타파 보도 내용에 ‘윤석열이 커피를 타줬다'는 내용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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