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김용현 국방부장관 후보자(전 대통령 경호처장)가 채 해병 사망사건 수사외압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 "정치 선동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동훈 대표는 민주당이 '제3자 특검을 수용할 수 있다'고 압박하자 국민의힘이 제기하는 '제보 공작' 의혹을 수사 범위에 포함하는 것을 조건으로 관련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표는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제3자 특검'을 약속한 바 있다.

김용현 후보자는 16일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 출근길에 취재진으로부터 '야당에서 채 해병 사건의혹과 관련됐다는 공세가 예상되는데 인사청문회를 어떻게 돌파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김용현 후보자는 "채 상병 사건 안타깝다. 그런데 그것하고 대통령 경호하고 어떤 연관이 있는지, 그것부터 질문하고 싶다"며 "이것은 정치선동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충암고 1년 선배인 김용현 후보자는 '장관부터 방첩사령관까지 안보라인이 충암고 출신이라는 얘기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국론을 분열시키기 위한 정치선동에 불과하다"며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는 SNS에 글을 올려 "한동훈 대표가 답변할 차례"라고 했다. 허은아 대표는 "김용현 후보자의 인식 수준이 가히 충격적이다.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 '검은 선동세력'이라는 기이한 용어를 사용하더니, 이젠 걸핏하면 선동 운운하는 '선동 앵무새'가 탄생하는 순간"이라며 "대통령 최측근이 채 상병 사건을 '정치선동'이라고 규정했으니, 한동훈 대표는 검은 선동세력에 부화뇌동하는 당대표가 된 셈이다. 한동훈 대표의 입장을 듣고 싶다"고 했다.

이날 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순직 해병의 억울함을 풀고 외압의 진실을 밝힐 수만 있다면, 민주당은 열린 자세로 토론과 협의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민주당은 한동훈 대표가 언급한 제3자 추천안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찬대 직무대행은 "한동훈 대표는 집권 여당의 대표답게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 특검안을 신속하게 제출하길 바란다"면서 열흘 안에 결단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한동훈 대표는 지난 6월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대법원장 등 제3자가 추천하는 채 해병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국민의힘에서 채해병 특검법은 발의되지 않았다.
한동훈 대표는 같은 날 입장문을 내어 "그동안 일관되게 대법원장이 선정하고 무소불위 위헌적 요소를 제거한 제대로 된 특검안을 내자는 입장을 밝혀왔다"면서 "최근 드러난 소위 '제보 공작 의혹'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등의 당 내외 의견을 반영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대표는 "민주당은 위헌적 특검법안이 저지되자마자 더욱 위헌성이 강해진 특검법안을 제출했다"며 "그러면서도 오늘은 국민의힘이 제시하는 특검안을 수용할 수도 있다고 말하는 등 갈팡질팡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대표가 말한 '제보 공작 의혹'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제보자인 김규현 변호사가 민주당에 제보 공작을 벌였다는 의혹을 말한다. 이에 대해 김규현 변호사는 "저는 작년부터 해병 순직 수사외압 진상규명 활동을 하면서 수많은 국회, 언론 관계자분들을 만났다. 심지어 국민의힘에도 방문했었다"면서 "그러나 JTBC 보도 전까지는 이종호 전 대표 관련 자료를 국회에 제공한 바 없다"고 밝혔다.

지난 6월 21일 '채해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임성근 전 사단장은 '민간인 이모 씨와 골프친 적 없냐'는 질문에 "모른다"고 답했다. 하지만 JTBC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범 이종호 씨를 비롯한 해병대 출신들이 임성근 전 사단장과 골프모임을 추진하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멋쟁해병')을 보도하면서 위증 의혹이 더해졌다.
이후 JTBC는 <[단독] "VIP한테 내가 얘기하겠다"…'임성근 구명로비 의혹' 녹취>, <[단독]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 '키맨' 경호처 출신 송씨 "내가 사의 표명 말라고 했다">, <[단독] "임성근 본인도 사퇴 생각 없다더라"…'경호처 출신' 육성 녹취> 등의 보도를 이어갔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 대통령 경호처 출신 송모 씨는 김규현 변호사와의 통화에서 "모든 배경에는 지금 현 경호실장(경호처장)으로 있는 김용현이 있잖아"라며 "군 인사와 군 문제와 군 관련 거의가 다 이렇게 만들어놨다고 그러더라고"라고 말했다. 'VIP격노설' 당일인 지난해 7월 31일,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통신기록에 찍힌 전화번호 '02-800-7070'의 가입자 명의는 대통령 경호처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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