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제보자인 김규현 변호사가 국민의힘의 '민주당 제보 공작' 주장과 형사고발에 대해 "JTBC 보도 전까지 관련 자료를 국회에 제공한 바 없다"며 메신저 공격을 하지 말고 '구명로비' 제보를 검증하라고 반박했다.
김규현 변호사는 31일 자신의 SNS에 "권성동 의원과 국민의힘에서 저와 (민주당)장경태 의원이 만난 것을 트집잡아 TF까지 꾸려가며 고발을 했다"며 "그런데 공개된 것처럼 만난 날짜가 6월 21일 특검법 입법청문회 이후인 6월 28일이다. 국힘 주장은 그 자체로 이유가 없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지난 26일 <[단독]민주 재선의원-김규현 변호사 접촉 정황…공수처, 녹취록 확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민주당의 수도권 재선 A 의원이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 창구로 지목된 단톡방 멤버 중 한 명과 지난 11일 통화에서 "(김규현 변호사가)저한테 와서 '거짓말도 좀 몇 번 했지만 자기는 송모 선배(대통령 경호실 출신 송호종 씨)랑 이종호 선배(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이종호 씨)랑 다 잘 통하고 있고, 대화도 잘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얘기했다"고 발언했다는 내용이다. 동아일보는 A 의원이 통화에서 김규현 변호사에 대해 "이걸 다 지금 기획하고 작업한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권성동 국민의힘은 동아일보 기사를 SNS에 공유하며 "A 의원은 바로 장경태 의원"이라고 했다. 권성동 의원은 "(장경태 의원은)김규현 변호사와 접촉은 물론 김규현 변호사의 거짓말 자백까지 들은 셈"이라며 "김규현 변호사의 제보 공작도 인정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장경태 의원은 이종호 씨 측을 먼저 만나 제보를 듣고, 이후 김규현 변호사를 만나 크로스체크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경태 의원은 "지난달 25일 단톡방 보도가 시작되고, 27일에 이종호 측 제보자를 만났다"며 "그 뒤인 28일에야 (이종호 측)제보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김규현 변호사를 만나 추가자료 등을 요청했지만, 김규현 변호사는 이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장경태 의원은 동아일보 기사에서 언급된 통화내용에 대해서는 "제보자(자신과 통화한 단톡방 멤버)에게 용기 내 인터뷰를 하라고 권고한 통화였다"며 "제보자가 김규현 변호사에 대해 적대감이 있어 맞춰줬다"고 했다.

김규현 변호사는 "저는 작년부터 해병 순직 수사외압 진상규명 활동을 하면서 수많은 국회, 언론 관계자분들을 만났다. 심지어 국민의힘에도 방문했었다"면 "그러나 JTBC 보도 전까지는 이종호 전 대표 관련 자료를 국회에 제공한 바 없다"고 했다.
김규현 변호사는 "백번 양보해 국힘 주장대로 제공했다 하더라도 문제가 없다. 제보자는 언론, 수사기관은 물론 국회에도 제보를 할 수 있다"며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제가 이종호 대표 건으로 야당과 공모를 했다면, 이미 총선 전에 이를 폭로했을 것"이라고 했다.
김규현 변호사는 "제보내용을 문제삼을 방법이 없으니, 앞으로도 국힘은 제가 무슨 활동을 했네, 누구를 만났네 하면서 메신저 트집잡기를 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힘에서는 제 이력과 친분, 인맥을 샅샅이 사찰하는 비루하고 무용한 노력을 할 시간에, 구명로비에 누가 관여했는지, 삼부(토건)는 누가 체크했는지 알아보는 시늉이라도 하시는 것이 세금 내는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했다.
지난달 21일 '채해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임성근 전 사단장은 '민간인 이모 씨와 골프친 적 없냐'는 질문에 "모른다"고 답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JTBC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범 이종호 씨를 비롯한 해병대 출신들이 임성근 전 사단장과 골프모임을 추진하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멋쟁해병')을 보도하면서 위증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JTBC는 <[단독] "VIP한테 내가 얘기하겠다"…'임성근 구명로비 의혹' 녹취>, <[단독]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 '키맨' 경호처 출신 송씨 "내가 사의 표명 말라고 했다">, <[단독] "임성근 본인도 사퇴 생각 없다더라"…'경호처 출신' 육성 녹취> 등의 보도를 이어갔다.
JTBC 보도 이후 이종호 씨는 처음엔 'VIP'에 대해 "김건희 여사가 아니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언론에 해명했다. 하지만 '3성 장군에게 4성 장군 만들기를 부탁한다는 게 말이 되냐'는 비판이 일자 이종호 씨는 "VIP라고 한 건 여사님을 지칭한 것"이라고 기존 해명을 번복했다. 이후 이종호 씨는 "허풍·과시였을 뿐"이라며 김건희 씨의 연락처도 없고 연락하지 않는 사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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