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한국전력이 KBS에 수신료 징수 위수탁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수신료 분리징수 업무 이관 문제를 두고 KBS가 돌연 '5월 업무이관을 못 받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한전이 수신료 징수 대행업무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1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언론노조 KBS본부)와 복수의 KBS 수신료 담당 직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한전은 지난 18일 KBS에 수신료 징수 위수탁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 같은 내용은 KBS 수신료국과 각 지사에 공유됐다. 실제로 수신료 징수 위수탁 계약이 해지된다면, 내년 1월부터 KBS가 전국의 수신료를 직접 징수하게 된다.

미디어스 취재 결과, KBS는 애초 한전으로부터 수신료 분리징수 업무를 이관받고 5월 중 본격적인 분리징수 시행에 돌입하려 했다. 지난달 25일 열린 KBS 노사협의회 자료 문건 <수신료 분리고지 관련 대응 현황>에 따르면, KBS는 4월 한전으로부터 ▲아파트 수신료 고지대수 입력 ▲아파트 수신료 별도 납부 신청접수 ▲아파트 수신료 관련 민원 등의 업무를 이관 받는다. 또 '5월 1일 검침분부터 본격적인 분리고지 전환'이 예정됐다.
KBS와 위수탁 계약을 통해 수신료 징수 업무를 대행하는 한전은 수신료 분리징수 시행령 공포 이후 관련 법령을 위반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대한 수신료 분리징수 업무를 누가 맡아서 할 것인지를 두고 KBS-한전-관리사무소가 분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한전은 현재 아파트에 통합징수 방식을 유지하면서 분리납부 신청자를 따로 받아 가상계좌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일반주택을 포함한 34만 가구가 한전에 수신료 분리납부를 신청했고, 이 중 95%가 납부하지 않고 있다. 한전은 법령 위반 상태로는 KBS와 계약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하게 제기해왔고, 이에 따라 KBS는 수신료 분리징수 업무를 이관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관련기사▶'KBS 경영진인가, 한전 경영진인가' 지적 나오는 이유)

하지만 KBS는 돌연 한전으로부터 수신료 분리징수 업무이관을 못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18일 성명에서 "불과 지난달 말 분리납부 시행이 불가피하다고 한 사측이 입장을 바꾼 것"이라며 "준비되지 않은 분리고지 유예는 다행스럽지만, 사측은 스스로 내뱉은 말조차도 지키지 못했다. 그러면서 계약 해지라는 더 큰 폭탄을 불러왔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결국 사측의 위기관리능력은 빵점으로 드러났다. 스스로 내뱉은 말조차 지키지 못하더니 수신료 위수탁 계약 해지라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오다니, 낙하산 박민이 KBS를 망가뜨리려 온 것이 분명해졌다"며 "박민이 오늘 있었어야 할 자리는 직급 및 승진체계 개편 설명회 자리가 아니다. 용산이든 한전이든 국회든 어디든 발이 닳도록 다니면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뛰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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