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TV수신료 분리징수 시행 이후 한국전력공사가 받는 월 위탁수수료가 EBS 수신료의 약 4.5배에 달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EBS는 기존 위탁수수료 외에 추가 고지서 발급 등의 비용을 떠안게 됐다. 수신료 분리징수 이전에도 한전 수수료는 EBS 수신료보다 2배가량 많았다. 또 KBS가 수신료 징수 업무로 인해 수백억 원의 추가 인건비를 지불하게 될 것이며 방송전문인력을 징수 업무에 투입시켰다는 비판도 나왔다.
16일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 8월 KBS·EBS 수신료 수입 현황을 검토한 결과에 따르면, 한전의 지난달 수신료 징수 위탁수수료는 약 6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위탁수수료는 전년 동월(약 37억 원) 대비 약 두 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수신료 분리징수 시행에 따라 한전이 전기요금 고지서 외에 수신료 고지서를 발송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KBS와 한전과의 협상 결과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분리징수 이후 한전의 구체적인 수수료 금액은 확인되지 않는다.
앞서 KBS 경영진은 지난 6월 이사회에서 수신료분리 징수 방안에 대해 보고하면서 “한전과의 위수탁 계약 변경 체결과 관련해 계약의 주요 조건은 유지하고, 6월 중 원만한 계약 변경 체결을 목표로 한전과 실무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KBS 경영진은 수신료 수납 비용에 대해 우편 고지서 400원, 이메일 80원, 모바일 60원, 자동이체 40원, 계좌이체 40원, 신용카드 대납 34원, 은행 200원 등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한전의 위탁수수료 추정액은 EBS 수신료의 4.5배에 달한다. 지난 8월 EBS 수신료는 약 13억 원으로 알려졌다. 수신료 분리징수 이전에는 약 15억 원으로 추정된다. 수신료는 월 2,500원으로 KBS에 2,262원(90.5%), EBS에 70원(2.8%)이 분배됐으며 한전 위탁수수료는 168원(6.7%)이었다. 한전은 수신료 분리징수 이전 매년 400억 원 이상의 위탁수수료를 받아왔다. 미납액 외에 수신료 분리징수 비용이 증가한 것도 EBS 수신료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방송법은 한전의 위탁수수료율을 전체의 15%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KBS가 징수 관련 인력 추가로 200~600억 원가량 추가 인건비가 소요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올 8월 수신료가 지난해 8월 대비 67억 원 줄었는데, 이 추세면 연간 6~700억 원 정도다. 국민들이 안 내도 된다고 생각하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8월 TV수신료 납부 금액은 한전 위탁수수료, 추가 비용을 제외한 494억 2,000만 원(수납률 85.6%)으로 전년 동월 대비 67억 2,000만 원 감소했다.
이 의원은 “수신료 분리징수에 따라 지금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기존 한전 위탁수수료가 462억 원인데 분리징수하면서 873억 원으로 411억 원 추가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 그런데 KBS 수신료 종사자가 168명에서 359명으로 200명 늘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연간 (수신료 징수 업무)인건비로 200~600억 원의 추가 비용이 들게 생겼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수신료 분리징수 시행 전인 지난해 6월 79명이었던 경영본부 수신료국 소속 인력은 188명으로 109명 증가했다. 또 지역 방송총국 및 방송국의 수신료 업무 담당자도 89명에서 171명으로 늘었다. 특히 보도본부와 제작본부 등에서 근무하던 기자와 PD, 방송기술 인력 68명이 수신료 업무에 투입됐다. 이 의원은 “지역 방송 5~6개 운영할 수 있는 방송전문 인력을 수신료 징수에 쓰고 있는 것인데, 이것은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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