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YTN 노사가 사영화에 대비해 고용안정협약을 신설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YTN 공공기관 지분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르면 이번 주 매각을 공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언론노조 YTN지부)가 13일 발행한 특보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9일 ▲고용안정협약 신설 ▲공정방송협약 개정 등을 골자로 하는 새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단협에 따르면 경영진이 본사 또는 계열사를 매각하거나, 대량 해고·희망퇴직을 실시할 때 '반드시' 고용안정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사옥 (사진=미디어스)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사옥 (사진=미디어스)

이번 단체협약에 신설된 고용안정위원회는 회사와 사내 과반수 노조가 각각 3명씩 추천해 노사 동수로 구성된다. 위원회 의결은 과반 찬성으로 이뤄진다. YTN 노사는 공정방송협약 개정을 통해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에서 후보자의 공정방송 의지와 자격을 검증할 수 있도록 했다. 사측은 사추위 규정 중 노조 관련 조항을 개정할 때 노조와 합의를 거쳐야 한다. 

단체협약의 효력도 강화됐다. 단체협약에서 정한 기준은 노동관계법이나 사규보다 우선하도록 규정됐다. 단체협약 기준에 맞지 않는 근로계약은 무효화 된다. ’노조 탄압‘에 대한 방어권 강화 규정도 마련됐다. 부당노동행위 사건의 경우 대법원까지 재판이 이어지지 않도록 2심 또는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을 따르게 했다. 

박종남 노무법인 '이유' 대표는 “(단체협약을) 위반하는 사용자의 일방적 조치는 법률상 무효임을 선언하고 확인한 것”이라며 “경영권을 제한하는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한 것은 공정방송 실현의 토대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이번 단체협약과 별개로 사영화에 대비한 ‘희망펀드 1.5’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희망펀드 1.5'는 시민단체와 구성원들이 YTN 지분을 1.5% 이상 매입하자는 캠페인이다. YTN 주식 1.5%를 소유하면 주주총회 안건 상정, 임시총회 소집 등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현재 YTN 우리사주조합의 지분율은 0.2% 수준이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근로복지기금 중 가용금액인 4억원을 우리사주조합에 출연하기로 결정했으며 추후 언론노조·시민사회 단체와 함께 ’YTN국민주‘ 운동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우장균 YTN 사장은 이번 단체협약에 대해 “예상되는 변화 속에서 고용안정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며 “노사가 함께 YTN 공정방송을 위해 계속 견지해 나갈 정신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고한석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사영화 위기 앞에서 노동자의 권리를 단협으로 단단히 했다. 이제 우리사주조합 확대 등 주주 권리를 강화해 사영화 위기에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언론노조 YTN지부에 따르면, 한전KDN·한국마사회의 YTN 지분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르면 이번 주 중 지분 매각을 공고한다. YTN 공공기관 지분은 30.95%다. 한전KDN은  21.43%를 소유하고 있는 YTN 최대주주다. 한국마사회는 9.52%를 소유하고 있는 4대 주주다. 

일각에서는 차기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이 취임하는 오는 8월,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이 완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방통위는 방송사업자의 최대주주가 변경될 시 방송법에 따라 변경승인 심사를 실시한다. YTN 공공기관 지분을 매입한 사업자가 승인 신청을 하면, 방통위는 상임위원을 포함한 관련 분야 전문가 6인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관련 논의를 진행하게 된다. 

심사위원회는 ▲방송의 공적 책임·공정성 및 공익성의 실현가능성 ▲사회적 신용 및 재정적 능력▲시청자의 권익 보호 ▲그밖에 사업수행에 필요한 상황 등을 검증한다. 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승인 여부와 조건 등을 의결한다.

최근 방통위는 한상혁 위원장 면직으로 여권 추천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 체제에 들어섰다. 방통위는 대통령실의 TV수신료 분리징수 권고가 나온 지 1주일 만에 방송법 시행령 개정 작업에 나서는 등 정부 기조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