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YTN이 사영화될 경우 보도전문채널의 특성이 광고영업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YTN의 광고·협찬 비중은 80%에 달하며 지상파, 종합편성채널과 달리 YTN은 자체적으로 광고를 판매하고 있다.
한국방송학회는 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보도전문채널의 공적 가치 구현을 위한 소유구조 평가와 방향 모색>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변상규 호서대 문화영상학부 교수는 광고 의존도가 높은 YTN이 사영화될 경우 자체적으로 광고를 판매하며 보도까지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1년도 기준으로 YTN 방송사업 매출에서 광고·협찬 비중은 79%다.

변 교수는 “보도를 하는 방송사 중 광고를 자체 판매하는 방송사는 YTN과 연합뉴스TV밖에 없다며 만약 YTN이 민영사가 된다면 광고를 자체적으로 판매하는 민영 보도전문채널이 생기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 교수는 “YTN의 보도 경쟁력이 광고영업에 사용될 수 있다는 지점이 가장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변 교수는 “YTN 지배구조가 바뀌었을 때 새로운 경영진은 특히 시청률이나 매출 등의 측면에서 개선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일례로 보도 프로그램과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과의 혼합 편성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변 교수는 “신뢰도가 굉장히 낮은 한국 미디어 현실에서 그래도 높은 신뢰도와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해온 YTN의 경쟁력을 고려해보면 민영화가 됐을 경우 ’뉴스의 연성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희경 미디어미래연구소 연구위원은 “YTN의 소유구조가 바뀌게 되면 제일 중요한 것은 지배 주주와 보도 내용이 얼마나 분리될 수 있을 것인가”라며 “지배 주주가 본인들의 이해관계를 위해 보도 내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문제는 어떻게 편집권 침해를 막아낼 수 있을 것인가”라면서 2020년 SBS 재허가와 최다액출자자변경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거론했다. 방통위는 SBS에 조건부 재허가를 의결하며 ▲최다액출자자 등에 유리한 보도·홍보성 기사 등을 통해 방송이 사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할 것 ▲콘텐츠 경쟁력 제고를 위한 최다액출자자 투자 등 기여방안을 마련할 것 등을 재허가 조건으로 내걸었다. 또 방통위는 SBS미디어홀딩스의 최다액출자자 변경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의결하며 ▲방송의 소유경영 분리 원칙 준수 ▲방송의 공적 책임·공정성·공익성 제고 방안 마련 등을 주문했다.

김 연구위원은 “YTN 또한 방통위의 재승인 또는 최다액출자자 변경 심사를 받게 될 것”이라며 “그때 반드시 지배 주주와 편집권을 어떻게 분리할 것인지, 편성규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YTN 사영화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논의도 중요하지만, 왜 안 되는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많아져야 한다. 방통위 심사에 대한 감시나 모니터링도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은 “YTN 지분 매각에 대한 논의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됐는데, 그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의 YTN 지분 매각이 포함된 ‘자산효율화 계획’을 의결했다. 기재부는 한전KDN·한국마사회의 YTN 지분을 업무와 무관한 ‘비핵심 지분’으로 분류하고 전량 매각을 결정했다.
김 소장은 “기재부는 비핵심 지분 구분을 공공기관의 정관과 관련 법령 기준에 따라 판단한다고 적시했는데, 한전KDN 정관에 방송사업이 있다”고 말했다. 한전KDN의 정관은 회사 사업 목적 중 하나로 '정보통신서비스, 방송 및 기타 정보기술을 활용한 사업'을 명시하고 있다.
김 소장은 “이게 방송과 무관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해석하기에 따라 방송사업과 연관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며 “결론적으로 정부는 YTN 매각을 통해 나타날 수 있는 언론환경 변화와 파장에 대한 문제점을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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