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YTN 공기업 지분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이 당초 한전KDN 지분을 단독 매각하는 방식을 고려했다가 통매각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심사’에 대한 사무처 보고를 접수했다.
YTN 구성원들은 "한전KDN 경영진은 삼일회계법인의 진짜 모습을 알고도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면 배임죄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매각 절차 중단을 촉구했다. 통매각의 경우 한전KDN은 손해를 보지만, 낙찰 기업은 쉽게 YTN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한전KDN과 마사회는 오는 23일 통매각 방식으로 YTN 지분 최종 낙찰자를 선정한다. 최고가 입찰 방식으로 입찰 가격이 동일할 경우 추첨을 통해 낙찰 업체가 선정된다.
한전KDN은 지난 2월 삼일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으며 마사회는 세 차례의 재공모 끝에 삼일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한전KDN과 마사회는 YTN 지분을 각각 21.43%, 9.52% 소유하고 있다.

18일 YTN 기사 <"한전KDN 손해" 우려에도...YTN 지분 '통매각' 급선회>에 따르면 지난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2월 한전KDN 지분을 단독으로 매각할 경우 낙찰자의 이익이 극대화되고, 매각절차가 효율적이라는 내용의 제안서를 제출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제안서에 ‘통매각’은 의사결정 지연만 초래한다고 적시했다.
그러나 삼일회계법인은 마사회 지분 매각 주관 업무까지 맡게 된 뒤 통매각으로 입장을 바꿨다. 삼일회계법인은 YTN 취재진에 전략적 결정으로 ‘통매각 방식’을 취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YTN은 “당시 4대 주주였던 마사회 입장에선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한전KDN 지분과 함께 파는 게 유리하지만, 반대로 최대 주주인 한전KDN은 잠재적 이익의 일부 포기를 감수해야 한다. 그런데도 한전KDN은 ‘통매각’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박경서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YTN에 “(입찰에)반드시 경영권을 원하는 자만 들어올 것”이라며 “예를 들면 파이낸셜 인베스터(투자자)는 안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그 전략 자체도 이해가 안 되는데 KDN 측에서도 여러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같은 날 성명을 내어 “이해관계가 다른 공기업들의 자산을 하나로 묶어서 파는 이유는 매수자에게 안정적인 YTN 경영권을 선사하기 위해서라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며 “누구에게 지시받고 이런 짓을 벌인 건가, 용산의 ‘24시간 우리편 방송’ 만들기 공작에 가담하고도 무사할 거라고 생각했나”라고 따져 물었다.
YTN지부는 “삼일회계법인은 애초부터 한전KDN에 이익되는 일을 하려고 매각 주관사로 들어온 것이 아닌, 진짜 임무는 YTN 사영화”라며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와의 친분, 사주의 극우성향 등을 들어 YTN 인수자 내정설이 도는 것도 지분 매각이 공기업을 위한 것이 아님을 드러내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YTN지부는 한전KDN 경영진을 향해 “삼일회계법인이 매각 가치 극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단독 매각을 내걸어 놓고, 마사회 지분을 붙여서 통매각하는 걸 가만히 두고 보는 이유가 뭔가”라며 “당장 삼일회계법인과의 거래를 끊고 매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YTN지부는 “삼일회계법인의 진짜 모습을 알고도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면 한전KDN 경영진은 배임죄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매력적인 YTN 강제 매각 과정을 끝까지 추적해 책임을 물을 것이다. 고발과 국정조사 요구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YTN지부에 따르면 공기업 지분 인수 기업으로 한세실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한세실업 회장은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의 서울대, 미국 와튼 경영대학원 동문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문화일보, 한국경제신문, 한국일보 등이 YTN 공기업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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