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언론현업단체들이 윤석열 정권의 언론탄압을 끊는 방법은 언론 자유를 제도화하는 것이라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 처리를 촉구했다. 

18일 '언론자유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법률 개정'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5만 명의 동의를 얻어 소관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에 회부됐다. 현행법상 국민동의청원이 회부되면, 상임위는 90일 이내에 심사를 마쳐야 한다. 

언론현업단체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법률 개정을 즉각 처리하라'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언론노조 유튜브 갈무리)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정부의 언론탄압이 극에 달했다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을 하루빨리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불과 1주일 전만 해도 5만 명의 숫자를 채우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면서 “그런데 윤 정부의 어처구니없는 언론탄압 행태에 분노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모여 목표에 도달했다. 특정 언론을 적으로 만들고 공격할수록 언론자유에 대한 국민적 요구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하루아침에 대한민국의 언론자유가 40년 전으로 후퇴했다"면서 "그런데 오늘 대통령실은 그동안 진행했던 약식회견을 중단하고 기자실 앞에 가벽을 설치하기까지 했다. 더이상 국민과 소통하지 않고 언론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겠다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비판했다.

윤 위원장은 “이 참담한 역사를 끊어내는 방법은 법률로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제도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5만 청원으로 국회에 준엄한 명령이 하달됐다. 국회는 국민과 언론인의 뜻에 따라 관련 입법을 즉시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MBC 기자와 대통령실 관계자의 설전’을 거론한 김동훈 기자협회장은 “대통령실이 기자단 간사단에게 일일이 전화해 MBC 출입기자에 대한 징계를 운운하고, 출입을 박탈하라고 하고 있다”며 “질문하는 기자에게 돌아오는 것이 징계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협회장은 “대통령실이 느닷없이 가벽을 치고 출근길 문답을 없애겠다고 한 것은 기자들 간의 갈등을 조장하려는 뻔한 속셈”이라며 “‘MBC 때문에 중단됐다’는 내부 불만을 표출시켜 MBC를 고립시키겠다는 것이다. 이 정권이 MBC에 행하는 탄압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협회장은 “고작 5년짜리 정권이 천박하기 짝이 없는 발상으로 언론을 자기 맘대로 주무르겠다고 한다"며 "자신들의 의도대로 될지 역사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협회장은 “민영화의 모티브를 준 것은 민주당”이라며 “서울신문 민영화의 길을 터준 것도 민주당이다. 국민들이 총선 때 180석을 몰아줬지만 방송법 한 글자도 못 고쳐서 이 지경이 됐다”고 비판했다.

강성원 언론노조 KBS 본부장은 “국세청, 감사원, 노동부를 앞세워 탄압했던 이전 정부의 권위주의식 언론탄압은 차라리 애교”라며 “현 정부는 비판의 날을 세우니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하고, 지금은 광고도 끊겠다고 한다. 치졸함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김 본부장은 “용비어천가만 부르고, 권언유착의 파트너가 되어야만 이 정부가 인정하는 언론인가”라고 반문하며 “그런 언론관은 용인될 수도 없고 성공할 수도 없다. 그것을 지난주 시민들이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최승혁 언론노조 MBC 본부장은 “윤 대통령은 무엇이 악의적이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도어스테핑 중단으로 답했다. 조만간 스스로 왕이 되고자 군주제로 개헌하자 할지도 모를 지경”이라며 “현재 법을 고치지 않으면 10년 전 겪었던 낙하산 사장보다 더 문제의 인물이 꽂힐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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