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대통령실이 MBC 취재진 전용기 탑승 배제와 관련해 '미국의소리(Voice Of America·VOA)' 취재에 응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답변요청이 정크 폴더(Junk folder, 스팸메일함)로 갔다'고 해명했다. 이후 대통령실은 VOA에 가짜뉴스를 언론자유로 보호하는 민주주의 국가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국무부가 운영하는 VOA는 지난 18일 "국내·외에서 많은 사람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MBC 기자의 전용기 탑승 금지가 아시아에서 가장 자유로운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인 한국의 명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관련기사 : VOA "MBC 전용기 배제, 민주주의 국가 한국의 명성 위협")

이후 해당 기사에서 대통령실 입장과 관련한 문구가 두 번 수정됐다. VOA는 이메일을 통해 MBC 기자 전용기 탑승 금지 조치가 향후 언론사를 배제하는 선례가 되는지 문의했지만 대통령실이 응답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보도 이후 대통령실은 VOA에 답변요청이 스펨메일로 처리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VOA는 21일 "대통령실은 VOA에 연락해 (답변)요청이 정크 폴더로 갔다고 말했다"며 "VOA는 다시 답변을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기사를 수정했다.
22일 오후 대통령실의 답변이 VOA 기사에 반영됐다. 대통령실은 VOA에 "가짜뉴스가 우리 국익을 해쳤다고 판단하는 만큼 최소한의 조치로 봐야 한다"며 "세계 어느 민주주의 국가도 언론자유의 일환으로 가짜뉴스를 보호하지는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문답에서 'MBC 취재진 전용기 탑승 배제는 선택적 언론관 아니냐'는 질문에 "우리 국가 안보의 핵심축인 동맹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고 아주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며 "대통령 헌법수호 책임의 일환으로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MBC 기자가 "뭘 악의적으로 했다는 거냐. 뭘 왜곡했느냐"고 물었지만 윤 대통령은 답하지 않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기정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은 MBC 기자를 향해 "가시는 분 뒤에 대고 그렇게 말하면 어떡하냐"고 제지하자, MBC 기자가 "질문도 못 하느냐"고 맞받으면서 언쟁이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글로벌펀드 재정회의에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48초 환담'을 가진 뒤 회의장을 나오는 길에 "국회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이 영상기자단 풀(pool·대표)취재 카메라에 잡혀 상당수 언론사에 공유·보도됐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보도 13시간 만에 기자들 앞에 나서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 ▲'국회'는 미국 의회가 아닌 한국 야당이라고 주장했다. 보도 직후 대통령실은 "사적 발언을 외교적 성과로 연결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김 수석 해명 이후 대통령이 국정운영 파트너인 한국 야당을 '이XX들'로 지칭한 것이냐는 논란이 더해졌다. 이후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이XX' 발언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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