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언론현업단체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공식 면담을 요청했다. 이들은 진보·보수 언론계 모두 윤 대통령에 대한 걱정을 쏟아내고 있다며 함께 언론 자유에 보호 방안을 논의하자고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기자협회·한국PD연합회·방송기자연합회·한국영상기자협회·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등은 25일 대통령실에 “현장에서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를 걱정하는 언론인들의 고민과 진심을 대통령에게 전하고 함께 해법을 모색하고자 면담을 공식 요청한다”는 요청서를 제출했다.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윤 대통령 취임 6개월 동안 비판 언론과의 대립을 넘어서서 헌정사의 한번도 없었던 방식의 전용기 탑승 배제와 그 이후 이어진 여러 논란에 대해 진보·보수를 막론한 언론계의 비판과 걱정이 쏟아졌다”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은 “대통령이 국익을 걱정해서 헌법수호를 위해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그러나 화풀이하듯 특정 언론을 공격하고 배제하는 방식은 또 다른 언론에게도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언론노조를 공격한 인식의 배경이 뭔지 어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길래 그런 말을 하는 건지 오해가 있으면 오해를 풀고 논쟁이 필요하다면 논쟁을 할 수 있다”며 “이제는 문제를 꼬아갈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마주 앉을 시간”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대통령과 언론현업 대표자들이 만나 헌법의 가치인 언론자유를 어떻게 보장하고 발전시킬지에 대해 논의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나준영 영상기자협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정말 질문하지 않는 기자와 평화로운 시간을 청와대에서 보냈다”면서 “정권의 입맛에 맞게 보도하고 방송하는 언론과 방송사를 가졌다고 해서 결과적으로 행복한 정권의 말로를 맞이하지 못했다. 그 과정을 샅샅이 온몸으로 지켜보던 사람이 윤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나 협회장은 “우리는 이 정권의 실패를 바라는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대통령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말만 듣는다면 성공할 수 없다.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언론인과 시민들이 생각하는 이 정권의 성공 방법을 제발 들어달라”고 했다.
김동훈 기자협회장은 “기자의 질문을 받지 않는 대통령은 왕이 된다는 말이 있다”며 “고작 질문 하나에 불쾌하다고 돌아서서 가고, 등 뒤에다 질문했다고 태도나 슬리퍼를 문제 삼는다. 지금 그 기자는 테러와 살해위협을 받고 있는데 지금이 자유당 시절이냐”고 반문했다.
김 협회장은 “출입 기자들은 다음 타켓이 본인이 될까 불안해 하고 있고 데스크는 기자한테 찍히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며 “외신들도 한국의 언론자유에 대해 여러 차례 우려를 표명하고 있고 국제적인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한국의 언론을 이렇게 방치하지 말고 제발 현업단체들과 터놓고 이야기 좀 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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