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6개 언론현업단체가 MBC 취재진의 동남아 순방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대통령실을 향해 "반헌법적인 언론탄압을 중단하라"고 규탄에 나섰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와 책임자 파면 등을 촉구하는 한편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을 비롯한 언론계 전체의 공동대응을 주문했다. 

10일 한국기자협회·한국PD연합회·방송기자연합회·한국여성기자협회·한국영상기자협회·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은 '긴급 공동성명'을 내어 "대통령실이 권력비판을 이유로 특정언론사에 대해 취재 제한 및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정사에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언론탄압이자 폭력"이라며 "헌법이 규정한 언론자유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월 21일(현지시각)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한 모습 (MBC 보도화면 갈무리)​

9일 밤 대통령실은 MBC에 문자로 "이번 순방에 MBC 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 편파 보도가 반복되어 온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며 "MBC는 자막 조작, 우방국과의 갈등 조장 시도, 대역임을 고지하지 않은 왜곡, 편파 방송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떠한 시정조치도 하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언론현업단체들은 "이번 조치는 대통령의 해외순방 욕설 비속어 파문, 이태원에서 벌어진 비극적 참사에 대한 무책임한 대응 등 자신들의 무능과 실정이 만든 국정난맥상의 책임을 언론에 돌리고 일부 극우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저열한 정치적 공격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현업단체들은 "언론자유에 대한 몰지각한 인식수준을 드러낸 윤석열 정부의 폭거는 비판 언론을 ‘가짜뉴스’로 매도하며 CNN 기자의 백악관 출입증까지 박탈했던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복사판"이라며 "당시 미국 언론계는 진보-보수를 가릴 것 없이 트럼프의 언론탄압에 강력한 공동대응에 나선 바 있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은 물론 사용자 단체를 포함한 언론계 전체의 공동대응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마친 뒤 귀국길 공군 1호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마친 뒤 귀국길 공군 1호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언론현업단체들은 윤 대통령에게 ▲반헌법적·반역사적 취재제한 조치 즉시 취소하고 국민 앞에 사죄할 것 ▲취재제한 조치에 책임있는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즉각 파면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이번 사태를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윤석열 정부와의 전면전도 불사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10일 출근길 약식회견에서 MBC 전용기 탑승 불허 이유에 대해 "중요한 국익이 걸려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국회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윤 대통령 발언 보도를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첫 보도를 한 MBC에 공세를 집중해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 해외 순방을 마친 후 출근길에서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면서 언론보도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후 대통령실은 박성제 MBC 사장에게 보도경위를 설명하라는 공문을 보냈고, 국민의힘은 MBC 항의방문과 검찰 고발 등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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