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 한상혁)가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가 조작된 정황이 감사원에서 확인됐다는 TV조선·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심사위원들이 독립적인 심사·평가를 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추천 방통위 상임위원들이 "방통위 입장 발표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5명의 방통위 상임위원은 대통령이 2명, 여당 1명, 야당이 2명을 추천해 구성된다. 국민의힘은 전 정부에서 임명된 한상혁 방통위원장 사퇴를 종용하고 있다.

8일 방통위는 감사원이 2020년 4월 TV조선 심사 당시 일부 심사위원이 공적책임·공정성 항목 점수를 조작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하고 감사자료를 검찰에 이첩했다는 TV조선·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외부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심사·평가하고 방통위는 심사위원들의 점수평가에 대해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해 감사원 수감과정에서 충실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2020년 3월 당시 엄격하고 공정한 종편·보도PP 재승인 심사를 위해 분야별 외부전문가로 심사위원회를 구성·운영했다"고 덧붙였다. 재허가·재승인 심사위원은 심사항목에 따라 방송미디어·법률·경영·회계·기술·시청자 등의 분야를 대표하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다.
방통위 입장문과 관련해 국민의힘 추천 안형환 부위원장, 김효재 상임위원은 별도로 입장문을 내어 "조선일보, TV조선 보도에 대한 방통위의 입장 발표에 동의하지 않음을 밝힌다"며 "우리는 아직 이 문제에 대한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위원회 명의의 입장발표는 적절치 않으며 감사원의 감사결과와 만약 검찰수사로 이어진다면 그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TV조선·조선일보 보도를 종합하면, 감사원은 7일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가 조작된 정황이 있다며 감사자료를 대검찰청에 이첩했다. 감사원은 일부 재승인 심사위원이 'TV조선의 평가 점수가 전반적으로 높게 나왔다'는 말을 서로 주고받으며 TV조선의 공정성 점수를 더 낮게 수정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업무방해 혐의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감사원은 재승인 점수가 조작됐다는 근거를 확인하지 못했다. 조선일보는 "감사원은 어떤 배경에서 일부 심사위원이 점수를 수정했는지는 이번 방통위 감사에서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8일 국민의힘 미디어특위(위원장 윤두현 의원)는 기자회견을 열고 "종편 재승인 점수조작 의혹 한상혁 위원장은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재승인·재허가 제도의 존립 근거는 물론, 방통위 존재 이유가 위협받을 대형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2020년 재승인 심사에서 TV조선과 채널A는 각각 653.39점, 662.95점을 받았다. 종편 재승인 심사는 심사위원회가 총점 1050점 기준으로 채점한 후 이를 1000점 만점 기준으로 환산해 평균값을 매긴다. 650점 미만의 점수를 받거나 중점심사사항에서 과락 평가를 받을 경우 조건부 재승인 또는 재승인 취소 대상이 된다.
TV조선은 중점심사사항에서 과락 평가를 받아 청문절차를 밟았다. 채널A는 그 무렵 '검언유착' 의혹이 불거져 의견청취 절차가 진행됐다. 이후 두 종편 모두 방통위로부터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다.
2020년 TV조선·채널A 재승인 심사 점수는 직전 2017년 재승인 심사와 비교해 상승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 이뤄진 2017년 상반기 재승인 심사에서 TV조선은 625.13점을 받아 기준점에 미달하고도 재승인을 받아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채널A는 661.91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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