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앰의 간접고용노동자 60여 명이 18일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입주한 서울파이낸스센터에 진입, 109명 해고자 복직에 관한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케이블SO) 씨앤앰의 케이블TV와 인터넷 등을 설치, 수리, 영업하는 간접고용노동자로 씨앤앰의 하도급업체 소속이다. 현장에 있는 한 노동자는 <미디어스>와 인터뷰에서 “원청도 하청도 해결 못하겠다고 해서 대주주에게 면담을 요청하려고 왔다”고 말했다.

▲ 18일 서울파이낸스센터 20층 MBK파트너스 사무실 앞. 노동자 60여 명은 이곳에서 윤종하 대표 면담을 요청하며 무기한 대기 중이다. (사진=미디어스)

60여 명 중 대다수는 해고노동자다. 이들은 이날 낮 12시 반께 파이낸스센터 20층 복도에 모여 낮 2시 현재까지 윤종하 MBK파트너스 한국법인 대표(국민유선방송투자 공동대표)에게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만남이 이루어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게 노동조합 입장이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07년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와 함께 국민유선방송투자를 설립, 이 회사로 씨앤앰 지분 90% 이상을 사들였다.

MBK파트너스는 이후 여러 차례 씨앤앰 매각을 추진했으나 번번히 실패했다. 지난 1월 미래창조과학부와 청와대가 케이블 관련 규제완화를 추진하자 씨앤앰 주주들은 다시 한 번 매각을 추진했다. 비슷한 시기 일부 하도급업체들은 지난해 원청 씨앤앰과 희망연대노동조합 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가 맺은 고용승계 협약을 무시, ‘일대일 면접-선별 고용승계’를 강행했고, 이 결과 지난 6월 이후 총 109명의 노동자가 해고됐다. 협력사협의회는 임금 20% 삭감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씨앤앰의 이 같은 대량해고와 비용절감을 두고 유료방송업계에서는 ‘MBK파트너스가 매각가를 유지할 목적으로 일부 하도급업체와 노동자를 정리해 고정비용을 줄이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MBK는 한국의 대표적인 사모펀드운용회사다. MBK는 지난달 대만의 케이블 업체를 7년 만에 되팔아 1조 원에 가까운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씨앤앰 간접고용노동자들은 지난 7월부터 파이낸스센터 주변에서 파업과 노숙농성을 벌여 왔다.

▲ 서울파이낸스센터 20층에 있는 MBK파트너스 사무실. (사진=미디어스)

지난달 말 노동조합은 파업을 끝내고 현장에 복귀하면서 협력사협의회와 원청 씨앤앰에 109명 해고자를 복직시켜 달라 요청했으나 원청도 하청도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와 고용노동부가 나서 원청 씨앤앰에 해고자 문제를 해결하라 압박했으나 씨앤앰은 노동부에 ‘해고자 문제는 협력사 노사문제’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있는 노동조합 관계자는 “최근 씨앤앰은 노동부 강남지청과 만나 ‘원청으로서 할 역할이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협력사협의회도 ‘해당 업체들이 협의회 소속이 아니어서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원청과 하청이 모두 책임이 없다고 한 상황에서 우리가 찾아갈 곳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 동안 씨앤앰 직원으로 알고 일한 만큼 대주주가 책임지고 해결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디어스>는 씨앤앰에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남대문서 관계자는 “MBK파트너스에 면담 요청 요구를 전달했다”면서도 “현재 건물주가 퇴거 요청을 했고 지금 내려가지 않으면 주거침입, 퇴거명령불응,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동조합은 사법처리를 각오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이른 시간에 작전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곳은 보안을 담당하는 용역업체 직원들과 서울파이낸스센터 시설관리자, 그리고 경찰이 노동자들을 채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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