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업체 직장폐쇄와 대규모 해고가 이어지고 있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케이블SO) 씨앤앰이 간접고용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가기 전인 5월30일부터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등 7월20일까지 총 8천명의 대체인력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간 씨앤앰은 대체인력에 일당 20만 원을 지급했다. 총비용은 15억7천만 원이다. 특히 씨앤앰은 하도급업체 노동조합 가입비율 등도 사전에 조사했다. 하도급업체 노동조합 파업에 적극 대비한 것.

6일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실이 공개한 씨앤앰 내부자료 중 ‘파트너사 CP관련 인력운영 현황’을 보면, 씨앤앰은 5월31일부터 6월8일까지 공사업무 대체인력 131명과 방문판매 인력 81명 등 총 212명의 대체인력을 투입했다. 이후 일주일 단위로 1203명, 1831명, 1252명, 611명, 1325명, 1566명을 투입했다. 하루 평균 157명으로 총 8천명이다. 비용은 총 15억6943만 원이다. 하도급업체들은 설치, AS, 철거, 기타 등 대체인력 투입현황을 업무별로 나눠 씨앤앰에 보고했다.

▲5월31일부터 7월20일까지 투입된 대체인력과 투입비용 현황이 담긴 씨앤앰 내부자료. 자료=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실.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씨앤앰은 대체인력 투입을 위해 각 하도급업체의 노동조합 가입률도 사전에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자료 ‘지역별 인력 Grouping현황(인력 추정)’을 보면 씨앤앰은 24개 하도급업체에 소속된 노동자 787명의 고용형태와 주요업무를 파악한 것은 물론 센터별로 노동조합 가입 비율과 조합원 주요업무도 파악했다. 이밖에도 같은 자료에는 각 센터별 pool전담업체와 예비인력 소속사들이 명시돼 있다. 사전에 대체인력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씨앤앰이 대체인력을 투입하기 시작한 5월 말 희망연대노동조합 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지부장 김영수)는 노사 교섭 결렬 이후 ‘적정노동’ 중이었다. 노동조합은 6월10일 파업에 돌입했다가 곧 현장에 복귀해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6월 말 일부 하도급업체들은 업체 교체 과정에서 일대일면접-선별고용승계를 고수해 74명이 계약만료로 해고됐다(7월 말 25명 추가 해고, 8월 말 140여 명 계약만료). 원청 씨앤앰의 대체인력 투입계획이 ‘노동조합 무력화’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케이블방송 씨앤앰이 협력업체(파트너사)의 인력현황 및 대체인력 확보현황을 정리해놓은 자료. 자료=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실.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계약만료 해고자 74명이 7월8일 노숙농성 돌입을 선언한 날, 협력사협의회는 직장폐쇄를 결정했고, 이튿날 오전 동시다발로 ‘공격적’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유료방송업계와 노동조합은 씨앤앰과 하도급업체의 ‘작전’을 매각가 높이기 목적으로 본다. 올해 초 정부의 케이블SO 점유율 규제 완화로 씨앤앰을 인수할 수 있는 사업자들이 늘어난 상황에서,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펀드가 ‘먹튀’를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은수미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은 “씨앤앰의 막가파식 노사분쟁, 협력사 관리의 이면에는 대주주인 MBK의‘먹튀’가능성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원청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대체인력을 투입하면서,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파업권이 심각하게 무력화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디어스>는 씨앤앰 경영진과 홍보팀에게 관련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닿질 않았다. 성낙섭 전무는 <미디어스>에 홍보팀을 통해 입장을 전하겠다고 밝혔으나 관련 입장을 확인할 수 없었다. 최근 씨앤앰 경영진은 주무부처 미래창조과학부 상대 룸살롱 골프장 접대자료가 공개된 뒤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하도급업체별 대체인력 투입 현황을 취합한 씨앤앰 내부자료. 자료=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실.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