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뉴스타파 '윤석열 수사무마 의혹' 보도를 인용했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 위원장 류희림)로부터 수천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방송사들이 행정소송에 나선다. 

방통심의위 과징금 제재를 수용하겠다고 했던 KBS가 행정소송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언론노조 KBS본부)는 과징금 제재를 수용할 경우 박민 KBS 사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1일 방통심의위는 상임위원회를 열고 KBS·MBC·JTBC·YTN가 과징금 제재에 불복해 낸 재심 청구를 기각했다. 방통심의위는 뉴스타파 '윤석열 수사무마 의혹' 보도를 인용했다는 이유로 ▲KBS '뉴스9' 3000만원 ▲MBC '뉴스데스크' 4500만원·PD수첩 1500만원 ▲JTBC '뉴스룸' 3000만원 ▲YTN '뉴스가 있는 저녁' 2000만원 등의 과징금을 의결했다. 

미디어스 취재 결과, MBC·JTBC·YTN은 방통심의위를 상대로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방통심의위의 과징금 징계는 최고 수위의 법정제재로,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심사에서 '10점 감점' 요인이기도 하다.

KBS가 법적대응에 나설지 관심이다. 방통심의위 과징금 제재를 "겸허히 수용한다"고 했던 KBS가 재심을 신청했다. 업계에 따르면 KBS가 법적대응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미디어스는 KBS에 법적대응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박민 KBS 사장은 방통심의위의 과징금 제재 의결 다음 날인 지난해 11월 14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해당 보도의 경위와 내용을 보니 명백한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방통심의위 결정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박민 사장은 지난 몇 년 간의 '불공정 편파 보도'를 사과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당시 언론노조 KBS본부는 "KBS 보도에 대한 정권의 부당한 징계에 무대응하겠다는 박민 씨는 KBS 사장이 될 자격이 없다"며 재심 청구와 법적대응을 촉구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만약 기자회견대로 해당 과징금 부과 건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수용한다면,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것임을 경고한다"며 "KBS본부는 법무법인을 통해 해당 보도는 과징금 부과가 나올 정도의 건이 아니며, 만약 사측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을 시에는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법률자문을 이미 받아두었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14일 박민 사장을 비롯한 KBS 임원들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모습 (사진=KBS)
지난해 11월 14일 박민 사장을 비롯한 KBS 임원들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모습 (사진=KBS)

현재 방통심의위 상임위원회는 여권 추천인 류희림 위원장과 황성욱 위원 단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윤 대통령이 국회의장·민주당 추천 위원을 임명하지 않아 현재 방통심의위 여야 구도는 6대 1이다. 류희림 위원장과 황성욱 위원은 1일 상임위원회를 예정된 시간보다 앞당겨 비공개로 진행하고 뉴스타파 인용보도 재심 청구를 기각했다. 류희림 위원장은 해당 과징금 제재의 출발점이 된 '민원 사주' 의혹의 당사자다. 

2022년 3월 6일 뉴스타파는 <[김만배 음성파일] “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보도에서 대장동 사건 핵심 인물 김만배 씨가 박영수 변호사(전 특검)와 윤석열 부산저축은행 부실대출사건 주임 검사를 통해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불법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에 대한 수사를 무마했다고 밝힌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뉴스타파 보도의 핵심은 2011년 대검 중수부의 부실수사·수사무마 의혹이다.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사건은 대장동 사업의 '종잣돈'과 연관돼 있다. 부산저축은행 박연호 회장의 친인척 조우형 씨가 2009년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대장PFV)에 1155억 원의 불법 대출을 알선했다. 조우형 씨는 그 대가로 10억 3000만 원을 받았다. 2015년 조우형 씨는 관련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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