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홍열 칼럼] 

1.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

챗GPT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챗GPT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3년은 Chat GPT로 대변되는 생성형 인공지능의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2년 11월 프로토타입으로 시작된 서비스가 2023년 초부터 세계적으로 폭발적 관심을 끌기 시작하여 IT 분야 모든 미디어가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지금도 뉴스의 주요 소재로 쓰고 있다. 처음에는 검색엔진 대체에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지만 번역, 글쓰기, 이미지 생성, 작곡, 프로그램 코딩 등 일상적인 업무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어 금융 서비스, 의료 및 생명 과학, 자동차 및 제조,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전기통신 그리고 에너지 등 사실상 인간의 모든 활동에 적극적 보조자 또는 잠재적 대체자로 등장하면서 AI는 미래사회의 주연배우로 등장했다. 

2. 로톡 8년 분쟁의 종료

로톡의 운영사 로앤컴퍼니 [연합뉴스 자료사진]
로톡의 운영사 로앤컴퍼니 [연합뉴스 자료사진]

모바일 앱을 이용해 일반 시민에게 손쉽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로앤컴퍼니가 만든 디지털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 관련 법적 논쟁이 올 9월 최종 마무리됐다. 로앤컴퍼니와 한국변호사협회는 지난 8년간 국가 사법체계와 행정시스템 모두를 동원한 치열한 싸움을 펼쳤다. 검찰, 경찰, 공정위. 법무부, 헌법재판소 등에서 로톡의 변호사법 위반 여부와 변호사의 로톡 가입을 금지한 변협 결정의 정당성 관련 논쟁을 벌였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로톡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8년의 논쟁 결과로 로앤컴퍼니는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입었다. 로톡의 사례는 신기술이 도입되어 시장에 진출할 때 기존 제도가 어떻게 저항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볼 수 있다. 

3. 국내 최초로 디지털치료기기 인가

충북 청주시 식약처 회의실에서 식약처 관계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품목 허가를 받은 불면증 디지털치료기기를 시연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충북 청주시 식약처 회의실에서 식약처 관계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품목 허가를 받은 불면증 디지털치료기기를 시연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국내 첫 디지털치료기기가 등장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월 15일 국내 제조업체 에임메드사가 불면증 증상 개선을 목적으로 개발한 디지털치료기기 ‘솜즈'(Somzz)의 품목허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솜즈는 우리나라 업체가 개발한 국내 첫 디지털치료기기다.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불면증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기기로 인정받았다. 식약처는 이후 불면증을 완화하는 디지털치료기기인 인지치료소프트웨어 'WELT-I'를 허가했다. 임상을 끝내고 식약처의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디지털 의료기기들이 많아 조만간 본격적 디지털치료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4. 유튜브와 정치 편향성의 심화 

유튜브 [연합뉴스 자료사진]
유튜브 [연합뉴스 자료사진]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와이즈앱)가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안드로이드와 iOS 합산)를 표본조사해 추정한 결과, 유튜브 앱 사용 시간이 2018년 10월 395억 분에서 매년 증가해 5년 새 2.6배 늘었다. 2018년은 4G 기반의 동영상 서비스가 본격화된 시기다. 이때 처음으로 정치 유튜브 구독자가 10만 명 이상 수준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후 5G 기반의 대용량 동영상 서비스가 가능하게 되면서 정치 유튜브들은 기존 공중파의 뉴스 프로그램을 압도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기 시작했다. 이용자들이 자기 취향의 정치적 콘텐츠를 선호하고 AI 기반의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되면서 정치적 편향성의 물적 토대가 더욱 확고해졌다. 

5. 선거에 등장한 가짜뉴스

이미지 출처=Pixabay.com
이미지 출처=Pixabay.com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유네스코(UNESCO) 의뢰로 지난 8월 미국, 멕시코, 인도 등 전 세계 16개국 출신 8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5% 이상은 온라인 가짜뉴스의 영향력이 걱정된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87%는 허위 정보가 이미 자국 정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내년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실제 지난 6월 미국 한 유튜브 채널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중 한 사람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가 “대선 경선을 포기하겠다”라고 선언한 것이 가짜뉴스로 밝혀진 적이 있었다. 이런 사례는 딥페이크 기술이 발달하면서 더 정교해지고 있다. 나중에 가짜뉴스로 판명된다 하더라도 이미 선거에 반영될 경우 그 피해는 회복 불가능하다. 

6. 법적 지위 얻은 디지털교과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AI(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6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AI(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지능정보화기술을 활용한 학습지원 소프트웨어’로 정의된 디지털교과서가 법적 지위를 얻어 202년부터 교과서로 도입될 예정이다. 지난 10월 국무회의에서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안이 심의·의결되면서 1977년 이후 처음으로 완성형 형태로 존재하지 않은 교재가 교과서로 인정된 것이다. 소프트웨어는 이미 정해진 어떤 결과물을 듣거나 보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결과를 얻기 위해 학생 스스로가 참여해서 거쳐야 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디지털교과서의 도입으로 문제해결식 교육의 물적 토대가 마련되었다. 교육부의 이번 결정이 향후 교육의 질적 전환으로 이어지는 단초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7. 본격화된 자율주행버스

4일 밤 서울 동대문역 인근에서 심야 자율주행버스 ‘A21’번이 첫 운행을 시작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4일 밤 서울 동대문역 인근에서 심야 자율주행버스 ‘A21’번이 첫 운행을 시작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서울시가 세계 최초로 대중 자율주행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지난 12월 4일부터 심야 이동이 많은 합정역~동대문역 중앙버스전용차로구간 9.8km을 순환 운행하고 있다. 한 달 가까이 운행 결과 현재까지 특별한 사고 없이 운영되고 있다. 위험상황 발생에 대비하여 아직까지는 운전석에 사람이 앉아있지만 적절한 시간이 지난 다음에는 100% 자율주행인 레벌5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완전한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데이터의 축적과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적용한 최적의 솔루션 개발이 필요하다. 서울시의 이번 시도는 완전자율주행시대로 진입하는 중요한 도전을 시작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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