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해임 관련 소송 대리인으로 법무법인 '도울'을 추가로 선임했다. '도울' 대표변호사는 김용대 변호사로 윤석열 대통령, 이상인 방통위 부위원장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다.

김용대 대표변호사는 유진그룹 핵심 계열사인 유진투자증권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유진그룹은 최근 보도전문채널 YTN의 공기업 지분 30.95%를 낙찰받아 방통위의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다. 

김용대 대표변호사는 판사 출신으로 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민사수석부장판사, 서울가정법원장 등을 지냈다. 김용대 대표변호사는 이상인 부위원장과 사법시험·연수원 동기이기도 하다. '도울'은 2019년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 이상용 전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상종우 전 서울서부지법 판사가 설립한 법무법인이다.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10월 17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10월 17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에 따르면, 방통위는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이 제기한 해임 취소·효력정지 소송과 관련해 법무법인 '대륙아주'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했다. 방통위는 서울행정법원이 권 이사장 해임처분 효력을 정지시키자 항고하고 '도울'을 소송대리인으로 추가 선임했다. 법원 경과를 살펴보면 김용대 대표변호사가 직접 방통위를 대리했다. 

지난달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윤영찬 의원은 이상인 부위원장에게 "도울과 개인적 관계는 없나. 동기도 있지 않나"라고 질문했다. 이상인 부위원장은 "거기에 있는 변호사들을 많이 알고 있다. 동기도 있고, 후배도 있고, 같은 방에 근무했던 후배도 있다"고 말했다.

윤영찬 의원이 "김용대 변호사와 굉장히 가까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자 이상인 부위원장은 "같은 법원에 근무했다"고 답했다. 윤영찬 의원은 "항고도 굉장히 무리하게 했지만, 이 항고를 하면서 부위원장과 가까운 분을 방통위 국고를 써가면서 선임하는 게 과연 맞는 것인가"라며 "이 정부 방송장악 부분을 법적으로 조력해주고 조언하는 역할을 부위원장이 맡고 있는 것 아닌가 추측한다. 항고 법무법인을 부위원장이 직접 고르는 걸 보면 부쩍 그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민주당 정필모 의원실에 따르면 방통위가 방문진 권태선·김기중 이사 해임 건으로 지난달까지 사용한 예산은 총 5940만 원이다. 지난달 19일 국정감사에서 정필모 의원은 이상인 부위원장에게 "김기중 이사 해임을 강행하지만 않았어도, 권태선 이사장 가처분이 인용됐을 때 항고만 안 했어도 국고낭비를 안할 수 있었다"며 "이런 식으로 부당하게 해임해놓고 국민 세금으로 소송비용을 대도 되는 것인가. 본안판결까지 다 지면 부당한 법 집행을 했기 때문에 구상권 청구해서 개인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상인 부위원장은 "방통위에서 나름대로 대처한 것이고,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최소한을 지출하도록 했다"며 "기관에서 법적대응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서울고법 행정8-1부는 방통위가 권태선 이사장에 대한 해임효력을 정지한다는 법원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항고를 기각했다. 1일 서울행정법원은 김기중 이사가 제기한 해임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방통위는 재항고·항고를 검토 중이다.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사진=YTN)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사진=YTN)

지난달 23일 YTN 공기업 지분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유진그룹을 최종 낙찰자로 선정했다. 입찰가는 유진그룹 3199억 원, 한세실업 2240억 원, 원코리아미디어홀딩스 1200억 원이다. 유진그룹은 2위 한세실업이 제시한 입찰가는 물론 YTN 시가총액 2500억 원을 웃도는 입찰가를 써냈다. 유진그룹이 보유한 현금규모는 1200억 원대로 알려졌다. 

최종 낙찰자가 결정되기 전에 정치권과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것은 한세실업과 원코리아미디어홀딩스였다. 한세실업 김동녕 회장과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고등학교·대학교·대학원 동문이라는 점, 윤석열 대통령 베트남 순방 당시 경제인 만찬간담회에서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가 김건희 여사 옆 자리에 앉았다는 점이 알려져 한세실업 낙점설이 돌았다. 원코리아미디어홀딩스는 통일교 창시자 고 문선명 씨의 3남 문현진 씨가 YTN 인수를 목적으로 설립한 법인으로, 통일교의 자금력이 주목받았다. 

한편 윤석열 대선후보 캠프 출신이 유진투자증권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만희 한국부동산금융투자포럼 회장으로 지난해 매일경제·아시아경제 보도 등에 따르면 그는 윤석열 캠프에서 부동산 정책을 제안하고 다듬었다. 이명박 정부 때 국토해양부 1차관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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