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선거법 개정이 정치권의 신년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대다수 언론이 중대선거구제에 대해 '2~3인의 국회의원을 뽑는 방식'이라고 잘못 소개하고 있다. 

3일 연합뉴스는 "중대선거구제는 1개 지역구를 지금보다 넓히고 2~3인의 국회의원을 뽑는 방식"이라고 보도했다. 중앙일보, 국민일보, 세계일보, 서울경제, 매일경제, 한국경제, 머니투데이, 아주경제, 아이뉴스24, 머니S, 시사저널, 뉴시스, 뉴스핌도 다르지 않았다. 

연합뉴스 오보 캡처. (사진=네이버 캡처)
연합뉴스 오보 캡처. (사진=네이버 캡처)

중대선거구제는 한 선거구에서 복수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것을 말한다. 즉 2명 이상이며 구체적인 의원 수는 정하기 나름이라는 얘기다. 학술적으로 한 선거구에 한 명을 선출하는 SMD(single member districts)와 MMD(multi member districts)로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치권도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한 국회 정개특위 관계자는 "선거제 개편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중대선거구제에서 선출하는 의원 수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처음 알고 놀라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중대선거구제에 대한 잘못된 정보는 거대 양당의 기득권 강화로 이어질 소지가 다분하다.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시범 도입된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양분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하승수 변호사는 "정치부 기자들이 정치인들 말을 받아쓰는 시스템이다 보니 중대선거구라는 말도 그냥 받아쓰고 있다"며 "중선거구제는 3~5인 정도이고, 대선거구제는 6인 이상이다. 중대선거구제라는 말 자체가 모순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중선거구제도 기득권 정당들이 의석을 나눠먹기 쉽다는 게 학계와 시민사회에서 우려하는 바"라며 "표의 등가성 확보나 지역주의 타파 효과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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