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선거제 개편이 새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오는 3월 중순까지 내년 총선에 시행될 선거제도를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4월까지 활동 시한인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는 1월 중 소위를 열어 지금까지 발의된 선거제도 개편안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를 시작한다. 2월에는 전국을 돌며 공청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여야 의원들이 물밑에서 초당적 모임을 갖고 대선거구제,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다양한 선거제 개편 방안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진표 국회의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행 소선거구제는 1등만 당선되는 승자독식 체제로, 1등 이외의 표는 사표가 된다. 사표 방지 심리 때문에 시민들은 될 만한 후보에게 표를 던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거대 양당이 의석을 양분하고 특정 지역을 독식하는 지역주의를 가능하게 한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행 소선거구제가 사표가 많이 발생하고 국민의 뜻이 제대로 선거 결과에 반영되지 못하고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로 인해 정치권의 대립과 갈등이 증폭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대안의 하나로 중대선거구제도가 제안되고 있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포함해 여러 대안을 잘 혼합해 선거법을 새롭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정개특위에서 늦어도 2월 중순까지는 선거법 개정안을 복수로 제한해 그것을 본회의를 통해 300명 국회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회의에 회부, 3월 중순까지는 내년에 시행할 선거제도를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중대선거구제 검토"…하승수 "정치개혁 관심 있다면 고민해야"

윤석열 대통령은 2일 조선일보와 신년 인터뷰에서 선거제 개편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다양한 국민의 이해를 잘 대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하는데 소선거구제는 전부 아니면 전무로 가다 보니 선거가 너무 치열해지고 진영이 양극화되고 갈등이 깊어졌다"며 "그래서 지역 특성에 따라 2명, 3명, 4명을 선출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중대선거구제를 통해서 대표성이 좀 더 강화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중대선거구제에 대해 양당 독식, 지역주의라는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를 깨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하승수 변호사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이미 기초의회에서 2~4인을 뽑는 방법으로 선거를 하고 있는데 거의 거대양당 나눠먹기"라며 "실제로는 2~4인 뽑아서는 일당지배체제가 해소가 안 된다는 건 검증됐다"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막연하게 중대선거구제라고 하는 것은 대선 때 얘기를 반복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정치개혁에 관심이 있다면 깊이있는 고민을 해서 얘기를 하는 게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6일 개방명부식 권역별 대선거구제로 선거제를 바꾸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6일 개방명부식 권역별 대선거구제로 선거제를 바꾸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하 변호사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6일 발의한 '개방명부식 권역별 대선거구제' 법안을 현실에서 검토해볼 만한 안이라고 평가했다. 하 변호사는 "그동안 막연하게 얘기했던 중대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의 접점이 박주민 의원 안"이라고 말했다.

박주민 의원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대선거구제로 17개 시·도를 기반으로 6인 이상 12인 미만 선거구로 권역을 분할한다. 권역의 정당 득표율에 따라 정당별 의석수를 먼저 확정하고 정당 내 당선자를 후보자 득표순으로 결정한다. 정당에 투표하고 각 정당의 비례대표를 유권자의 손으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비례대표 의석 47석은 정당 득표율에 따른 실제 권역 당선자 수를 보정하는 조정의석으로 전환해 낙선자 중 후보자 득표 비율이 높은 사람이 선출되도록 한다. 결원이 발생할 경우에는 보궐선거 없이 권역별 차순위 득표자가 의회에 합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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