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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인수합병, 지역성·노동권 보장해야"[토론회]케이블방송 인수합병 공익성 강화 방안 모색
윤수현 기자 | 승인 2019.06.11 17:55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현재 통신 대기업은 케이블 방송 인수에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의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을 신청했으며 SK브로드밴드는 티브로드 인수합병 심사를 신청했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는 별 탈 없이 통과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과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유료방송 인수합병에 부정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통신기업의 케이블 방송 인수합병에 따른 공익성 강화 방안 모색 토론회 포스터

이 같은 분위기는 2016년과 비교가 된다. 2016년 공정위는 SK텔레콤이 CJ헬로 기업 결합을 신청하자 방통위의 방송시장 경쟁상황평가를 근거로 ‘불허’ 결정을 내렸다. 유료방송 시장이 79개 권역인 상황에서 경쟁 제한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방통위는 전국 단위 시장 획정을 병행해 명시한 '2018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평가'를 발표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2018년 경쟁상황평가를 근거로 “3년 전과는 분명히 같은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11일 추혜선 정의당 의원·민중당 김종훈 국회의원·방송통신 공공성강화 공동행동 유료방송 인수합병을 맞아 ‘공익성 강화방안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 참가자들은 ‘공익성 있는 유료방송 합병 방안’을 주제로 토론에 임했다.

발제를 맡은 김동원 박사(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는 “케이블 방송 인수합병에 따른 지역성 재정립, 노동자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동원 박사는 “유료방송통신 서비스에서 지역성 책무가 사라질 위기”라면서 “지상파, 종합편성채널에만 적용되어 온 장르별 편성 규제는 이제 유료방송사업자의 채널편성에도 적용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동원 박사는 “현재 유료방송사업자에 대한 채널편성 규제는 의무전송 채널, 공익/공공채널 등 일부에만 국한되어 있다”면서 “케이블방송에 공적 정보, 지역 방송 등 기본적으로 편성되어야 할 채널 수/비율 및 채널 대역을 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신기업의 케이블 방송 인수합병에 따른 공익성 강화 방안 모색 토론회 발제를 맡은 김동원 박사 (사진=미디어스)

실제 CJ헬로 은평방송의 생활정보 프로그램 비율은 2013년 40%대에서 2016년 70%대로 크게 늘었다. 반면 보도 프로그램은 10%대에 그친다. 김동원 박사는 “방송법에 따라 지역 채널이 해설과 논평을 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해도 지나치게 낮은 비율로 지역 소식을 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동원 박사는 케이블 방송이 준광역단위의 지역 소식을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 단위·시 단위의 지역 소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동원 박사는 “지역에 사는 사람은 알고 있지만, 정보의 상당 부분이 광역시 위주로 쏠리고 있다”면서 “지역을 위해선 준광역단위 채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원 박사는 유료방송 인수합병을 할 때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동원 박사는 “(유료방송) 현장 노동자는 망 설치·철거·단순 상담 등의 업무만 제공한다”면서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유료방송의 물량이 줄고 있다. 서비스를 설명하고 안내해야 할 노동자가 영업사원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했다. 김동원 박사는 “인수합병 과정에서 사측은 노동시장 공급과잉으로 느낄 것”이라면서 “노동자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단순한 고용 승계뿐 아니라 노동자에게 어떤 차별적 직무를 줄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겸임교수는 “미국은 땅이 넓어서 지역성 구현이 지리적으로 가능하지만 한국은 미국의 한 주보다도 못하다”면서 “작은 지역에 수많은 사업자가 들어가 있다. 한국은 방송사업자를 허가만 해줬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심영섭 교수는 “이러한 구조에서 소비자에게 보장해야 할 최소한의 것이 없다”면서 “채널을 의무 부과하는 것이 지역성은 아니다. 지역성 구현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신기업의 케이블 방송 인수합병에 따른 공익성 강화 방안 모색 토론회 토론자. 왼쪽부터 심영섭 교수, 김동찬 사무처장, 서광순 지부장 (사진=미디어스)

서광순 희망연대노조 딜라이브지부 지부장은 “노동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광순 지부장은 “기술이 정교하게 변하고 있으며 일자리는 축소되고 있다”면서 “교육을 통해 노동자를 재배치해야 한다. 노동자도 일자리를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변화하고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광순 지부장은 “케이블 방송 인수합병에 있어 노동자의 권한을 위임받은 사외이사 선임이 필요하고 결합상품 관리 주체를 상대적 약자인 케이블 방송에서 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유료방송 인수합병에 적절한 대처를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찬 사무처장은 “유료방송 인수합병에 대한 과기부의 준비가 미흡하다”면서 “과기부가 규제 철학을 세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없다. 방통위의 업무계획에는 유료방송에 대한 내용이 담겼는데, 과기부의 업무계획에는 관련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김동찬 사무처장은 과기부와 방통위가 유료방송 공익성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동찬 사무처장은 “과기부와 방통위는 산업 이슈는 서로 가져가려 하지만 공익적 측면에 있어선 책임을 회피한다”면서 “서로가 공익성에 대한 것을 회피하려 하면 미디어 생태계에 대한 총체적인 전망이 힘들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과기부·방통위 측은 “공익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김정기 과기부 방송산업정책과장은 “케이블 방송 인수합병과 관련해 시장 우려가 있는데, 법에서 정한 심사기준도 있고 여러 주안점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노동자의 근로환경도 2017년부터 재허가 때 작게나마 반영하고 있다. 케이블 방송 인수합병에서도 그 부분을 본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영규 방통위 방송지원정책과장은 “아직 공정위가 기업 결합 심사를 하고 있으므로 구체적인 방안은 없다”면서 “지역성이나 근로자 노동권 부분은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한다. 대안 모색 과정을 공론화해야 하고, 인수합병 심사과정에서 사전동의 요청이 오면 지역성·노동권을 중점적으로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통신기업의 케이블 방송 인수합병에 따른 공익성 강화 방안 모색 토론회 (사진=미디어스)

이번 <통신기업의 케이블 방송 인수합병에 따른 공익성 강화 방안 모색 토론회>는 11일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주최는 방송통신 공공성강화 공동행동, 추혜선 정의당 의원, 김종훈 민중당 의원이 맡았다. 발제자는 김동원 박사, 사회자는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였다. 토론자로는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겸임교수, 서광순 희망연대노조 딜라이브지부장, 장수정 가재울라듸오 대표, 김정기 과기부 방송산업정책과장, 신영규 방통위 방송지원정책과장 등이 참여했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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