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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M&A 문제는 정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전국 166개 시민단체 '방송통신 공공성 강화와 나쁜 인수합병 반대 공동행동' 출범
송창한 기자 | 승인 2019.05.30 14:58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 이후 이동통신 3사의 케이블방송사 인수합병 추진이 본격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CJ헬로, SK텔레콤-티브로드, KT-딜라이브 등이다. 

심사를 담당하는 정부의 승인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올해 초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기업결합 심사를 불허한 것과 관련해 "다시 심사한다면 좀 더 전향적인 자세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일에는 "방송통신 시장에서 유료와 무료서비스 '경쟁 관계' 여부, '시장 획정'이 거의 모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인수합병 승인요청이 이미 진행 중인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승인 의지를 피력한 것 뿐만 아니라 심사기간 단축까지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시민사회와 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은 이 같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정부가 '통신재벌 봐주기 심사 지침'을 정해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한다. 케이블방송 인수합병 심사 과정에서 지역성과 다양성, 노동자 고용승계 문제 등 공공성 부문 심사를 정부가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돼 온 가운데 나온 발언이기 때문이다. 또다른 정부 심사 주체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불투명한 심사 진행으로 시민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3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전국언론노조 회의실에서는 '방송통신 공공성 강화와 나쁜 인수합병 반대 공동행동' 출범 기자회견이 열렸다.(사진=미디어스)

방송통신언론단체, 시민사회단체, 지역사회단체, 노동조합 등 전국 166개 시민사회단체는 '방송통신 공공성 강화와 나쁜 인수합병 반대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을 출범시키고 정부심사에 대한 공공성 강화 요구를 해나가기로 결의했다. 

3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전국언론노조 회의실에서는 공동행동 출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케이블방송의 전면적인 인수합병 광풍이 불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공공성은 보이지 않고 오로지 시장논리, 영리추구만 횡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대표는 "우리가 우선 요구하는 것은 현재 심사의 진행을 일단 멈추고,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방송의 공적책무 등 이 사회가 가져야 할 정책기준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는 것"이라며 "심사기준부터 올바르게 적립한 후 심사가 진행되는 것이 맞다. 본말이 전도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진행중인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케이블 방송 인수합병 심사과정을 살펴보면 케이블 방송의 공공성을 따져보는 정부의 입장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두 이통사가 제출한 경영계획서에는 케이블방송에 대한 발전 및 투자계획, 케이블방송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보장 방안 등이 빠져있다. 지역민이나 시청자 의견 수렴 과정도 없는 상태다. 

공동행동은 현재까지 공개된 정부 입장과 이통사들의 경영계획서 등을 봤을 때 이통사-케이블 방송 사업자 간 합종연횡의 이유는 단지 "수익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못박았다. 때문에 심사 기간 단축 시사와 함께 정부 승인이 유력한 현재의 심사를 당장 중단하고, 이제라도 공적책무를 부과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케이블방송의 지역성 구현이 이번 인수합병으로 더욱 어렵게 될 것이라는 지역 시청자의 우려도 나왔다. 송민기 성북아동청소년 네트워크 대표는 "김영삼 대통령 시절 지방분권화를 선도한다는 큰 구호를 내걸고 시작한 유료방송은 지역에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지방권력을 감시하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며 "그러나 언론의 역할은 없이 끊임없이 축제만 개최하다 1~2년만에 그 축제마저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송 대표는 "유료방송, 케이블이 지방분권화 선도라는 거창한 국책사업으로 시작했다면, 지방분권 자치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방송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이런 가운데 과기정통부가 이번 인수합병 심사에서 반드시 공공성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지호 언론노조 스카이라이프지부장은 스카이라이프 재허가 조건 사례를 언급하며 심사사항, 허가조건 등에 공적책무 항목 몇 가지를 추가한다고 해서 공공성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장 지부장은 "단순히 인수합병에 있어 공공성 조항을 더 붙인다고 해서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되고, 시청자의 주권이 살아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정부는 뒷짐을 지고 시장논리를 내세우는 사업자의 편을 들고 있다. 정부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장 지부장은 심사사항에 공적책무 조항이 들어가야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정부가 상시적인 점검을 통해 이행여부를 확인하고, 불이행시 처벌하는 등 강력한 규제 테두리 안에서 방송통신 공공성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공동행동은 우선 과기정통부 장관과의 면담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한편 각계 의견을 모을 수 있는 공청회 개최를 요구했다. 정부 심사 과정에서 시민사회 의견을 반영할 창구는 과기정통부의 '시청자 의견서' 접수 뿐이다. 이마저도 접수된 의견서가 실제 결정과정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알 수 없다.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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