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MBC플러스 PD가 MBC 노보 263호와 관련된 기고문을 보내와 게재합니다. [미디어스] 지난 5월 4일 MBC 노보에 실린 “다가오는 도쿄 올림픽... ‘스포츠 강호’ MBC 명성 지킬 수 있나”를 읽고 느낀 감정은 분노보다는 오히려 참담함에 가까웠다. 자신들이 살아 남기 위해 기꺼이 동료마저 팔아버리는 이들의 행태에서 그들이 그토록 지키려했던 스포츠 정신은 없었다. 스스로 ‘스포츠 강호’라고 칭하며, 올림픽 중계에 사활을 걸었던 그들이 담고 싶었던 진짜 그림은 무엇이었을까.“제작할 사람이 없어요”로 시작된 노보는 제작기능의 자회사 이관을 통한 스포츠국의 효율화를 비판한다. 스포츠국의 인력이 22명에서 10명으로 줄었는 데 반해 MBCsports+(엠스플)에서 파견된 인력이 2명밖에
[미디어스] ‘지역’에 살지만 ‘지방’방송을 잘 보지 않는다. 그 이유는 정작 알고 싶은 ‘지역’ 소식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굳이 ‘지방’과 ‘지역’이란 단어를 구분해 쓰는 이유는 명확하다. 작금의 서울 외 지역에 있는 방송국은 사실 ‘전국’이라는 타이틀을 갖기 위해 서울의 변방에 배치해놓은 것과 다름 아니다. 광역시와 광역도의 거점도시에 설치된 대부분의 방송국들은 광역을 커버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거점도시 뉴스들을 서울 방송의 테두리에 끼워 넣어 ‘전국’이란 명분과 ‘지역’뉴스도 다루고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는 데 이용된다. 대부분 광역 방송국들이 그러하겠지만, 충청북도만 봐도 충북을 커버하는 방송국 기자수가 10여 명 정도이다. 그 기자수로 충북 12개 시 군을 커버한다는 것은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벌써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주년이라니 새삼 세월이 빠르다는 느낌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4주년 특별연설과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이 이어질 예정이지만 큰 기대는 없다. 이제와서 대통령이 직접 바로잡을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남은 1년간 무엇을 할 것인지는 국민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거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계획을 잘 세우려면 지난 시간 동안 잘한 건 뭐고 잘못한 게 뭔지부터 잘 정리해야 한다.다른 정권도 비슷했지만 문재인 정권도 취임 4주년이라는 이 시점에 꼽을 만한 성과가 사실상 없다는 점은 안타깝다. 이 정권이 그야말로 사활을 걸고 매달렸던 과제는 ‘검찰개혁’이 유일하다.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조정은 여러모로 미흡한 부분이 많고 납득이 안 되는 점도 있으나 어
[미디어스=이광택 칼럼] 지난 한 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말미암아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전대미문(前代未聞)의 변화를 경험하였다. 시행착오(試行錯誤)와 창의적 사고를 번갈아가며 비대면 소통이라는 새로운 체제에 적응하는 프로세스가 전개되었다.이에 따라 언론의 환경은 다른 영역보다 훨씬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부터 지역신문을 비롯해, 지방일간지와 전국지 등 종이로 발행되는 신문의 구독료에 대한 소득공제가 시행되었다. 이는 2019년 12월에 개정된 「조세특례제한법」 제126조의2(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에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는 즐겁고, 어른은 행복하고, 부부는 사랑하고, 스승은 은혜롭다. 우리는 자주 가족과 가족처럼 가까운 사람의 소중함을 잊고 지내기 때문에 5월은 가장 가까워 소원할 수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잊지 않도록 되새긴다.내 어린 시절, 어린이날을 생각하면 크레파스와 스케치북이 기억난다. 어린이날 선물은 대부분 스케치북과 크레파스였다. 특별히 미술에 관심이 있거나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아닌데 어린이날이 되면 미술도구를 선물 받았다. 아마도 별 고민 없이 무난하게 할 수 있는 선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비주류 당대표의 탄생이라고들 한다. 분명 전당대회 전에는 “세 후보 모두 친문”이라고 했는데 결과가 나오고 나니 평가가 좀 바뀌었다. 물론 친문 비문의 구도와 주류 비주류의 구분은 본질적으로 다른 측면이 있다. 송영길 후보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무계파’ 등을 언급한 영향도 있을 것이다.아무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의 첫 행보는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충만한 듯하다. 방향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3일 국립현충원에 가서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은 ‘문재인 대표’ 시절부터의 전통이니 그러려니 한다. 방명록에 ‘자주국방 공업입국’이라는 구체적 언급을 한 것도, 기왕 ‘공’을 기려 참배하는 것이니 그런 언급도 할 수 있다고 본다.그러나 김종오 장군,
[미디어스=심영섭 칼럼] 7년째 4월 16일을 맞이했다. 행사장엔 때아닌 정치인들로 북적였다. 이날엔 ‘집권시민단체’를 동원하여 폭식 투쟁을 부추기고 자식들의 억울한 죽음을 신원해 달라고 부르짖는 유가족을 조롱하던 이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2016년 늦가을에서 2017년 봄으로 눈보라 치는 긴 추위를 견디며 촛불을 밝혔던 사람들은 ”민중적 자부심과 민중적인 배짱을 갖고 소신대로 한번 해보시오!”(고 백기완)라는 제안과 함께 현 정부를 주권자의 이름으로 전폭 지지했다. 그러나 세월호 유가족은 죽은 아이들의 억울함을 신원하지 못한 채
[미디어스=양문석 칼럼]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이재명 팔이’에 재미를 붙였다. 이재명을 공격하면 유수의 국내 보수언론들이 대서특필함으로써 보수유권자들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는다. 하지만 사실에 기초해서 비판하면 논쟁이 되는데, ‘악의적 비난’은 ‘못된 정치’로 비판을 자초하게 된다. 윤희숙 의원은 ‘재산비례벌금이란 재산액에 비례해 벌금을 매긴다는 것’이라고 개념을 일방적으로 규정한다. 그런데 어느 백과사전이나 관련 사전을 찾아봐도 ‘재산액에 비례’라고 규정하지 않는다. ‘재산과 경제적 능력을 고려’한다고 규정한다. 재산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재산에 경제적 능력까지 고려해서 벌금액수를 정한다는 뜻이다. 이때 경제적 능력이란 소득이 포함된 개념이다. 그런데 재산비례벌금제를 재산만 비례시킨다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지난 재보선에서 거대 양당에 표를 준 유권자들은 지금 어떤 마음일까? “그러면 그렇지”와 “이게 아닌데”가 교차할 것 같다. 재보선 결과가 양당의 반성과 변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면서도 그게 쉽게 될 리는 없다는 반쯤의 체념이 있을 거다. 그렇다면 기대는 살리고 우려는 불식시키는 노력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데, 기대는 저버리고 우려는 키우는 이상한 정치를 하고 있다.국민의힘은 또 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발목을 잡힌 모양새다. 그동안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주장은 다소 조심스러운 버전으로 제기돼 왔다. 앞뒤가 어찌됐든 고령의 전 국가지도자들이 오랜기간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은 좋지 않으니 대통령의 전향적 판단을 기대한다는 것이었다. 탄핵의 정당성은 부정할 수 없으나 도의적
[미디어스=양문석 칼럼] 언론의 핵심 가치는 뭘까? 진실보도! TBS 이 최근 여야 정쟁의 중심에 섰다. 시사프로그램의 핵심 가치에 대한 자의적인 기준과 그 기준으로부터 이탈에 대해 맹렬히 공격한다.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은 “방송은 공정성과 중립성이 생명”이라고 방송의 기준을 설정했다. 하지만 ‘시사프로그램의 생명’은 공정성과 중립성이 아니라 ‘진실’ 추구다. 공정성과 중립성은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요, 도구다. 이 공정성을 잃었다는 지적은 결과적으로 타당하다. 예를 들어,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 힘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땅과 관련된 거짓말 의혹에서 소위 ‘생태탕’ 논쟁이 가열될 때 '왜' 국민의 힘과 오세훈 후보를 대변할 수 있는
[미디어스=정인숙 칼럼] 미국의 보수 우파 라디오방송 진행자이자 정치평론가로서 유명한 러시 림보(Rush Limbaugh)가 있다. 올 2월 사망한 그는 1988년부터 ABC라디오방송의 진행을 맡기 시작했는데 그가 진행하는 는 무려 600개 라디오 채널을 통해 전국에 생방송되었으며 주당 청취자 수가 평균 2000만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의 노골적이고 거침없는 정치적 발언은 상당한 논란을 가져왔고, 심각한 극우주의자라는 부정적 평가가 적지 않았지만, 그를 지지하는 청중들에 의해 그는 항상 정치적 우파 세력의 중심에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2019년 여름, 연극 한 편을 보았다. 으로 원작은 레바논 출신의 캐나다 작가 겸 연출가 ‘와즈디 무아와드’의 희곡 이다. 한 여인을 통해 전쟁의 비극적 서사를 섬세하게 직조하고 있다. 잔상이 오래 남았던 연극이었다. 걷다가 걸음을 멈추게 만들었고, 숨 쉬는 게 아프네, 라고 느끼게 만들었던 가슴 먹먹한 연극이었다.극은 나왈의 유언장이 공증인에 의해 쌍둥이 남매에게 전달되면서 시작된다. 유언은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와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형을 찾아 편지를 전하라는 것이다. 편지가 전
[미디어스=하승수 칼럼] 4월 7일 보궐선거 이후 민주당 내부에서도 ‘쇄신’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쇄신’의 핵심이 뭔가? 내부의 썩은 부분을 도려내지 않고, 말만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이야말로 국민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다. LH 사건에 대해 진행되는 수사를 봐도 그렇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하위직 공무원들 몇 명 처벌하는 것이 아니다. 소위 말하는 ‘힘 있는 자들’이 ‘법 앞의 평등’ 원칙에 따라 제대로 처벌받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들부터 철저하게 조사해서 징계하고 처벌해야 한다. 부당하게 얻은 이익을 철저하게 환수해야 한다. 만약 현행 법률상 그렇게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제대로 처벌하고 부당이익을 환수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개혁의 정치라는 것이 참 쉽지 않다. 일단 뭔가를 바꾸자고 하는 이야기에 동의를 얻는 것 자체가 어렵다. 대의명분으로 사람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더라도 그걸 실제로 현실로 만들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개혁의 동력을 상실한 권력은 기성의 해법으로 회귀한다. ‘기성의 해법’이란 것은 늘 준비되어 있다. 즉, 이것은 ‘준비된 퇴행’이다.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권력의 움직임도 정해진 공식대로다. 전당대회 레이스 중인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여러 대책을 짚어보는 중인데, 내용을 보면 하나 같이 집값이 오른 현실을 인정하고 ‘빚 내서 집 사는’ 해법으로 돌아가자는 것뿐이다. 재보궐선거 패배 요인이 부동산 정책이었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으로
[미디어스=송현순 칼럼] 2021. 2. 25. 헌법재판소에서 형법 제307조 제1항(편의상 ‘사실적시명예훼손죄’라 함)은 다시 살아남았다. 언론에 대한 손해배상현실화법(일명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전제로 위 조항의 폐지론이 집권여당에서도 논의되는 상황인 데다 명예훼손죄가 아니라 진실유포죄라는 탄식까지 아른거리는 상황이니 어쩌면 위헌결정이 내려지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있었고,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폐지될 거 같으니 시험 준비 범위에서 제외하자”는 로스쿨생의 대사가 드라마에 등장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어쨌든 위 조항은
[미디어스=김민하 칼럼] 정치라는 걸 지켜보고 있으면 딱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범진보 180석’의 영광이 1년 만에 뒤집힌 걸 보는 것도 그렇지만, 그 뒷수습 과정을 봐도 마찬가지 생각이다. 선거에 이겨 놓고도 안팎의 싸움을 해야 하는 반대편을 봐도 비슷한 느낌이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언론 인터뷰에 보수정치권은 벌집을 쑤신 듯하다. 그간 대립각을 세워왔던 인사들이 나와 한 마디씩 한다. ‘스토킹’이라든가 ‘범죄자’라는 표현도 나왔다. 선거 승리를 이끌고 ‘자연인’으로 돌아간 사람이 그 이튿날부터 적극적인 대언론행보에 나선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해석은 여러가지로 가능하다. 먼저 인성론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원래 그런 인물이라는 것이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난번에도 그랬고, 따
[미디어스=최영묵 칼럼] KBS이사회에서 수신료 인상안이 상정되었다. 이번에 KBS 집행부는 월 2,500원이었던 수신료를 3,840원(1,340원 인상)으로 올리는 안을 제출했다. 2000년 이후 네 번째 공식적인 수신료 인상 시도다. 6월 이사회 의결이 목표라고 한다. 방송법에 따르면 공영방송 수신료는 KBS 집행부의 인상 요구에 대한 이사회의 의결, 방송통신위원회의 확인(의견서 첨부)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송부 및 논의, 국회 본 회의 승인이라는 ‘다단계 지뢰밭’을 통과해야 인상할 수 있다. 반복되는 ‘실패의 추억’대한민국 공영방송 수신료는 1981년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KBS에서는 주기적으로 40년 이상 동결되어 있는 수신료 인상을 시도해왔지만 정치권(국회
[미디어스=조항제 칼럼] 수신료, 정확하게 ‘텔레비전수신료’는 한국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의하면 ‘공영방송이라는 특정한 공익사업의 경비를 충당하기 위한 특별 부담금’이다. 전기요금에 병산해서 한전이 대리 징수하는데, 액수는 ‘수상기를 소지한 자’(사실상 가구)에 한 달에 2,500원, 연간 30,000원이 부과된다. 한국의 수신료가 특이한 이유는 이 액수가 41년 이전인 1980년에 책정되어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인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수신료를 징수하는 다른 나라의 방송들은 많게는 3배에서 대체로 2배 이상 인상했고, 아무리 인상률을 낮춰 잡더라도 도무지 정상적인 일이 아니다. 수신료가 이처럼 기록적인 정체를 벗어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는 1980년대 벌어진 ‘시청료 거부
[미디어스=이종임 칼럼] 지난 2018년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던 미투 운동(#Metoo)은 국내 언론 보도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중의 ‘미디어 읽기’는 차별적이고 인권침해적인 보도 방식에 대한 변화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당시 성폭력 피해 여성이 직접 스튜디오에 출연하거나 인터뷰에 응하면서, 성폭력 상황의 심각성을 자신의 목소리로 알리기도 했다. 여성들이 불평등한 사회구조 속에서 자신의 부당한 경험을 고발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었다는 점을 우리 모두 인지하는 계기가 되었고, 여
[미디어스=소설가 김은희] 사진 한 장을 보았다. 죽은 아들을 안고 울부짖는 아버지의 사진이었다. 아버지 품에 안겨 있는 아들은 어린 소년이었다. 소년은 경찰이 발포한 실탄을 맞고 사망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참혹한 이날을 ‘피의 일요일’이라고 불렀다. 충격적인 사실은 무고한 국민을 향해 발포한 자들이 나라와 국민을 지켜야 하는 군경이라는 것이다. 평화로워야 할 주말의 한낮, 군인이 국민을 대상으로 발포하여 114명이 사망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비인권적이고 비인도적인 행위와 폭력이 일말의 가책도 없이 이루어진 날이며, 아직도 자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