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8일 ‘텔레비전방송수신료 현실화’에 관한 공청회가 열렸다. KBS가 마련한 자리였다. 임창건 KBS 정책기획센터장이 발제를 했는데, 발제문을 패널들한테만 돌리는 당혹스런 장면이 연출됐다. 내부 검토중으로 확정되지 않아 공청회 참가자들에게는 보여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임창건 정책기획센터장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구두로 발표했다. 4천원이면 광고 비중이 33%, 5천원이면 15%, 대략 광고 비중 20%선인 4500-4800원으로의 인상이 유력하다고 했다. 내역은 안밝혔다. 후에 수신료프로젝트팀은 시뮬레이션 결과라며 6,060원(광고 완전 폐지), 5,450원(10%), 5,140원(15%), 4,820원(20%)이 적정하다는 계산을 내놓았다. 역시 자세한 내역은 안밝혔다. KBS가 밝힌 재원구
최근 사내에 매우 중요한 경영컨설팅의 일환으로 사내전산망인 코비스에서 설문조사가 실시중에 있습니다. 이번 컨설팅은 수십억이 소요되며, 향후 KBS의 미래에도 중요하다는 말을 여러 차례 들은터라 설문에 참여하기 위해 열어본 첫 번째 설문내용을 보고 매우 당혹스럽고 몇 가지 사안에 대해 궁금하기 이를데가 없는 상황입니다. 요지는 ‘KBS에 회사에 의해 제시된 비전과 조직가치라는 것이 있는가?’에 관한 것입니다. 비전이란 조직이 존재하는 근본적인 임무에 부합하여 이를 달성하기 위한 조직의 미래상을 말하는 것으로 KBS의 경영목표나 방송지표와 같이 한 해 단위로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면 구글의 비전은 ‘세계의 정보를 조직화하고 이를 보편적으로 접근하고 사용하게 하는 것(To organ
2010년 새해 들어 예멘이 새삼스럽게 국제적 주목을 받으면서 미국의 대태러 전쟁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 예멘에서 대테러 전선을 넓히면서 ‘새로운 전쟁’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작년 3월 한국인 여행객들을 폭탄테러로 살해한 예멘의 ‘아라비아 반도 알카에다(AQAP)’ 조직이 ‘성탄절 항공기 테러’ 미수사건 배후에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미국이 AQAP에 대한 보복 공격하는 방안을 고려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범인으로 지목된 나이지리아 출신 대학생 압둘무탈라브가 실제 범인인지에 대해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서방 정보당국의 무책임한 대응도 의혹을 받고 있다.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접한 예멘 북쪽 국경지대 사다 주(州)는 사실상 전시상태다. 사다 주 일대는 아프간-파키스탄 접경지
새해 방송을 준비하다가 정채봉시인의 이라는 시를 발견했다. 오래 전에도 두어번 읽어보고 퍽 공감했던 시로 기억되는데 새해를 맞아 다시 감상하니 의미가 새로웠다. 첫 마음 정채봉 1월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 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 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한 공기 속의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 날의
이명박 정부 1년차에는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에 맞서 싸웠다. 2년차에는 한나라당 미디어법 반대와 원천무효 싸움에 매진했다. 3년차, 방송 장악과 공공성 해체 시나리오의 마지막이라 할 수신료 인상 일정이 가시화되고 있다. 1년차 싸움의 교훈은 그랬다. 정치권력과 자본으로부터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확보한다는 것, 좋은 이야기지만 방법이 문제였다. 정연주 사장 때에도 이병순 불법 사장 때에도 공영방송의 독립성은 좋은 말에 불과했다. 지금도 거론 자체가 낯부끄럽다. 독립성을 위한 법제도적 통제 장치를 갖추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방송법과 관련법을 뜯어고쳐서 자본과 정치권력으로부터의 침해를 최소한으로 받도록 민주적으로 통제하는 일이다. 이 과제를 얻었다. 아울러 언론장악에 맞서 탄압받으면서 저항했던 미디어 당
한국시간으로 6일 오전 9시.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를 접속하니 한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Big Unit officially ends 22-years career'(빅 유닛이 공식적으로 22년의 경력을 마감한다.)랜들 데이비드 존슨(Randall David Johnson) 우리에게 랜디 존슨 또는 빅 유닛으로 알려져 있는 이 괴물이 한국시간으로 1월 6일 은퇴를 선언하였다. 5,000천 탈삼진에 125개를 남겨둔 채로 말이다.그는 통산 300승을 기록한 스물네 번째 투수였고 불혹에 최고령 퍼펙트게임을 기록하기도 했다. 양대 리그에 싸이 영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내셔널 리그의 경우 1999년부터 2002년까지 4년 연속으로 수상하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2001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접했고 커트
언제부터 총리실이 방송사 작가 역할까지 했는지 당혹스러울 뿐이다. 대전충남지역 MBC KBS TJB(대전민방)가 공동기획한 ‘세종시 발전방안 토론회’에서 국무총리실이 사회자 교체를 요구하고 '토론회 여는 말 마무리 말’까지 구체적으로 작성해서 대전MBC에 전달했다. 심지어 문항과 답변형식까지 그 대본의 구체성이 방송사의 일반 토론회 대본보다 더 상세하고 구체적이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명박 정권이 2008년 YTN 사장에 구본홍씨를 KBS 사장에 이병순씨와 김인규씨를 ‘투하’함으로써 방송장악을 기도했고, 이에 대해 방송사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시민들이 지금까지 싸우고 있지만 사실상 방송장악은 완료된 상태이다. 또한 MBC를 지배하고 있는 방송문화진흥회를 통해 MBC의 보도본부장
세종시가 '정치'의 문제가 아닌 '정책' 사안이라는 MB의 말에 수사적인 문제는 없어 보인다. 진심으로 그렇게 착각하는 것은 온전한 그의 자유의지이고, 그의 진심어린 착각의 순도가 높을수록 그는 철수하기 어려워 질 것이다. 진영 논리를 좀 벗어나 보면, 정파적 동질성을 취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하는 게 아니라고 한다면, 세종시 문제의 경우 모종의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할 순 있겠지만, 정책 사안으로 이해하는 것도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세종시는 '정책'이 아니다. 이건 순도 100% 정치이다. 세상만사 모든 것이 MB때문은 결코 아니지만, 이 난데없는 세종시발 정치의 엄동설한은 순도 100% MB 때문이다. 기구한 세월을 척박하고 가련한 정치적 운명으로 살아 온 세종시를 어느
설마했다. 지난해 12월1일 MBC ‘4대강과 민생예산’이 방영되고 나서 시청자게시판에는 PD수첩을 걱정하는 글들이 쇄도했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실의 4대강 사업 대응 담당 보좌관인 필자는 당시 방영된 PD수첩을 유의 깊게 보고, 혹시 또 PD수첩이 MB 정권의 탄압을 받지 않을까 걱정했었다. (관련기사▷ PD수첩의 직격탄, 또 된통당할까 걱정) 걱정은 하긴 했지만 솔직한 심정은 “설마”하는 마음이었다. 정권이 아무리 용감무쌍하고 방통위가 그토록 무모하더라도 이 정도 수준의 비판적 프로그램에 또 손을 댈까하는 심정이었다. 기우일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의 파격적인 탄압 행보에 뒤통수를 맞았다. 필자가 순진했던 것이다. 많은
교원평가제는 2000년 2월 당시 문용린 교육부장관이 처음 교원평가제 도입의 뜻을 밝힌 이후 10년간 도입에 따른 문제점과 시행절차와 방법 등을 두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사안이다. 이에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이종걸 위원장은 2009년 10월, `6자 협의체의 논의를 통한 법제화' 의사를 표명했고 이어 지난 1월7일 여야 의원과 한국교총, 전교조, 학부모 단체 두 곳 대표 등 6인으로 구성된 ‘교원평가제 법제화를 위한 6자 협의체’를 공식 출범하였다. 그런데 국회에서 6자협의체가 첫 회의를 개최한 이튿날인 8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일방적으로 오는 3월부터 전국 모든 교원들을 대상으로 교원의 능력과 실적을 평가하기 위한 교원평가제를 실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절차상의 문제는 침묵 국회에서 ‘
새삼스러울 것도 부끄러울 것도 없는 고백을 하자면, 어릴 적에 '삼성' 관련 책을 많이 읽었다. 주로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출간하고 송병락, 이원복 콤비가 그린 만화책이었는데 그냥 어쩌다가 있어서 읽었던 것이 아니라 일일이 찾아서 사봤었다. 90년대, 아직은 솜털이 거뭇한 털보단 비율이 높던 보송한 시절의 일이다. 그 무렵은 아마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이란 화두를 던지고, 현대와의 경쟁에서 삼성이 확실한 비교우위에 서기 시작했던 때일 테다.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너무나 유명한 "마누라만 빼고 다 바꾸자"는 회장님의 앙탈이 바로 그 무렵의 걸출한 말씀이다. 그 시절 내가 읽은 삼성 책 중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는 책이었는데, 부제가 '만화로 보는 삼성의 신경영이야기'였다.(그렇
‘냉전시대의 흉기’ 국가보안법이 다시 2010년에 무덤을 뚫고 현실에 등장하고 있다. 도대체 얼마만큼 우리는 현 정권의 역사적 반동을 더 겪어야 할 지 난감하다. 희대의 사기극 언론악법을 동원해서, 방송ㆍ언론장악을 기도하였고, 사실상 완벽한 통제가 가능케 한 장본인이 바로 이명박 정권이요 한나라당이다. 국민들의 눈을 멀게 하고 귀를 먹게 하며 입을 틀어막는 짓을 지난 해 내내 자행하였던 터. 또한 엉뚱하게도 전기통신사업자법을 동원해서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를 체포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포털 사이트 토론방의 자유로운 의사개진을 위축시켰다. 포털 의 토론방 ‘아고라’가 급속히 위축되고 ‘블로거뉴스’의 힘을 사실상 제거시키면서 ‘뷰’라는 덜 시사적이고 덜 비판적인 사이트로 변질시켰다. 또한 각종
이 명박 정부의 국정운영 목표가 ‘중도실용’에서 슬그머니 ‘녹색성장’으로 바뀐 모양이다. 녹색성장과 연관성이 없는 사회-경제정책에도 ‘그린’이니 ‘녹색’이 하는 말로 포장하니 말이다. 기업들도 정부의 눈치를 살피느라 열심히 ‘그린’, ‘그린’을 따라서 합창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생활양식을 바꾸겠다는 구체적 방안은 들리지 않는다. 이제 모든 인류가 지구온난화를 피부로 느낄 듯하다. 혹서, 혹한, 가물, 홍수 등 기후변화, 철새의 이동경로 변화, 식물의 서식지 변화 따위가 그것을 말하고도 남는다. 코펜하겐 기후변화총회에서는 정치인들의 화려한 말의 성찬은 있었지만 성과는 너무 초라하다. 더 늦기 전에 새해부터라도 지구촌이란 공동체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자연변화의 경고를 겸허하게
한 번쯤 이런 질문이 필요하다. 언론악법 투쟁의 승자는 누구인가? 누가 나쁜 짓을 했고, 누가 그 나쁜 짓을 집행하고 있는가? 국회의원 중 승자를 꼽으면 그래도 민주당 문방위 소속의원들이다. 그 중에서도 천정배·최문순·장세환 의원들을 일컫는 사퇴3인방이다. 나경원, 고흥길 의원 등 한나라당 문방위 소속 의원들이 나쁜 짓을 한 장본인들이고, 부끄럼 없이 오늘을 활보하는 파렴치범들이다. 또한 최시중 위원장을 비롯한 방송통신위원회 5인의 상임위원들이 오물을 뒤집어쓰고 백주에 활보하며 다른 이들이 악취로 고통 받는 것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며 이명박 정권의 주구임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들이다. 그럼 헌법재판소는 어떤 평가를? 그들은 야비하고 비겁했으나, 언론악법이 위법이니 국회에서 재논의하라고 희미하고 흐릿하지만
의연하고 당당하라 했다고 한다. 세종시에 관한 이명박 대통령의 주문은 흡사 50년대 한일전 원정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향한 감독의 메시지와 같다. 뒤에 숨겨진 말은 행여나 ‘승부가 틀어지면 함께 죽자’쯤 될 것이다. 합리적인 토론과 절차적인 정당함에 근거하여 추진하면 그 뿐일 정책 수행 과정이 ‘의연’과 ‘당당’이라고 하는 지사적인 비장함으로 과포장되는 상항은 그렇다. 세종시가 이미 합리성을 잃고 휘청거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역사와의 대화, 국가의 백년지계를 유독 강조하고 있는 MB의 수사는 그 자체로 이성에서 많이 일탈한 초조한 자기감정의 과잉된 고백일 뿐이다. 언젠가 MB의 세종시가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어쩔 수 없이 정치 공학 차원의 전개와 결론을 맺을 수밖에 없을
인간을 동물로 만들 수 있을까? 인간이 동물이 될 수 있을까? 새해 벽두부터 웬 공상이란 말인가? 경인년이니 인간을 호랑이로 종 전환이라도 시켜보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흥행에 성공한 영화 ‘전우치’와 ‘아바타’를 보고서 꿈속을 헤매는 듯 정신을 못 차리는 것인가?아니다. 다시 장례식을 치루는 용산 참사 희생자를 생각하니, 유대인 학살을 자행한 히틀러가 불현듯 떠올라서 던진 질문이다. 아렌트가 쓴 『전체주의의 기원』을 읽어보면, 강제수용소는 유대인을 학살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었다. 수용소는 인간을 살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품위를 떨어트리고, 궁극적으로 인간을 ‘단순한 사물로 만드는 실험’을 하기 위한 곳이었다. 달리 말하면 인간이 ‘파블로프의 개’가 될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장소였다.이
기자는 분명 전문가 집단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기자가 곧 전문가인 것은 단연코 아니다. 일의 기능적인 측면에서 '보도자료'를 짜깁기하는 능력을 일컬어 전문성이라고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이른바, '전문기자'라고 하는 명명의 역사적 기원과 적합성이 어떠하든 간에 한국에 '전문기자'라고 하는 뭔가 있어 보이는 기자 그룹이 출현한지도 어언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아시다시피 '전문기자'라는 그룹의 한국적 태동은 지난 1994년 중앙일보에서부터다. 편집국 외부 전문가들을 편집국으로 끌어들이며, 보도자료 짜깁기가 아닌 진짜 기사를 만들고 사실을 분석해보자 뭐 이런 고상한 취지였다. 사실, 따지고 보면 기자의 영역 중 전문성이 필요하지 않은 곳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날로 촘촘해지는 사
그 동안 기자협회가 투쟁의 전선에 앞장서 나올 만한 의제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조중동에서부터 한겨레 경향에 이르는 광범위한 언론사의 논조 차이가 있었고, 신문과 방송 기자의 노골적인 정책 관련 갈등이 있어왔다. 더불어 서울과 지역 간의 미묘한 차이마저 도사리고 있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의미있는 저항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다는 점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앞서 언급한 그런 이해를 시민들에게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접어들었다. 이미 한국기자협회장에 당선된 우장균 기자 자신이 해직의 고통을 절절히 경험했고 체감하고 있다. 낙하산 사장에 대해, KBS가 해야 할 아이템에 대해 기획했다는 이유로 김현석 기자와 김경래 기자가, 노조 전임자 출신이었다는 이유만으로 황상길 기자가 KBS
다소 씁쓸한 일이지만 지난 한 해 “할 말은 하고 사십니까?” 혹은 “나는 할 말을 하고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많아진 한해였다. 방송장악 시도라는 일련의 흐름으로부터 시작해 한 방송사 시트콤 유행어인 ‘빵꾸똥꾸’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경고조치를 받는 상황에 이르기까지, 거시적·미시적으로 표현의 자유는 수시로 흔들렸다. 올해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 바뀐 것이 거의 없으니. 조금 지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지난해 말 광주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곱씹게 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해 12월 3일, 국정원과 광주시와 5·18기념재단 등 복수의 기관 관계자들이 5·18기념문화센터 전시실에서 열리는 ‘江강水원來’전 설치작품 ‘삽질공화국’ 철거를 요청했다. 작품에 대통령의 얼굴이 들어 있다는 이유
새천년의 10년이 지나 2010년을 맞았다. 역사를 십진법에 의한 주기로 본다면 그것은 수자적 의미 말고는 무의미할 것같다. 그러나 이 나라 역사에서 지난 100년은 우연의 의미를 넘어 치욕과 굴종의 역사가 10년 단위로 점철된다. 한-일 강제합병 100년, 한국전쟁 60년, 4-19혁명 50년, 광주항쟁 30년이 그것이다. 하지만 외세지배, 한국전쟁, 군사독재를 극복하고 경제적-민주적으로 괄목할 성장을 이룩한 반백년을 말하기도 한다. 조선은 당쟁에 눈이 먼 나머지 바깥세상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변화를 감지하지 못했다. 중국에서는 서방열강이 활거하고 일본은 서방문물을 도입하여 국력보강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 즈음 조선은 박제된 듯 변화를 거부하다 1910년 일본에 의해 국권을 침탈당하는 수모를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