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내란 우두머리’ 피고인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변론에서 '공작’이라는 주장을 연신 펼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자 시절부터 불리한 사안에 대해 단골 카드로 ‘공작’ ‘음모’를 꺼내 들었다.
윤 대통령은 20일 열린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10차 변론에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체포 명단에 대해 “저와 통화한 걸 가지고 대통령의 체포 지시와 연계해 내란과 탄핵의 공작을 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열린 6차 변론에서 “그저께(4일)와 오늘 상황을 보니까 지난해 12월 6일 홍장원 공작과 특전사령관의 김병주TV 출연부터 바로 이 내란죄와 탄핵 공작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불리한 사안마다 ‘공작’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명품백 수수’ 논란이 불거지던 지난 2023년 2월 KBS와 신년 대담에서 “시계에다가 몰카까지 들고 온 공작” “선거(총선)을 앞둔 시점에 (촬영 후 1년이)지나서 터트리는 것 자체가 정치공작”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수사를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정치 공세”라고 했다.
운 대통령이 10.29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조작설’을 거론했다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지난해 7월 출간한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왔는가’ 초판본에서 지난 2022년 12월 5일 국가조찬기도회 후 윤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퇴를 건의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에 관해 지금 강한 의심이 가는 게 있어 아무래도 결정을 못 하겠다. 이 사고(이태원 참사)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전 의장은 해당 내용을 2쇄에서 수정했다.

탄핵 소추로 직무가 정지되기 이전에 언론과의 접촉을 최소화한 윤 대통령은 공식 행사에서 ‘반국가 세력이 암약해 국가를 혼란시키는 공작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19일 을지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허위 정보 유포’ ‘사이버 공격’ 등 북한의 회색지대 도발에 대한 대응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우리 사회 내부에는 반국가세력들이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다. 북한은 개전 초기 이들을 동원해 국론 분열을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같은 해 8월 15일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반국가세력들의 준동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공산 전체주의 세력은 늘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왔다”고 했다.
2023년 9월 1일 국립외교원 6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는 “우리 자유는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아직도 공산 전체주의 세력과 기회주의적 추종 세력, 그리고 반국가 세력은 반일 감정을 선동하고, 한미일 협력이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험에 빠뜨릴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같은 해 4월 19일 ‘제63주년 4.19 혁명 기념식’에서 “거짓과 선동, 날조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들은 독재와 전체주의 편을 들면서도 겉으론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행세를 한다”고 말했으며 6월 28일 자유총연맹 창립 기념식에서 “가짜뉴스와 괴담으로 자유 대한민국을 흔들고 위협하며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는 세력이 너무 많고, 이들과 한편이 되어 반국가적 작태를 일삼는 사람도 너무 많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2023년 11월 2일 <제1차 인공지능(AI) 안전성 정상회의> 모두 발언에서는 “급증하는 가짜뉴스가 우리 자유를 위축시키고 선거 등 민주주의 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제67회 신문의 날 행사에 “잘못된 허위정보와 선동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선거와 같은 민주주의 시스템을 와해시킨다”는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대선 후보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면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시절 ‘고발사주’ 보도가 나오자 2021년 9월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공작을 하려면 잘 준비해서, 제대로 좀 하라”라면서 “저 하나 공작으로 제거하면 정권창출이 그냥 되나.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윤석열 캠프는 <정치공작진상규명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고발사주’ 공익제보자 조성은 씨가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하는 등 메신저 공격에 나섰다. 정치공작특위는 조성은 씨와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사한 것을 문제삼으며 ‘박지원 게이트’ ‘제보사주’ ‘뉴스버스 허위보도 의혹 사건’ 등의 프레임을 씌웠다. 명태균 씨가 김건희 씨에게 '박지원 제보사주' 프레임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자는 2022년 2월 현장 선거 유세 중 민주당을 겨냥해 “국민을 공작과 세뇌와 기만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나라 주인이 국민인 것도 모르고, 국민을 공작 대상으로만 생각한다” "이 사람들(민주당)은 국민을 속이는 공작 전문가”라고 맹비난했다.
또 윤 후보자는 유세 중 “(문재인 대통령이)‘사람이 먼저다’라고 했는데, 민노총만 먼저고 전교조만 먼저냐”면서 “여당 편만 들고 선거 때 같이 공작 선동하는 그런 세력만이 자기편이냐”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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