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TV조선의 '민주당 회유설' 보도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의원들을 국회 본회의장에서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TV조선은 곽 전 사령관이 '양심선언을 요구받았다'고 말한 통화 내용을 보도했다. 곽 전 사령관은 양심선언을 요구한 사람은 민주당 측이 아니라 고등학교 동기들이라고 밝혔다.

6일 경향신문은 기사 <[단독]‘공작설’에 반박한 곽종근 “양심선언 요구한 건 야당 아닌 고교 동기들”>에서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6일 '양심선언을 요구한 사람'은 고등학교 동기라고 밝혔다"며 "지난 5일 TV조선은 곽 전 사령관이 '양심선언을 요구받았다'고 말한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야당 회유 의혹을 제기했다.(중략)윤 대통령 측과 국민의힘도 이 통화 내용을 근거로 야당의 공작을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속 수감 중인 곽 전 사령관은 6일 변호인을 통해 입장을 경향신문에 전했다. 곽 전 사령관은 "영심선언을 요구한 것은 민주당 쪽이 아니라 고등학교 동기"라며 "(계엄 이후)고등학교 동기들과 여러 번 얘기했고, 동기 여러 명이 '너 빨리 양심선언을 해라' '너 빨리 그런 걸 해야 한다'는 조언을 했다"고 밝혔다.
TV조선은 곽 전 사령관과 지인이 지난해 12월 5일 나눈 통화내용을 지난 5일 [단독] 보도했다. 기사 제목은 < '끌어내라' 첫 폭로 전날 곽종근 육성 입수…"살려면 양심선언 하라더라, 내란죄로 엮겠단다">이다. TV조선은 "민주당 의원 유튜브에 출연하기 전날 밤으로, 누군가가 자신을 내란죄로 엮겠다고 했다는 표현이 등장한다"고 했다.
TV조선은 곽 전 사령관이 지인에게 "누구는 나한테 양심 선언을 하라는데 내가 어떻게 하냐, 그러냐. 내가 살려면 나보고 양심선언 하라는데..." "어찌 됐든 간에 애들이 다 사정은 아는데 그래도 뭐 내란죄로 엮겠단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TV조선은 곽 전 사령관과 통화한 지인이 양심선언을 요구한 주체에 대해 "국민의힘 쪽은 아니지 않겠냐"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TV조선 앵커는 "곽 전 사령관의 유튜브 폭로(12월 6일 김병주 민주당 의원 유튜브 출연)가 탄핵 정국의 가장 중요한 증언 중 하나인데 바로 전날 이렇게 '내란죄로 엮겠다'는 말까지 들었다는 건 증언의 신뢰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TV조선 기자는 "(김병주 의원이)곽 전 사령관에게 사실과 다른 증언을 하라고 한 걸로 볼 순 없지만, 원치 않는, 또는 내키지 않는 증언을 하도록 유도했다고 볼 여지는 충분히 있어 보인다"고 했다.
TV조선 보도 후 윤석열 대통령 측과 국민의힘이 공세에 나섰다. 6일 윤 대통령 측은 입장문에서 "결국 모든 것이 대통령에 대한 내란 몰이와 탄핵 공작임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곽 전 사령관을 협박해 민주당이 탄핵 공작에 이용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7일 사설 <“내란죄로 엮겠다며 살려면 양심선언 하란다”>에서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 변호인단은 민주당이 내란죄를 만들기 위해 곽 전 사령관을 회유·협박한 것이 드러났다고 했다"며 "그러나 홍장원 전 국정원 차장의 정치인 체포 명단 메모는 작성 시기와 장소가 의심받고 있고,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곽 전 사령관의 증언 역시 회유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대통령 탄핵심판은 어떤 결과가 나오든 우리 사회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데 선고를 앞두고 의문점이 추가로 나오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곽 전 사령관 변호인은 '내란죄로 엮는다'는 말에 대해 "(곽 전 사령관은)TV에 나오는 정치권 기사를 보고 알게 된 것"이라고 경향신문에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은 김병주 민주당 의원과 지난해 12월 5일 연락을 주고 받은 것에 대해 김병주 의원이 12월 6일 자기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달라고 제안한 것일 뿐 양심선언을 종용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곽 전 사령관은 변호인을 통해 "그 상황에서 김 의원이 '양심고백을 해라, 내란죄로 처벌받는다'는 말을 했으면 아예 (김 의원을)만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의원들을 본회의장에서 끌어내고 체포하려 했다는 것은 곽 전 사령관뿐 아니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등이 밝힌 내용이다.
곽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의 전화를 스피커를 통해 다른 간부와 군인들이 동시에 다 들었다고 증언했는데, 관련 지시 내용을 들었다는 군 간부들의 증언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13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이상현 1공수여단장으로부터 "곽종근 당시 육군특수전사령관이 통화 뒤 '대통령의 지시'라며 예하 대대장들에게 '국회의원들을 끄집어내라' 전파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당시 지휘 차량에 탑승한 해 곽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은 이상현 여단장은 향후 이 같은 지시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차량에 타고 있던 부대원들이 들을 수 있도록 일부러 지시내용을 '복명복창'했다고 한다. 또 이상현 여단장은 곽 전 사령관에게 "상부에서 국회 의결을 하지 못하도록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국회의원을 끄집어내는 게 맞습니까"라고 물었고, 곽 전 사령관은 "맞다"라고 답했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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