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TV조선의 '민주당 회유설' 보도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의원들을 국회 본회의장에서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TV조선은 곽 전 사령관이 '양심선언을 요구받았다'고 말한 통화 내용을 보도했다. 곽 전 사령관은 양심선언을 요구한 사람은 민주당 측이 아니라 고등학교 동기들이라고 밝혔다.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지난 2월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6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청구인인 국회 측 대리인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지난 2월 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6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청구인인 국회 측 대리인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경향신문은 기사 <[단독]‘공작설’에 반박한 곽종근 “양심선언 요구한 건 야당 아닌 고교 동기들”>에서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6일 '양심선언을 요구한 사람'은 고등학교 동기라고 밝혔다"며 "지난 5일 TV조선은 곽 전 사령관이 '양심선언을 요구받았다'고 말한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야당 회유 의혹을 제기했다.(중략)윤 대통령 측과 국민의힘도 이 통화 내용을 근거로 야당의 공작을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속 수감 중인 곽 전 사령관은 6일 변호인을 통해 입장을 경향신문에 전했다. 곽 전 사령관은 "영심선언을 요구한 것은 민주당 쪽이 아니라 고등학교 동기"라며 "(계엄 이후)고등학교 동기들과 여러 번 얘기했고, 동기 여러 명이 '너 빨리 양심선언을 해라' '너 빨리 그런 걸 해야 한다'는 조언을 했다"고 밝혔다. 

TV조선은 곽 전 사령관과 지인이 지난해 12월 5일 나눈 통화내용을 지난 5일 [단독] 보도했다. 기사 제목은 < '끌어내라' 첫 폭로 전날 곽종근 육성 입수…"살려면 양심선언 하라더라, 내란죄로 엮겠단다">이다. TV조선은 "민주당 의원 유튜브에 출연하기 전날 밤으로, 누군가가 자신을 내란죄로 엮겠다고 했다는 표현이 등장한다"고 했다.

TV조선은 곽 전 사령관이 지인에게 "누구는 나한테 양심 선언을 하라는데 내가 어떻게 하냐, 그러냐. 내가 살려면 나보고 양심선언 하라는데..." "어찌 됐든 간에 애들이 다 사정은 아는데 그래도 뭐 내란죄로 엮겠단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TV조선은 곽 전 사령관과 통화한 지인이 양심선언을 요구한 주체에 대해 "국민의힘 쪽은 아니지 않겠냐"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3월 5일 TV조선 '뉴스9' 보도화면
3월 5일 TV조선 '뉴스9' 보도화면

TV조선 앵커는 "곽 전 사령관의 유튜브 폭로(12월 6일 김병주 민주당 의원 유튜브 출연)가 탄핵 정국의 가장 중요한 증언 중 하나인데 바로 전날 이렇게 '내란죄로 엮겠다'는 말까지 들었다는 건 증언의 신뢰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TV조선 기자는 "(김병주 의원이)곽 전 사령관에게 사실과 다른 증언을 하라고 한 걸로 볼 순 없지만, 원치 않는, 또는 내키지 않는 증언을 하도록 유도했다고 볼 여지는 충분히 있어 보인다"고 했다. 

TV조선 보도 후 윤석열 대통령 측과 국민의힘이 공세에 나섰다. 6일 윤 대통령 측은 입장문에서 "결국 모든 것이 대통령에 대한 내란 몰이와 탄핵 공작임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곽 전 사령관을 협박해 민주당이 탄핵 공작에 이용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7일 사설 <“내란죄로 엮겠다며 살려면 양심선언 하란다”>에서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 변호인단은 민주당이 내란죄를 만들기 위해 곽 전 사령관을 회유·협박한 것이 드러났다고 했다"며 "그러나 홍장원 전 국정원 차장의 정치인 체포 명단 메모는 작성 시기와 장소가 의심받고 있고,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곽 전 사령관의 증언 역시 회유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대통령 탄핵심판은 어떤 결과가 나오든 우리 사회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데 선고를 앞두고 의문점이 추가로 나오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곽 전 사령관 변호인은 '내란죄로 엮는다'는 말에 대해 "(곽 전 사령관은)TV에 나오는 정치권 기사를 보고 알게 된 것"이라고 경향신문에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은 김병주 민주당 의원과 지난해 12월 5일 연락을 주고 받은 것에 대해 김병주 의원이 12월 6일 자기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달라고 제안한 것일 뿐 양심선언을 종용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곽 전 사령관은 변호인을 통해 "그 상황에서 김 의원이 '양심고백을 해라, 내란죄로 처벌받는다'는 말을 했으면 아예 (김 의원을)만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국방위원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곽종근 특전사령관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회유 의혹을 제기하며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강선영·윤상현·강대식·성일종 의원 (사진=연합뉴스)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국방위원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곽종근 특전사령관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회유 의혹을 제기하며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강선영·윤상현·강대식·성일종 의원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의원들을 본회의장에서 끌어내고 체포하려 했다는 것은 곽 전 사령관뿐 아니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등이 밝힌 내용이다. 

곽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의 전화를 스피커를 통해 다른 간부와 군인들이 동시에 다 들었다고 증언했는데, 관련 지시 내용을 들었다는 군 간부들의 증언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13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이상현 1공수여단장으로부터 "곽종근 당시 육군특수전사령관이 통화 뒤 '대통령의 지시'라며 예하 대대장들에게 '국회의원들을 끄집어내라' 전파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당시 지휘 차량에 탑승한 해 곽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은 이상현 여단장은 향후 이 같은 지시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차량에 타고 있던 부대원들이 들을 수 있도록 일부러 지시내용을 '복명복창'했다고 한다. 또 이상현 여단장은 곽 전 사령관에게 "상부에서 국회 의결을 하지 못하도록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국회의원을 끄집어내는 게 맞습니까"라고 물었고, 곽 전 사령관은 "맞다"라고 답했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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