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연임에 도전 중인 박민 KBS 사장이 사장 지원서를 본인이 작성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민 사장에게 “경영계획서 HWP(한글) 파일 작성일자가 9월 2일이고, 작성한 곳은 KBS 내로 돼 있다”며 “그런데 본인은 그날 코로나 때문에 출근을 못했다. 그러면 누가 작성했나”라고 물었다. 김 의원은 “본인이 한 게 아니고, 누군가 대리해서 경영계획서를 작성한 것이다. 사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박 사장은 “어쨌든 코로나 때문에 제가 며칠 못 나오긴 했는데, 그게 9월 2일인 것 같다”며 “구체적으로 저 파일을 누가 작성했는지 확인을 해보고 답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본인이 작성한 건 아니라는 얘기인 것인가”라고 묻자 박 사장은 “제가 작성을 안 했으니까 아마 회사 파일로 돼 있는 것 같은데, 이게(경영계획서) 한 사람이 다 대응할 수 없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경영계획의 방향이나 내용이나 이런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형태로 지시를 했고 그걸 취합하는 과정을 누가 거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이 “지금 지시했다고 말한 것이냐”라면서 “말을 바꾸는 기회를 드리는 것이다. 지시할 수 없다. 개인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박 사장에게 대규모 조직개편에 반발해 KBS 제작본부 제작1팀장 16인과 기술본부·제작기술센터 팀장 53인이 보직사퇴한 내용을 거론하며 “구성원들에 대한 설득 작업이 없었냐”고 물었다.
이에 박 사장이 “2월부터 조직개편안을 발표하고, 개별 직원들 직무분석을 포함해서 협의도 수차례 했고 의견수렴을 거쳤다”고 말했다. 박민 사장이 강행한 대규모 조직개편안은 ▲시사프로그램 제작 보도국 이관 ▲기술본부 대규모 축소 등으로 구성원 대다수가 반대했다.
그러나 박상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장은 “제대로 된 협의는 없었다”며 “통상적으로 제대로 협의하려면 협의된 안을 갖고 이사회에 보고를 하는 게 정상적인 절차이겠지만, 이번엔 이사회 보고 이후 협의하겠다면서 조합에 자료를 갖고 왔다”고 반박했다. 절차를 뒤집어 조직개편을 추진했다는 설명이다.

최 위원장은 사측이 조직개편에 반대한 KBS기술인협회장을 사찰했다는 내용의 문건을 공개했다. 최 위원장은 박 사장에게 “‘한국방송기술인협회장 근태 사안 검토보고’를 누가 만든 것인가, 보신 적 있냐”고 물었다. 박 사장이 ‘근태 보고에 대해 보고받은 기억이 없다’고 답하자 최 위원장은 “2024년 9월 6일 검토 결과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김승준 KBS기술인협회장에게 ‘해당 문건을 본 적 있나, 근태 관련 조사를 할 만큼 본인에게 문제가 있나’라고 물었다. 김 협회장은 “근태 관련 조사는 했다고 들었다”면서 “저는 조직개편 관련해 기술조직이 많이 축소됐고 (조직개편에 대해)협회원들의 반대 목소리가 많았기 때문에 대변하는 집회에 참석했지만, 특별한 이슈는 없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본인이 사찰됐다는 제보를 받았다”면서 “심지어 김 협회장이 퇴근 이후 MBC 문화제에 참석한 것도 체크가 돼 있다. 퇴근 이후까지 회사가 관여할 일인가”라면서 박민 사장에게 문건의 출처를 확인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박 사장은 “내부 문건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 부분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보고받은 것은 없는 걸로 기억한다”며 “이 문건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한번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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