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KBS 내부에서 경영진이 ‘광복절 기미가요 방송’ 파문을 제작 자율성을 침해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박민 사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관계자들의 책임을 묻고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박민 KBS 사장이 주재한 임원회의에서 “제작 자율성을 존중하고 강화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생긴다”는 발언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19일 ‘공사 프로그램 제작·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열었다. TF위원장은 류삼우 부사장이다. 위원은 ▲최재현 통합뉴스룸국장 ▲최성민 시사교양1국장 ▲김강훈 라디오편성기획국장 ▲최석준 기술관리국장 ▲김정택 인적자원실장 ▲박재용 심의실장 ▲장성주 멀티플랫폼전략국장 등이다.
해당 TF는 KBS가 지난 15일 광복절 첫 방송으로 <KBS 중계석>에서 일본의 기모노와 기미가요가 나오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방영한 것을 계기로 구성됐다. KBS는 TF를 통해 제작과 편성 과정의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19일 성명을 내어 “최근 간부들의 발언을 보면 이 TF의 실체를 명확히 알 수 있다”면서 “‘나비부인’ 방송 이후 사장 주재로 열린 임원회의에서는 ‘제작 자율성을 존중하고 강화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생긴다’ ‘데스킹 기능이 약화되면 안 된다’ 등의 언급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또 언론노조 KBS본부는 "제작자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기획 단계부터 인터뷰 대상자와 인터뷰 내용을 국장, 본부장 등이 사전에 확인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광복절 기미가요 방송' 파문 당일 '철저한 진상 조사로 관련자들을 문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등 엄정하게 조치하겠다'는 경영진 사과문을 거론하며 “결국 모든 잘못을 일선 제작자에게 돌리고 이 일을 빌미로 제작자의 자율성을 침해하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기적의 시작> 방영을 놓고는 그렇게 제작진의 경고와 재고를 묵살했다. 그렇게 제작시스템을 망가뜨리면서 편성권자의 권한을 운운하더니, 정작 <나비부인> 사고에 실무자 책임을 운운하다니 염치가 있기나 한가"라며 "시청자들은 <나비부인> 못지 않게 광복절에 방송된 독재자 미화 프로그램에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심지어 이제원 제작1본부장은 이번 사건이 좌파 PD들이 만들어낸 음모라는 막말을 내뱉은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제작2본부장 공석에 <KBS 중계석> 제작을 담당하는 예능센터도 이제원 본부장이 담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제원 제작본부장은 '세월호 10주기 다큐 불방', '역사저널 진행자 교체' 등을 지시·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박민 사장을 향해 “국민들은 이제 KBS를 극우 친일방송이라며 조롱하고 있다”면서 “당장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사장 포함 전 임원진 사퇴를 발표하고, 그리고 취임 이후 KBS를 친일 극우집단의 선전매체로 만든 잘못을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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