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YTN이 자사 보도가 불공정했다는 김백 사장의 대국민 사과를 녹화 방송했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앞으로 24시간 ‘땡윤방송’ 만들겠다는 낯뜨거운 충성맹세”라고 규탄했다. 언론노조는 “YTN 민영화가 말로만 민영화일 뿐 정권이 청부한 언론장악임을 명징하게 보여준 것”이라면서 “남은 것은 김백과 그 비호세력에 대한 엄중한 심판뿐”이라고 밝혔다.

YTN은 3일 오전 11시 40분께 김백 사장의 ‘대국민 사과’를 송출했다. 김 사장은 “언론은 공정하고 균형 잡힌 보도로 국민 여러분께 봉사해야 할 책임이 있지만 그동안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이 점, YTN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리는 선거 과정에서도 일부 편파‧불공정 보도로 국민 여러분을 불편하게 했다”면서 대표적인 사례로 ▲20대 대선 당시 김건희 씨 관련 보도 ▲뉴스타파 ‘윤석열 수사무마 의혹’ 인용보도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후보 내곡동 땅 의혹 보도 등을 꼽았다.
김 사장은 “이런 ‘묻지마식’ 불공정‧편파 보도로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정중하게 사과드린다”면서 “다시는 이런 부당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방송은 뉴스 PD를 거치지 않고 광고와 캠페인 등을 방송하는 주조정실을 통해 송출됐다고 한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성명을 내어 “대국민 사과라고 하지만, 실상은 ‘용산’을 향해 엎드린 것”이라며 “YTN 사장이라는 자가 권력을 향해 용서를 구한 오늘은 30년 YTN 역사에서 가장 치욕스러운 날”이라고 규탄했다.

YTN지부는 김 사장의 불공정 보도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YTN지부는 '김건희 의혹 보도'와 관련해 “김건희 씨는 과거 겸임 교수 지원서에 허위 경력을 썼다는 YTN 단독 보도 뒤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었다며 인정하고 사과했는데 무엇이 문제냐”면서 “김백은 이른바 ‘쥴리 의혹’ 보도가 잘못이었다고 물고 늘어지는데 당시 국민의힘 반론도 충실히 기사에 반영했다. 선거 국면에서 세상이 ‘쥴리 의혹’으로 시끄러운데 24시간 뉴스채널은 일언반구도 하지 말아야 했다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YTN지부는 ‘오세훈 내곡동 땅 의혹’ 보도와 관련해 “당시 검찰이 관계자 2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오 후보가 토론회에서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가지 않았다’고 한 발언은 허위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면서 “뉴스타파 인용보도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묻지마식 제재’에 나섰지만, 법원에서 집행정지된 사안이다. 대체 무엇을 사과한다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YTN지부는 “김백의 사과 방송은 KBS 박민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과 판박이”라면서 “윤석열 정권의 하수인들이 하는 짓들이 뻔하고 유치한데 김백은 비겁하기까지 하다. 영상은 강당에서 충복들만 뒤에 세우고 카메라 앞에서 몰래 녹화했다”고 전했다.

YTN지부는 “용산 보라고 한 짓”이라며 “앞으로 24시간 ‘땡윤방송’ 만들겠다는 낯뜨거운 충성맹세로 김백의 사과를 국민 앞에 사과한다. YTN 언론노동자들은 권력 앞에 고개 숙이지 않으며 무도하고 폭력적인 윤석열 정권에 대한 감시를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고 무자격 사장 김백을 반드시 몰아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날 언론노조도 성명을 내고 “(김 사장의)발언 하나하나가 모두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심기를 건드린 보도에 대한 사죄였고, 방통심의위의 위헌적 국가 검열에 절대 복종하겠다는 충성 맹세”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김백 사장의 대통령 충성 서약은 YTN 민영화가 말로만 민영화일 뿐 정권이 청부한 언론장악임을 명징하게 보여준다”면서 “이제 남은 것은 김백과 그 비호세력에 대한 엄중한 심판과 언론계 영구 퇴출뿐이다. 김백과 그 일당들이 찍고 있는 언론장악 3류 드라마의 결말은 언론자유의 헌법가치와 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염원해 온 양심적 언론노동자와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시민들에 의해 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윤석열 정부 비판이 담긴 ‘돌발영상’이 보도제작국장의 지시로 불방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김백 사장은 '돌발영상' 폐지 사태의 고위 책임자로 지목된 바 있다. YTN은 김백 사장 취임 직전인 지난달 29일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진행자 박지훈 변호사를 보수 유튜버 배승희 변호사로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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