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MBC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보도를 심의하면서 가짜뉴스를 잣대로 들이대 바로잡는 일이 벌어졌다. 류희림 위원장은 ’가짜뉴스 척결에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류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도 조선일보 기자가 전용기 탑승이 배제된 사례가 있다”는 근거로 MBC 보도를 문제삼았다.
그러나 방통심의위 홍보팀은 출입기자 공지를 통해 “류희림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 때 남북고위급회담 당시 전용기에 조선일보 탈북민 기자를 배제한 사실‘을 언급했으나 당시 교통수단은 전용기가 아닌 버스임을 확인해 바로잡는다. 참고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대통령 순방 행사가 아니었다.

방통심의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12일 ‘자사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소식을 불공정하게 전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MBC <뉴스데스크>에 대한 의견진술을 진행하고 법정제재 주의를 결정했다. 류희림 위원장·황성욱·허연회 위원은 법정제재 ‘주의’, 옥시찬·김유진 위원은 문제없음 의견을 냈다.
해당 프로그램은 당초 방송소위에서 권고 1인, 문제없음 2인, 의견진술 2인으로 ‘의결보류’가 결정됐으나 지난달 11일 방통심의위가 여·야 4대 3 구도로 재편된 후 열린 첫 전체회의에서 ‘의견진술’로 전환됐다. 프로그램 심의에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 4항이 적용됐다. 해당 조항은 ‘방송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되는 사안에 대해 일방의 주장을 전달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날 류희림 위원장은 의견진술자로 참석한 박범수 MBC 취재센터장에게 “지난 2018년 10월 문재인 대통령 당시 조선일보 탈북민 출신 취재기자가 전용기 탑승이 배제된 사례가 있었다”면서 “그 부분을 빼서 보도한 것은 현 정부의 조치를 비난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박 센터장은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측면은 아니라고 생각하다”고 선을 그었다. 박 센터장은 “‘자사에게 유리한 입장만 일방적으로 전달했다’는 주장에 대해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MBC가 직접 당사자라는 것은 표면적인 것이고 이 문제는 취재자유와 언론자유에 헌법적 가치를 심각하게 침해한 사안이라고 해석했다. 저희와 다른 논조를 가진 언론도 당시 비슷한 논조로 보도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방의 주장만 했다고 하는데, 여러 의견을 종합하고 취재해서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또 류 위원장은 “보수단체들은 대통령실의 조치에 대해 긍정적 의견을 냈는데 일방적으로 뺀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박 센터장은 “기사에 반영한 언론단체는 언론노조, 기자협회, 시민단체, 헌법학자 단체 등 언론에서 인용해도 문제가 없는 공인된 단체들”이라며 “당시 보수단체들이 어떤 말을 했는지 확인해 봤지만, 인용할 수 없을 정도의 비중이었다”고 말했다.

야권 추천 김유진 위원은 “방통심의위가 언론자유를 억압하는 기관으로 외신에 등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꼬집으며 “방송사가 이해 당사자라는 이유만으로 제재하면 다양한 미디어 정책이나 언론 자유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사안에 대해 방송사가 비판적으로 다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대통령실의 전용기 탑승 배제는 나라 안팎에서 언론탄압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사안이고, MBC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는 사건"이라며 "이것을 비판적으로 보도했다고 제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은 “류희림 위원장이 밀어붙인 가짜뉴스심의센터에 접수된 123건의 민원 중 50여 건이 JMS 관련 내용”이라며 “만약 해당 조항을 (방통심의위가)과도하게 적용하면 방송사가 JMS나 민원인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규정 위반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공정성 조항 적용에 대한 맹점을 지적해 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방송소위는 뉴스타파의 ‘윤석열 수사무마 의혹’ 보도를 인용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에 대해 각각 법정제재 ‘경고’와 ‘주의’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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