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10.29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에 대한 책임으로 탄핵 소추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심판 청구가 기각됐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269일 만에 나온 결정이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와 유가족협의회는 헌재의 기각 결정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참사 최고 책임자임에도 어떤 책임도 인정하지 않은 행안부 장관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규탄했다.
헌법재판소는 25일 이 장관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9인 전원일치로 기각을 선고했다. 헌재는 "재난관리 주무부처의 장으로서 재난대응 과정에서 최적의 판단과 대응을 하지 못했다”면서 “헌법과 법률의 관점에서 재난대응기구의 설치·운영 및 재난관리 총괄·조정 등에 관한 재난안전법, 공무원의 성실의무 등을 규정한 국가공무원법,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관한 헌법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 장관의 사후 대응이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했고, 이 장관의 참사 원인 등의 발언이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면서도 “파면을 정당화할 사유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기각 결정 직후 업무에 복귀한 이 장관은 입장문을 내어 “10.29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분들께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이번 폭우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분들과 이재민 여러분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이번 기각 결정을 계기로 참사와 관련한 더 이상의 소모적인 정쟁을 멈추고, 다시는 이러한 아픔을 겪지 않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기각 결정이 나자 폭우 피해가 발생한 충남 청양을 방문했다.
대통령실은 “탄핵 소추 제도는 자유민주주의 헌법 질서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이상민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는 거야의 탄핵소추권 남용이다. 이러한 반헌법적 행태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인 김승원 의원은 이상민 장관의 탄핵 소추 기각을 전망했다. 김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법리적으로나 외국 사례를 비추어 봐도 159명이 돌아가신 대형 참사에 있어 정무직 장관을 탄핵을 상식적으로 인용해야 한다고 보이는데, 헌법재판관들이 소극적으로 법 해석에 치중한다든가, 아니면 정말 중대한 법 위반이 있는지 물리적인 쪽으로만 해석하면 보수적인 헌법재판관들이 탄핵 심판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법사위원장)이 탄핵소추위원장이어서 재판에 성실히 응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었는데, 과정은 어땠나’라는 질문에 김 의원은 “법사위원장이나 국민의힘이 선임한 변호인단 소추위원들이 방해만 하지 않아도 다행이다라는 심정으로 탄핵심판에 임했다”며 “(이들이) 방해하지 않고, 탄핵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국민의힘 선임한 변호사 한 분이 KBS 이사로서 조선인이냐 아니면 대한민국 국민이냐 이런 망언을 했다”며 “사실 그런 면에서 저희는 기대도 하지 않았고, 방해도 그렇게 받진 않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태원 참사특별법이 직권으로 상정이 되었는데, 6개월 뒤 반드시 통과시켜 제대로된 진상규명을 통한 유가족의 피해 회복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심판에서 국회 측 법률대리인단장을 맡은 김종민 변호사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여론에 대해 “문명개화가 덜 된 전근대 조선인들”이라고 비난하는 글을 자신의 SNS에 게재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후쿠시마 핵 처리수를 둘러싼 헛소동을 보면서 대한민국은 여전히 조선의 때를 벗지 못한 전근대 후진국임을 실감한다”며 “벤츠 타고 에르메스 걸치고 돌아다니며 호의호식 해봐야 정신적 전근대성을 벗어나지 못하면 문명 개화가 덜 된 남조선일 뿐”이라며 “이성과 과학과는 거리가 먼 비합리의 정신세계를 근본적으로 개조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근대화, 선진국의 길은 절대 도달할 수 없는 헛된 망상일 뿐이다. 후쿠시마 괴담을 믿는 당신, 한국인인가 조선인인가”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국민 56.3%가 IAEA 후쿠시마 오염수 보고서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기사를 두고 “아직도 문명개화가 덜 된 전근대 조선인들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또 김 변호사는 SNS에서 일본이 “욱일승천”하고 있다고 여러차례 언급하며 우리나라는 “전근대”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으로 순천지청장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는 현재 KBS 이사직을 맡고 있다. 김 변호사는 지난 12일 열린 KBS 이사회에서 남영진 이사장이 ‘KBS 공론조사’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자 이사회장 테이블에 올라 여러 차례 발을 구르며 “지금부터 남영진 이사장은 이사장 자격이 없다”고 고함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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