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민의힘이 국정감사에서 독립성이 보장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과 박성제 MBC 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추천 방통위 상임위원까지 나섰다.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여당 간사 박성중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철학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한상혁 위원장 사퇴를 요구했다. 윤 대통령 해외 순방 중 욕설 파문과 관련해 MBC가 조작 자막으로 국익을 훼손했다며 박성제 MBC 사장 사퇴, MBC 민영화 등을 촉구했다.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과 김효재 방통위 상임위원이 질의응답하고 있다 (MBC 유튜브 중계화면 갈무리)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과 김효재 방통위 상임위원이 질의응답하고 있다 (MBC 유튜브 중계화면 갈무리)

이와 관련해 박 의원은 방통위 설치법상 위원장 등은 대통령과 철학이 맞아야 한다는 근거를 들었다. 현행법상에서 방통위 상임위원은 대통령 추천 2명(위원장 포함), 여당 추천 1명, 야당 추천 2명 등으로 구성된다.  

국민의힘 추천 김효재 상임위원이 호응했다. 박 의원이 "김효재 위원, 한상혁 위원장이 사퇴해야 하는 이유라도 있냐"고 묻자 김 위원은 "집권여당이 안정적으로 방통위를 운영하라는 법의 명령이다. 따라서 방통위원장이 끝까지 남아있는 것을 옳지 않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나 방통위설치법 제1조는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및 공익성을 높이고 방통위의 독립적 운영을 보장'한다고 이 법의 목적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방통위설치법은 위원장을 비롯한 방통위원 임기를 3년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별도의 '신분보장' 규정까지 두어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다. 

박 의원은 "대통령과 정치철학이 완전히 다른데도 물러나지 않겠다고 버티면 참 불쌍하고 가련하다. 방통위 공무원들이 너무 자리에 연연하고 불쌍하다고, 소신이 없고 비굴하다고 얘기한다"며 들어봤느냐고 질문했다.

한 위원장은 "듣지 못했다"고 답했고 과방위원장을 대리해 회의를 진행한 조승래 야당 간사는 "아무리 피감기관이라도 인식공격은 하지 말라. 국회법에도 모욕발언 금지조항이 있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박 의원은 "인신공격이 아니다. 들리는 얘기를 한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방통위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독립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통령과 철학이 맞느니 안 맞느니 하는 질문에 강하게 항의해야 하지 않느냐"며 "방통위와 언론의 독립성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아무리 국감장이지만 말이 아닌 얘기에 대해 강하게 항의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방통위원장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후 박 의원이 '말이 아닌 얘기'라는 발언을 문제삼자 고 의원은 "국회를 향해 대통령이 욕설한 것에 대해서는 발끈하지 않으면서 이 말 한마디에 발끈하는 것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맞받았다. 한 위원장은 방통위원 임기 보장에 대해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 나아가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말했다. 

또한 박성중 의원은 윤 대통령 욕설 영상을 보도한 MBC가 보도준칙과 윤리강령을 위반하고 부정확한 음성을 자막으로 조작했다면서 MBC 사장과 방통심의위원장 사퇴를 주장했다. 정연주 방통심의위원장은 현재 MBC 보도에 대한 40여 개의 민원이 접수된 상태로 안건상정과 방송소위원회 심의 등이 절차와 순서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박 의원은 "대통령과 철학이 안 맞는데 방통심의위원장 사퇴할 생각이 없냐"고 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한 위원장을 향해 "MBC가 정식보도가 아니라 유튜브로 먼저 보도해서 반복싱크를 해놨다"며 "이 정도로 하려면 사장과 경영진이 지시하지 않고는 할 수가 없다. MBC 사장 사퇴사유인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보도편집은 (경영진과)독립돼 있기 때문에 그러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MBC 사장 사퇴 문제는)제가 언급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 의원은 "MBC가 우파, 국민의힘에 대해 우호적인 보도를 해준 기억이 있냐", "MBC가 재허가 심사에서 650점 미만을 받으면 재허가 거부할 생각이 있냐", "MBC는 공영방송임을 포기했는데 민영화할 생각이 없냐"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도 MBC 민영화를 주장했다. 김 의원은 "MBC는 조작방송도 모자라 한국과 미국 사이를 이간질했다. 바이든 자막 사건은 언론자유의 문제가 아니라 최소한의 윤리강령과 취재보도준칙도 지키지 않은 방종의 문제"라면서 "방통위는 공영방송 MBC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규제를 할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민영화를 할 것인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방통위가 규제기관이지만 구체적인 보도 하나하나에 대해 판단을 하고 옳고 그름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우리 헌법과 법도 언론의 자유를 보장함과 더불어 피해자 구제를 규정하고 있다. 그런 절차에 따라 진행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대통령실이 MBC에 악에 받친 공문을 보내 언론검열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서 "모두가 알고 있는 진실, 여러 번 확인한 내용을 먼저 보도했다고 MBC를 본보기 삼아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이 아니면 뭔가"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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