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책은 있다. 고공농성자 2명이 일단 내려온다면 공개하겠다.” 4일 오후 씨앤앰이 노동조합에 제시한 ‘해결책’이다. 지난 1일 해고자 109명을 ‘설치·영업전문 하도급업체’으로 신규채용하는 식으로 하겠다고 밝힌 씨앤앰이 노동조합의 교섭 거부와 사회운동단체의 비판에 새롭게 제시한 ‘해법’이다. 기존 ‘꼼수’ 해결책에서 한 발 더 나간 ‘노조 압박’ 의도로 보인다.
4일 희망연대노동조합에 따르면, 이날 오후 재개한 3자협의체에서 씨앤앰은 “(설치·AS·내근 노동자에게 영업을 시키는 1일 안과 다른) 해법이 있다”고 밝혔으나, “안을 공개하기에 앞서 2명의 고공농성자가 109명 문제 해결과 함께 내려와야 한다”는 것을 조건으로 달았다. 씨앤앰은 최대주주 변경 시 구조조정 중단, 직접고용과 간접고용 노동조합과 2014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 해고기간 위로금 지급 등 나머지 3가지 요구에 대해서는 “천천히 정리하자”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노동조합의 반대로 교섭은 20분 만에 결렬됐다.
앞서 지난 1일 씨앤앰은 해고자들이 직접 설치·영업전문점을 설립하거나, 업체운영자가 있다면 이곳을 통해 해고자 109명을 정규직으로 신규채용하겠다는 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희망연대노동조합은 ‘원직 복직’과 4대 요구안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며 3일 열린 교섭자리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씨앤앰은 3일 밤 노동조합을 통해 ‘새로운 안이 있다’며 교섭 재개를 요청했고, 4일 오후 교섭을 진행했다. 희망연대노조는 “회사가 전제조건을 달며 안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노동조합은 이날 교섭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해고 외주업체 사장이 (3자협의체에) 오지 않은 상황에서 해결안에 대해 신뢰할 수 없고, 고공농성자를 전제조건으로 하는 것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동조합은 “교섭 재개 20분 만에 결렬을 선언하고 퇴장했다”고 전했다.
<미디어스>는 씨앤앰 장영보 사장에게 ‘해결책’과 4대 요구안 관련 의견을 묻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하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으나 의견을 들을 수 없었다. 씨앤앰 홍보팀은 <미디어스> 취재에 일체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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