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앰 ‘먹튀’ 당사자로 지목되고 있는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씨앤앰 용산지사 쪽 직원들이 김병주 회장 집앞에 집회신고를 내고 ‘판촉행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조합의 일인시위, 기자회견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2일 희망연대노동조합에 따르면, 씨앤앰 용산지사 측은 용산경찰서에 집회를 신고하고 이날 오전부터 서울 이태원동 김병주 회장 집 앞에서 행사를 벌이고 있다. 희망연대노조 관계자는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용산지사 지시로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경찰이 친 가이드라인 안쪽에서 방판 직원들이 전단지를 돌렸다”고 전했다.

▲ 2일 오전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의 이태원 자택 앞 풍경. (사진=희망연대노동조합)

사모펀드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지난 2008년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와 손을 잡고 ‘국민유선방송투자(KCI)’를 설립, 인수할 기업인 씨앤앰을 담보로 잡고 매각대금의 절반 이상을 금융기관에서 차입한 뒤 씨앤앰을 사들였다. 현재 KCI의 차입금은 2조 원이 넘는다.

씨앤앰 노동자들은 지난 6월 이후 하도급업체 변경과정에서 발생한 109명 대량해고가 MBK파트너스 등 투자자의 ‘먹튀’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김병주 회장 집 앞에서 일인시위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해고자들은 MBK파트너스가 입주한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150일 넘게 노숙농성 중이고, 두 명의 하도급업체 노동자들은 21일째 고공농성 중이다. 씨앤앰 직접고용 노동조합(희망연대노조 씨앤앰지부)은 지난달 파업에 돌입했다.

용산지사 측이 김병주 회장 집 앞을 ‘점유’한 이유는 김 회장에 대한 비판여론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집회를 신고하고 영업활동을 하는 것은 이 장소를 지키겠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씨앤앰 홍보팀 관계자는 “집회에 대해서는 아는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병주 회장은 지난달 28일 집 앞을 찾아온 씨앤앰 노동자들에게 “MBK파트너스는 씨앤앰의 대주주인 국민유선방송투자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 중 하나일 뿐이므로, MBK파트너스나 제가 씨앤앰을 경영하는 것은 아니며 또한 그럴 수도 없다”는 내용의 편지를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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