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26일 방송된 KBS '시사기획 창' <원팀 대한민국, 세계를 품다> 편이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성과를 부각해 '윤비어천가'라는 안팎의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제작 과정이 불투명해 대통령실과 조율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KBS 1TV '시사기획 창-원팀 대한민국, 세계를 품다' 방송화면 갈무리
KBS 1TV '시사기획 창-원팀 대한민국, 세계를 품다' 방송화면 갈무리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본부)는 27일 발표한 성명에서 "정권 사주를 받았나"라고 규탄했다. KBS본부는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 1년 간 13차례에 걸친 해외 순방 사실을 돌아보면서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위대한 여정으로 그려내며 성과를 나열하는 데 열중했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 밤낮 없이 해외를 오가는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 그 자체로 표현됐다"며 "특히 힘든 순방을 마치고 전용기에서 환영 인파도 없는 어두운 활주로로 내려가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마지막 컷까지 그야말로 완벽한 윤석열 대통령을 위한 찬가였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정권의 성과, 즉 ‘공(功)’을 다루는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과(過)’를 짚어 최소한 프로그램이 다루는 대상에 대한 일방적 찬양이나 홍보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공영방송 제작자의 기본자세"라며 "더구나 미국, 일본 몰빵 외교로 인한 최대 시장 중국과의 단절, 엑스포 유치 실패, 순방 중 기업 총수들과의 술자리 논란, 과잉 의전 요구 논란 등 윤 대통령의 잦은 해외 순방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있음에도 '시사기획 창'은 이런 ‘과(過)’를 일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KBS 1TV '시사기획 창-원팀 대한민국, 세계를 품다' 방송화면 갈무리
KBS 1TV '시사기획 창-원팀 대한민국, 세계를 품다' 방송화면 갈무리

KBS는 26일 '시사기획 창' <원팀 대한민국, 세계를 품다> 편에 대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올해 1월 아랍에미리트 국빈 방문으로 한 해의 시작을 연 윤석열 대통령. 이때 처음으로 대통령 해외 순방을 함께하는 경제사절단이 꾸려졌고, 우리나라 기업인 그리고 경제인 100여 명이 대통령과 함께 중동으로 향했다"며 "해외 순방의 초점을 ‘경제’에 두고 움직이는 ‘원팀 대한민국의 세일즈 외교’가 시작된 것"이라고 전했다. 

KBS는 "1월 아랍에미리트를 시작으로 마지막 순방인 네덜란드 국빈 방문까지, 총 13차례 해외 순방을 함께 한 ‘원팀 대한민국’은 2023년 한 해에만 15개국을 방문해 경제와 공급망, 안보 협력을 논의하고 실익으로 이어지는 투자성과를 만들어 냈다"며 "대통령과 정부, 기업인과 경제인이 하나 돼 움직이는 ‘원팀 대한민국’, 지난 1년간 세계에 보여준 우리의 ‘원 팀 전략’과 성과에 대해 알아본다"고 했다. 

지난 23일 유튜브 채널 'KBS시사' 댓글란에는 '시사프로가 아니라 국민에게 강제 유료구독 시킨 유튜브 방송이 됐다', '박민의 방송은 역시 다르다', '원팀 21 vs 사우디 119 성과 맞나', '수신료 아깝게 해서 민영화시키려고 하나', 'KBS 도대체 뭐하는 곳이냐' 등의 글이 게재됐다. 

KBS는 유튜브에 게재했던 <원팀 대한민국, 세계를 품다> 방송분을 삭제했다가 다시 게재했다. 이에 따라 기존 비판댓글은 삭제됐다. 댓글란에는 '원래 있던 방송 지우고 다시 올렸다', '비판 댓글 삭제하는 것도 추잡스럽다', '하다하다 댓글까지 지운다', '다시 올린 꼬라지 보라' 등의 글이 게재됐다.  

KBS '시사기획 창' 시청자 게시판에는 '날카롭던 시사프로그램이 날아간다', '청와대가 만든 프로그램인 줄 알았다', '이 프로그램 만든 분들 언론종사자가 맞나', '국민을 희롱하는 수준으로 제작자와 기자들에게 한심하다는 소감을 남긴다', '살다 이런 방송을 본 적이 없다', '수신료가 아깝다' 등의 의견이 달렸다. 

유튜브 채널 'KBS시사'  영상에 달린 댓글
KBS시사 유튜브 '시사기획 창-원팀 대한민국, 세계를 품다' 영상에 달린 댓글

언론노조 KBS본부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은 시사제작2부 최 모 부장이 직접 원고를 쓰고 제작했다. 부서원들도 예고편이 나가기 전까지 프로그램의 내용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어떻게 이런 수준 미달의 프로그램이 방송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프로그램에 나온 영상 가운데 다수를 대통령실에서 제공 받았다는 점, 외교 라인 핵심이라는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주요 인터뷰이로 나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대통령실의 발주까지는 아니더라도, 제작 과정에서 상당 부분 조율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향후 공정방송위원회를 통해 해당 프로그램의 제작 과정을 검증할 계획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검증 과정에서 윤석열 정권과의 조율 등이 확인될 경우, 최 부장을 비롯해 박민 사장과 장한식 보도본부장을 방송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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