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 “대통령만을 위한 위헌·위법 행위를 서슴지 않는다"면서 탄핵을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30일 성명을 내어 “이동관은 대통령이 임명한 단 한 명의 상임위원만을 허수아비로 세워놓고 방통위 및 위원장의 직권남용, 불법 행위, 반헌법 행위와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면서 헌법 제65조에 따라 탄핵 소추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헌법 제65조는 ‘공무원이 그 공무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국회에 탄핵의 소추를 의결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언론노조는 이 위원장의 탄핵 사유로 ▲공영방송 이사에 대한 추천 및 임명 등 관리·감독 의무 해태 ▲공영방송 이사회의 파행 운영 방치·조장 ▲방송 제작 및 편성의 자율권 침해 ▲권한을 넘어선 언론보도 및 인터넷 표현물에 대한 심의·제재 지시 등을 제시했다.
언론노조는 “이동관은 부당노동행위로 벌금형이 확정된 최기화 씨는 EBS 감사로 임명하고, 권태선 방문진 이사는 당사자도 아닌 MBC 사장이 부당노동행위로 기소됐다는 이유만으로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해임했다”면서 “이중 잣대일 뿐 아니라 공영방송 이사 결격사유에 대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KBS에서 이사회가 스스로 정한 의결절차가 무시되고 이사장의 월권으로 사장 임명 제청을 강행할 때 일말의 권고조차 내리지 않았고,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에는 권태선 이사장의 무리한 해임에 따른 복귀로 이사회 인원을 초과하는 파행을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이동관은 인사 청문회에서 방통위의 권한을 넘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가짜뉴스’에 대한 모니터와 제재 조치를 요청하겠다는 발언을 했으며 이는 그대로 방통심의위의 심의로 이어졌다”며 “그는 취임 이후 뉴스타파와 같은 인터넷 언론은 방심위 심의 대상이 아님에도 이를 무시하고 심의 가능하다는 허위보고서를 대통령에게 제출했다”고 전했다.
방통위는 지난 9월 뉴스타파의 ‘윤석열 수사무마 의혹’ 보도를 인용한 KBS·MBC·JTBC 등의 팩트체크 검증 시스템을 실태 점검하겠다며 해당 방송사에게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방통위는 실태점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들 방송사의 재허가·재승인 조건 위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언론노조는 “재허가라는 강력한 규제권한을 가진 방통위가 내용심의에 나선 것은 엄연한 이동관의 직권남용”이라고 지적했다.
방통심의위는 뉴스타파 ‘윤석열 수사무마 의혹’ 보도를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이를 인용한 방송사들에게 무더기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또 방통심의위는 방통위와 협의를 통해 인터넷 언론사의 콘텐츠에 대한 심의에 나섰다. ‘가짜뉴스 심의전담센터’를 신설한 방통심의위는 첫 안건으로 ‘뉴스타파’ 보도를 상정했으며 ‘의견진술’을 의결했다. 일반적으로 의견진술은 중징계를 전제로 진행되는 절차다.
언론노조는 “이동관은 취임 직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업무인 이동통신 요금제 조정을 이동통신 3사 대표와 만나 논의하는 월권을 행사하여 국정감사에서 지적받기도 했다”면서 “지난 10일 국정감사에서 이동관은 특정 국가에 치중된 포털 국가대표 경기 응원 댓글에 대해 여당이 요구한 ‘댓글국적표기법’을 과기부가 아닌 방통위가 협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법률로 정한 방통위와 과기부의 업무 영역을 정면으로 거스른 행위”라고 했다.
언론노조는 “역대 어떤 정부에서도 임기 시작 석 달도 되지 않아 이렇게 탄핵 사유를 겹겹이 쌓고 있는 인물을 우리는 본 적이 없다”며 “언론자유와 방송독립을 위해 만든 합의제 구조를 복원하지 않은 채 대통령 하명 수행비서 조직처럼 운영한 것만으로도 이동관은 방통위원장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자신이 있는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도 모르고 오직 대통령만을 위한 위헌·위법 행위를 서슴지 않는 행정기관장에게 가능한 법적 조치는 탄핵뿐”이라고 강조했다.
언론노조는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민심이반에 직면해 ‘반성’, ‘변화’를 입에 담으며 사탕발림에 몰두할 게 아니라, 위헌적 언론탄압으로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1등 공신 역할을 하고 있는 이동관을 탄핵하라”면서 “야4당은 언론자유의 헌법가치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선택이 국민을 섬기는 일이다. 좌고우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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