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고발사주 재판 과정에서 지난 21대 총선 직전 중앙일보 수뇌부가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들과 모임을 갖고 '도와줄 테니 잘해보라'고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언론사 수뇌부가 총선 때 특정 정당과 부적절한 모임을 가졌다는 것으로 지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가운데)씨가 2일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가운데)씨가 2일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 심리로 진행된 손준성 검사의 고발사주 혐의 재판에 제보자 조성은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재판에서 조 씨는 2020년 총선 직전 김 의원을 처음 만날 당시 중앙일보 발행인과 논설위원들이 동석했다고 증언했다.

조 씨는 김웅 의원을 처음 만나게 된 경위를 묻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검사 질문에 "김웅 의원을 처음 본 것은 3월 중순에서 말 경"이라며 "(미래통합당)선거대책위원회 출범 전 언론인들과 미래통합당 후보들의 식사 자리에 제가 초청을 받아 만나게 됐다"고 밝혔다.

조 씨는 "좀 부적절할 수 있지만, 당시 (자리에) 있던 분이 중앙일보 사장이었던 박장희 그 분이 계셨고, (중앙일보)논설위원들이 있었다"며 "김용태 후보(당시 미래통합당 사무총장), 당시 후보는 아니었지만 전직 의원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 분들이 여럿 있던 자리"라고 설명했다.

공수처 검사가 "해당 자리가 어떤 자리였느냐"고 묻자, 조 씨는 "사실 이건 법정에서 처음 증언하는데, '특정 언론(중앙일보)이 도와줄 테니 잘해보라'는 취지의 모임이었다"고 밝혔다.

조 씨는 당시 김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고 증언했다. 조 씨는 "김웅과는 어떤 대화를 했느냐"는 공수처 검사 질문에 "제 개인적으로는 좋은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후보라고 생각해 적극적으로 인사를 나눴다"며 "제가 기억하기로는 당시 (김 의원이)윤석열 씨와 친분관계를 강조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고발사주 사건은 지난 2020년 4월 3일과 8일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었던 손준성 검사가 사법연수원 동기 김웅 국민의힘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을 통해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범여권 정치인과 언론인들에 대한 고발장을 전달한 것을 말한다. 

공수처는 지난해 5월 손 검사를 공직선거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미디어스는 중앙일보 측에 조 씨 증언에 대한 입장을 물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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