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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지 감수성 제로" 오덕식 판사가 ‘n번방’ 재판을?"오덕식 판사, 성폭력 관련 재판 자격없다"...최종범 불법촬영혐의 무죄, 성추행 혐의 조선일보 기자 무죄, 웨딩 불법촬영 집행유예
김혜인 기자 | 승인 2020.03.27 18:54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진으로 활동한 뒤 별개의 성 착취물 공유방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된 10대 이 모군의 재판을 오덕식 부장판사가 맡게 된 사실이 알려지며 반발 여론이 일고 있다.

검찰은 최근 조주빈과 함께 ‘박사방’ 운영에 가담한 공범 4명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이 중 16살 이 모 군은 ‘태평양 원정대’라는 파생 대화방을 만들어 성 착취 영상물을 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오덕식 판사가 담당한다. 오는 30일 첫 공판기일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검찰이 추가 수사를 위해 기일 연기를 신청한 상태다.

오 판사가 성 착취물 공유 사건의 재판을 맡게 된 사실이 알려지며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7일 오전 ‘N번방 담당판사 오덕식을 판사자리에 반대, 자격박탈을 청원합니다’란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오덕식 판사는 성범죄자들에게 이상할 정도로 너그러운 판결을 내려준 적이 있는 판사”라며 “성인지 감수성 제로에 가까운 판결과 피해자를 2차 가해한 판사를 누가 n번방 담당 판사로 인정해주겠냐"고 사법부에 물었다. 이어 "그는 절대 다시는 성범죄에 판사로 들어와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은 올라온 지 하루가 채 지나기 전에 13만명 넘게 동의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온 게시글.

한국여성단체연합은 같은 날 오후 “오덕식 판사는 텔레그램 성착취 관련 재판을 맡을 자격이 없다”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오덕식 판사는 성폭력 가해자들에게는 면죄부를 주고 피해자의 일상 복귀는 어렵게 하는 판결을 내린 인물”이라며 오 판사가 성착취 대화방 관련 재판을 맡는 걸 반대했다.

여성단체연합은 “오 판사는 지난해 8월 최종범에게 고 구하라씨가 연인인 관계였다는 이유로 불법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또한 재판 과정에서 ‘영상의 내용이 중요하다’며 불법 촬영물을 받아보았고 판결문에 두 사람이 성관계를 나눈 횟수와 장소까지 적는 등의 2차 가해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 장자연 씨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던 전 조선일보 기자에게도 무죄를 선고하고 서울시내 웨딩홀에서 수 십 차례 불법촬영을 저지른 사진사에게도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등 성인지감수성이 전무한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연합은 “심각한 결격사유가 있는 문제적인 인물이 여전히 성폭력 관련 재판을 맡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며 “오덕식 판사는 텔레그램 성착취 관련 재판뿐만 아니라 어떠한 성폭력 관련 재판도 맡을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사법부에는 “미투운동을 통해 여성들이 요구했던 사법 정의 실현에 대한 책임을 또 한 번 방기하려 하는가”라고 물으며 “이러한 일이 또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성폭력 사건에 대해 성인지 감수성을 가진 재판부 배정 등 재발방지 시스템을 마련하라”라고 말했다.

녹색당,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등 7개 단체가 지난해 11월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등 혐의를 받은 최종범 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오덕식 판사의 사직을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오덕식 판사는 지난해 8월 고 구하라 씨를 불법촬영물로 협박한 최종범씨에게 해당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오 판사는 재판 당시 구 씨 측이 강하게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구 씨의 영상을 봐야한다고 주장했고 실제 영상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구 씨가 최씨에게 먼저 연락했다’, ‘두 사람은 성관계를 가지는 사이였다’, ‘구씨가 먼저 제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영상촬영이 불법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후 구 씨는 11월 죽음을 택했고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등 6개 시민단체는 “성적폐 재판부에 여성들을 잃을 수 없다. 판사 오덕식은 옷 벗어라”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동행동은 “언론에 동영상 제보메일까지 보냈던 가해자에게 재판부는 고작 집행유예를 선고해 그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며 “정의가 무너져도 끝끝내 피해자 곁에 서서 인권을 수호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책임을 방기하는 법관들도 공범”이라고 지적했다.

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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