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만화가 있다. 일본의 유명 만화가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인데,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고 영화로도 제작되어 곧 개봉 예정이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1960년대 후반, 동네 어린 아이들이 모여 ‘예언의 서’라는 지구 멸망 이야기를 장난스럽게 꾸몄는데, 그것이 세기말에 실제로 실현되어 지구가 멸망한다는 이야기다. ‘예언의 서’를 만든 아이들은 이제 어른이 되어 지구의 멸망을 막기 위해 외로운 싸움을 벌인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예언의 서’가 대한민국에서도 논픽션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06년 늦가을, 일군의 어른들(강동순 전 방송위원, 유승민 한나라당 국회위원, 신현덕 전 경인방송 대표, 윤명식 KBS 공정방송노조 위원장, 모 프로덕션의 J 대표)이 한 일식집에 모여, 대선에
“용서는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돌아보면 성적순 맞다. 원용한 영화 제목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도 알고보니 성적순이었는지… 강남지역 교육열이나 특목고 등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남의 일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굳이 말을 돌려 문제의 핵심을 에둘러 가는 이유는 두가지다. 그 중 하나는 아래 기술한 이야기에 ‘일사부재리’(一事不再理)의 원칙을 지켜줬으면 하는 소심증 탓이고, 또다른 이유는 결국 특정 개인을 건드려야 이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는 방법론적 한계 때문이다. # 난 로맨스? 넌 스캔들!얼마전 추석 특집극 출연자에 맹폭이 가해졌다. 전제하건데, 그 사람 역시 원죄가 있는 사람이라 속만 태울 뿐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없었다. 벨리댄서 안유진씨를 둘러싼 학력위조
이번엔 역사교과서다. 10년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저들이 KBS와 YTN에 낙하산을 타고 착륙해서 을 짓밟으며 얍삽한 눈으로 세상을 두리번거리다 다음 먹잇감을 찾은 것이다. 불온서적 리스트로 일찍이 시대착오 개그의 최고봉으로 올라선 국방부가 나섰고, 그 이름도 거추장한 ‘뉴라이트’ 계열의 시민단체 교과서포럼이 합작하며, 한나라당이 뒤를 받치고 있는 형국이다. 참, 공정택을 비롯한 전국의 교육감 나리들도 빼먹으면 서운해 할 것이다. 교육감 나리들은 일선 학교들에서 좌편향 교과서를 채택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한다. 새 정권이 들어서고 난 뒤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제 세상 만난 것처럼 서로 안달나 앞서거니 뒷서거니 아이들의 머릿속까지 똥칠을 하려고 설치는 형국이다. 저들의 주장
집을 짓다보면 어느 때는 돌하고만 만나고, 어느 때는 나무하고만 만나고, 또 어느 때는 흙하고만 만납니다. 그러다보면 신기하게도 집이 되어갑니다. 며칠째 돌하고만 만나고 있습니다. 둥그스름한 돌, 세모난 돌, 네모난 돌, 큰 돌, 작은 돌…. 여기저기에서 지게로 돌을 나르고 날라진 돌을 쌓고 아내와 여러날 하다보니 돌벽이 만들어졌습니다. 돌로 하는 일은 손목과 허리에 많은 무리를 주어서 천천히 한다고 했는데도 허리가 무겁고 뻐근합니다.힘에 부치는 돌 일을 하다보면 기계로 쌓는 손쉬운 방법이 생각납니다. 기계로 쌓는다면 하루도 걸리지 않을 손쉬운 일을 우리는 몇날 며칠 하고 또 합니다. 기계가 들어오지 못하는 조건이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자 하기에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무거운 돌을
실로, 오래간만에 '대전'이란 수식이 붙었다. '대전'하면 지체 없이 이 생각난다. 아마, 은 한국인이 사랑한 '대전'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 아닐까 싶다. 그 의 패장 오나라의 주유는 이런 유명한 말을 남겼다. (세상과 정신을 모두 놓은 듯 절망만으로 낮게 읊조리며, 강한 탄식으로 혀를 여러 번 들리게 찬다.) "하늘이 무심하도다. 이 주유를 태어나게 했으며 왜 또 제갈량을 같이 태어나게 했단 말인가 말이다."초복, 중복, 말복 그리고 서울 수복(9월28일)까지 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이 하수상한 가을에 '드라마 대전'은 막이 올랐다. '에덴의 동쪽'(mbc), '바람의 나라'(kbs2), '타짜'(sbs)가 밤 10시에 맹렬히 전파를 태우고 있다. 누군가는 '제갈량'이
물가가 뜀박질을 멈출 줄 모른다. 사교육비가 살인적으로 오른다. 금리마저 뛰어 빚내서 내 집을 마련했거나 전세금을 보탠 가계는 숨통이 막힐 지경이다. 지난 6월 말 현재 가계대출이 622조8,948억원으로 가구당 빚이 3,960만원이란다. 정말 많은 집들이 이자 내느라 허리가 휠 듯하다. 그런데 봉급은 제자리에 머물고 일자리는 늘지 않아 많은 젊은이들이 거리에서 방황한다. 환율도 무섭게 뛴다. 아들, 딸을 유학 보낸 집은 환율을 챙길 때마다 생돈 나가는 소리에 가슴이 철렁철렁한다. 주식에 손을 댄 가계라면 주가가 곤두박질쳐서 그야말로 거덜났다. 반타작 난 주식이 수두룩하니 말이다. 집이라도 팔아 빚잔치를 벌이려 해도 안 팔린다. 금융·외환시장까지 요동을 치며 중산층·자산층까지 흔들어 놓는다.
하나가 아닌 여러 괴물들이, 한 몸에서 부화한 괴물의 분신들이 바로 지금 이 땅을 배회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치안국가라는 괴물이 한국사회를 공포로 내몰고 있다. 월스트리트로부터 전해오는 오싹한 붕괴의 소식만큼이나 섬뜩한 이야기다. 그래서 2008년 주변의 분위기가 너무나 흉흉하다. 두렵다. ‘대중의 공포’를 체험한 권력은 오직 자신만이 독점한 테러의 공포로서 우리의 ‘벌거벗은 삶’들을 징벌하고 나섰다. 약한 자의 신체, 호모사케르(homo sacar)의 몸에 비수 같은 채찍을 날린다. 낙인을 찍고, 경고장을 날리며, 징계를 가한다. 선량한 민주주의의 촛불이 꺼질 듯 불안하게 흔들린다.도처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제대로 정신 차릴 수 없을 정도다. 그 치밀한 전개, 조직적인 운동에 기가 질린다. 오랫동안 준비된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에 대한 해체와 더불어 민영미디어렙 제도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역방송 구성원들은 애가 탄다. 지역방송에 대한 최소한의 고려 기본적인 대안마저 없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재원의 90%이상을 의존하고 있는 코바코 체제가 뿌리째 뽑히는 모습을, 두 눈 부릅뜨고 쳐다보고 있자니….애가 타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새까맣게 숯이 된 지역방송·종교방송 관계자들의 분노를 접하자니 보는 이도 힘들고 어려워, 눈 마주치기가 쉽지 않다.왜 이럴까? 예상치 못했던 빠른 속도로 코바코 해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청와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부 기획재정부, 그리고 한나라당의 국회의원 정병국을 비롯한 일부 주도세력들. 이들은 왜 이렇게 코바코를 향해 적개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가?단순하다. M
종교적 불관용이 제국의 흥망을 갈랐다고 역사는 말한다. 기원전 753년에 건국된 도시국가 로마를 거대한 제국으로 키운 원동력은 종교적 다원성이었다. 그러나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선대와 달리 기독교 이외의 타종교를 박해하다 그 덫에 걸려 서로마 제국이 476년 패망했다. 제국의 또 하나의 축인 동로마 제국도 이슬람과 끝없는 유혈충돌을 빚다 1453년 콘스탄티노플이 오스만튀르크에게 함락되어 종막을 내렸다. 2000년 이상 지속됐던 로마의 영광이 종교적 관용을 잃는 순간 쇠퇴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기독교는 예수 탄생 300년만에 로마제국 인구의 1/10이 믿을 만큼 번창했다. 로마는 원래 다신사회였다. 피정복지의 신도 숭배하여 로마에 신전을 지을 만큼 종교적 관용이 컸다. 그 다신사회는 유일신을 믿는 기
17일 모든 주요 신문들이 미국발 금융위기를 사설로 다뤘다. 위기의 파장을 정확하게 예측하기조차 힘든 상황에서 신문들도 뾰족한 대책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신문마다 미국발 금융위기를 다루는 방식은 조금씩 달랐다. 한겨레신문은 우리 시장의 반응과 정부 발표를 짚어보고 앞으로 우려되는 상황과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과제를 정리하는 내용으로 사설을 썼다. 위기를 부풀려서는 안되지만 안이안 대응을 경계해야 한다며 유동성 안정과 시장의 신뢰회복을 위한 일관성 있는 대처를 주문했다.경향신문은 한국 금융시장의 취약성을 지적하면서 미국발 금융위기의 파장이 상당기간 가라앉지 않을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위기 대응시스템을 가동해 불안 요인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향신문은 이번 미국 금융위기를 두고
최시중은 즉각 방송통신위원회를 떠나라!!!망치만 들고 있는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못으로만 보인다는 말이 있다. 한나라당과 청와대가 모든 힘을 방송장악에 쏟아 붓고 있는 가운데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또 한 번 망치질을 했다. 최시중 위원장은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 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의 “민영방송이 더 조종하기 쉽지 않느냐?”는 질문에 “어떻게 보면 그런 측면이 있다”며 방송을 길들이고 조종하는 대상으로 보는 천박함을 드러냈다. 집권에 성공한 것이 마치 손에 큼직한 망치하나 선물 받은 것인 양 착각하더니 드디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못으로 보고 내려치고 있는 것이다. 방송이, 언론이, 최시중에게는 결국 때리고 조종해야 하는 하나의 ‘못’ 밖에 되질 않았던 것이다. 방송계에
- 방통위 의결도 하지 않은 시행령 개정안을 정부가 확정 발표했다 - 정부가 어제(17일) ‘성장동력 확충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 - Service PROGRESS II)을 발표했다. 이명박 정권의 변함없는 수식어인 일자리 창출과 선진화로 변장시킨 문서에는 “규제를 합리화 하면 투자가 활성화 될 수 있는 분야로 미디어(방송)를 겨냥하고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원회)가 개악을 시도하는 방송법 시행령 안을 그대로 옮겨 적었다.대기업, 신문, 외국인 등의 소유제한을 완화하는 안으로는 대기업 기준을 자산총액 3조원 이상에서 10조원 이상으로 변경하고 대기업의 위성방송 소유제한 폐지 및 지상파 DMB에 대한 진출허용과 49%까지 소유지분을 허용하기로 했다. 신문 등의 종합유선방송
풍성하다. 참으로 오랜만이다. 길고도 지루했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풍성한 가을 이미지에 걸맞게 다양한 드라마들이 안방극장의 시청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각 방송사마다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드라마들의 면면이 속속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08년 전반기에 특별히 주목할 만한 드라마가 많지 않았던 것에 비추어보면 가을바람과 함께 찾아온 드라마들이 반갑기 그지없다. 치열한 대전(大戰)을 치를 드라마들은 소재와 장르, 규모와 주제 등 모든 면에서 주목할 만하다.우선 월요일과 화요일 밤 10시대는 각기 다른 색깔의 드라마들이 정면 승부를 펼친다. 대한민국의 파란만장한 현대사를 배경으로 선과 악의 대립 구도 속에 복수와 애증, 그리고 형제애를 다루고 있는 MBC의
나는 노동조합 지부장을 하던 시절, 종종 이런 농담을 하곤 했다. "폼나게 감방 한 번 가보는 게 꿈"이라고. 농담이긴 했지만, 군사독재 치하에서 20대를 보내면서 감방은커녕 경찰서 유치장에도 한 번 갇혀본 적이 없는 데 대한 콤플렉스가 은근히 작용한 말이었다.지부장 임기를 마친 후 다시 기자질을 하면서도 비슷한 말을 하곤 했다. "내가 쓴 기사로 인해 명분있는 필화(筆禍)사건을 당해보는 게 꿈"이라고. (진짜 그런 일로 고초를 당한 분들께는 정말 죄송한 말이다.) 그러나 군사독재 시절과 달리 아무리 권력자를 조지는 기사를 써도 안기부(국정원)나 보안사(기무사)는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요즘 젊은 독자들은 잘 모르겠지만, 군부독재 시절엔 권력자가 싫어할 기사를 쓰면 '적을 이롭게 한 죄(이적행위)'
꿈이 가득했던 입사 3년차 신출내기 여기자 한 명이 결국 자신의 블로그 글 하나로 평생 지울수 없는 상처를 입고야 말았다. ‘가해자’는 그를 퇴출시킨 중앙일보뿐만 아니다.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를 외쳐대며 그에게 응원을 보냈던 많은 사람들도 결과적으로는 그의 상처를 깊게했을 뿐이다. 아니 어쩌면 같은 편을 자처한 이들이 그를 내쫒은 신문사보다 더 많은 상처를 줬을지도 모른다. 모두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병아리기자를 이용하려 했을 뿐이지 진정으로 그의 아픔과 장래를 걱정해주지는 않는 듯해 씁쓸함을 지울수 없다.이모 기자에게 불어 닥친 회오리바람은 지난 5월 블로그에 올린 ‘중앙일보가 기록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라는 제목의 글로 인해 시작됐다. 당시 이 글은 미디어다음 메인에 노출되면서 수만의
혹자는 10년 전으로 세상이 돌아갔다고 한다. 또 어떤 이는 20년 전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세상은 10년이고 20년이고 뒤로 갔는데 어째서 내 먹은 나이만은 앞으로 가냐고, 주름살 없어지기는커녕 더 많아지는 일만 생기냐고 푸념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세상이 뒤로 돌아가다보니 예전에 했던 경험들을 또다시 겪게 된다. 그 당시에 들었어도 재미없었던 말을 반복해서 들어야 한다. 아무리 재미있는 드라마나 영화도 두 번째는 덜 재미있고 갈수록 흥미가 떨어진다. 하물며 저들의 뻔뻔한 말장난을 계속 듣는 일이란. 그러니 주름살 늘어갈 수밖에 없다. 누구는 30년 전으로 돌아가서 온 국토에 삽질해대고 있고, 누구는 20년 전으로 돌아가서 빨갱이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있는 정도니 어지간한 사연으로는 말하기 창피해서 그냥 혼
문화부 제2차관 신재민이 말하면 모든 것이 현실이 된다. 신재민이 KBS 사장 해임권을 대통령이 가지고 있다고 하면 ‘대통령이 해임권을 가지게 되는 것’이고, YTN을 민영화시키겠다고 하면 ‘YTN은 사영화되는 것’이다. 신재민이야 자신의 권력놀음에 즐겁겠지만, 시청자들과 더불어 관련 구성원들은 참혹한 시기를 견뎌내야 한다. 지난 4월 말 방송학회와 언론학회 등이 함께 열었던 제주도 봄철정기학술대회에 신재민이 내려왔다. 그 때 방송계에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를 비롯한 5공의 잔재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일소해야 한다는 내용을 연설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 때만 해도 ‘신재민의 엽기적 도발’ 수준에서 많은 관전자들이 평가했을 뿐. 하지만 지금의 신재민은 ‘짐이 곧 법이요’라고 외쳤던 루이14세의 그 오만
처서 지나고 숲은 더 이상 무성해지지 않습니다. 햇빛은 따사롭고 맑은 하늘이지만 숲은 성장을 멈추고 있습니다. 한없이 무성해질 것 같던 한삼덩굴도 칡덩굴도 더 이상 줄기를 뻗지 않고 새잎도 내지 않습니다. 숲이 성장을 멈추면 닫혔던 산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합니다. 산 곳곳에 있는 묘지들 벌초한다고 닫혔던 산길이 열리고 무성하던 잎과 줄기가 조금씩 시들해지면서 산길을 열어줍니다. 가을 산은 곡식 익는 들판과 같이 풍성한 열매들이 가득합니다. 산열매들 따고 주우러 다니는 사람들 발길이 또 산길을 열어줍니다. 산열매 따러 다니기 전에 효소창고 마무리 한다고 하루종일 돌 쌓기를 했습니다. 둥근 돌, 세모난 돌, 판판한 돌, 작은 돌, 큰 돌 모두 다르지만 다름이 한 몸이 되는 돌 쌓기는
최근 경기도 안성시에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있는 골프장들을 집중 취재하면서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대규모 택지 개발과 같은 공공사업과 마찬가지로 골프장을 지을 때도 전체 부지의 80%만 확보하면 나머지 20%는 ‘강제수용’할 수 있게 하는 법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지난 2003년에 개정된 국토계획법 2조 6항은 도로, 철도, 항만, 공원, 수도·전기·방화설비, 화장장, 하수도 등을 ‘기반시설’로 묶어, 부지 확보 등 일정한 요건만 갖추면 국가나 지자체가 ‘도시계획시설’로 개발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문제는 이 명백한 공공시설 목록에 체육시설, 즉 골프장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관련법을 잘 뒤져 보면, 공익사업법이라는 것도 있다. 이 법의 4조 8항은 ‘다른 법률에 의하여 토지 등을 수
살림살이가 어려워도 지방으로 내려오는 사람보다는 서울로 가는 사람이 많다. 재미있는 사실은 어제까지 지방에 주소지를 두었던 사람들이 서울로 입성하자마자 태도가 묘하게 돌변한다는 사실이다. 뭐랄까 그동안 촌에서 살았던 자격지심을 벗고 환골탈퇴하고 싶은 모양인지 엊그제까지 서울에 대고 삿대질하던 사람들이 서울시민이 되자마자 지방에 대고 손가락질한다. 촌것들이, 촌놈들이, 촌스럽긴…….나는 내 고향 전라북도 남원을 매우 사랑한다. 고향이 나에게 준 풍요로움을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벅차다. 남원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을 졸업한 후 전주에 있는 신문사에 입사했을 때 선배들은 나에게 “남원 촌년이 개천에서 용났다” 고 놀렸다. 기분이 나쁘진 않았지만 전주나 남원이 뭐가 다를까 의아했다. 여고동창이 자모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