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한국언론정보학회가 YTN 대주주 유진이엔티의 후원을 받아 진행하기로 한 세미나를 취소했다.
유진그룹은 윤석열 정권 YTN 민영화 의혹의 핵심 당사자다. 한국언론학회는 이미 유진이엔티로부터 후원을 받아 세션을 이미 진행했다. 한국방송학회는 유진이엔티 후원 특별세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언론학회·방송학회·언론정보학회는 '언론 3학회'로 불리며 이들은 개정 방송3법에 따라 공영방송 이사 추천 권한을 행사하게 될 전망이다.

1일 언론정보학회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공지를 통해 유진이엔티 후원 세미나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언론정보학회는 "지난 9월 26일자로 2025년 가을철 정기학술대회의 유진이엔티 후원 세미나 <'방송 저널리즘'의 역할 재구성 : 사회적 제도와 공공 인프라로서의 언론>의 발제자를 공모한 바 있다"며 "공지 이후 YTN 민영화 과정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정보학회가 유진이엔티 후원의 세션을 구성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학계 내외부의 우려가 제기되었다"고 설명했다.
언론정보학회는 "학술대회 조직위원장과 학회 총무단은 9월 30일 임시회의를 진행하고 학회원들의 우려를 겸허히 수용하여 세미나 계획을 취소하기로 최종 결정하였다"며 "학회원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려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하며 더욱 알차고 의미 있는 학술대회를 준비하는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했다.
방송학회는 오는 11월 8일 동국대에서 개최하는 가을 정기학술대회에서 유진이엔티 후원으로 '민영방송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역할 제고를 위한 규제 개선 방향' 특별세션을 진행한다. 방송학회는 해당 특별세션 발제자를 1일 현재까지 공모하고 있다.
언론학회는 지난 4월 봄철 정기학술대화에서 유진이엔티 후원으로 '시공간 OTT 범람의 시대, 방송 플랫폼 경쟁력 강화 방안' 'OTT 미디어 시대 실시간 방송 서비스의 이용 행태 변화와 생존을 위한 변주' 등의 특별세션을 진행했다.
지난해 2월 김홍일·이상인 2인 체제의 방통위는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을 승인했다. 유진그룹 특수목적법인(SPC) '유진이엔티'에 YTN 최대주주 자격을 부여하면서 특혜 매각 의혹, 부실·졸속 심사 논란이 일었다. YTN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한전 KDN(21.4%)과 한국마사회(9.5%) 등 공기업은 지분매각 의사가 없었다. 하지만 정부 권고 등에 의해 지분매각에 나섰다.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은 지난 7월 YTN 공기업 매각주관사였던 삼일회계법인을 압수수색했다. 삼일회계법인은 YTN 공기업 지분 매각을 주관하면서 매각 방식을 바꿔 윤석열 정부 공영방송 장악에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YTN 공기업 지분 매각주관사 선정 과정과 매각 방식은 특혜 매각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 중 하나다. 한전KDN(21.4%)과 한국마사회(9.5%)의 YTN 지분이 삼일회계법인 손을 거쳐 유진이엔티에 통매각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어 언론3학회의 유진이엔티 후원 세션을 비판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두 눈을 의심할 만큼 충격적이고 분노가 치민다. 유진이엔티는 강압적 지분 매각과 졸속심사로 YTN 최대주주 자리를 꿰찬 내란 결탁 자본"이라며 "우리는 언론 3학회가 유진이엔티 후원 세션을 개최한다면 내란 세력과 결탁해 YTN을 천박한 자본 세력에 팔아넘기는 방송장악에 동조하는 행위로 규정할 것"이라고 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최근 개정된 방송법은 주요 언론학회에 공영방송 이사 추천 권한을 부여하도록 했고, YTN 사장추천위원회 구성을 위한 노사 교섭에서도 이들 학회가 사장추천위원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며 "언론 3학회가 유진이엔티의 후원금을 탐해 YTN 사영화에 부역한다면 이미 자본에 장악당한 어용 단체일 뿐이며, 감히 공영방송 이사 추천이나 YTN 사장추천위원회에 참여할 자격도 없다"고 했다.
1일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성명을 내어 "언론3학회가 윤석열 정권에서 YTN 최대주주로 등극한 유진이엔티의 후원을 받아 학술행사를 열었거나 곧 다가올 가을철 학술대회에서 후원행사를 예정하고 있다는 사실은 심히 유감"이라며 "YTN을 강점한 유진이엔티 후원을 받아 방송의 공공성, 방송의 미래를 논하는 학술행사가 가당키나 한가"라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언론 3학회는 불법 논란 속에 YTN을 사영화한 유진그룹의 후원이 무엇을 대가로 삼는지 깊이 새겨 다시는 언론사에 오점을 남길 실책을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나아가 그간 후원금 출처에 대한 윤리적 검토 없이 학술행사를 열어온 관행에 대해 언론학계는 뼈아픈 각성과 성찰의 입장을 표명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윤리규약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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