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MBC·YTN 구성원들이 윤석열 정권의 방송장악 개입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씨를 직권남용 혐의로 특검에 고발했다.

김건희 특검 수사 과정에서 김건희 씨 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통일교 전 간부에게 “MBC 내년에 없애려고 하는데” “YTN 인수할 수 있도록 조치하려 한다”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노조 MBC본부, YTN지부가 서울 광화문 김건틔 특검 사무실 앞에서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스)
언론노조 MBC본부, YTN지부가 서울 광화문 김건틔 특검 사무실 앞에서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YTN지부는 9일 서울 광화문 김건희 특검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음모의 몸통을 수사하라”고 요구했다. MBC본부는 김건희 씨를 'MBC 탄압' 직권남용 혐의 공동정범으로, YTN지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씨를 ‘사영화’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더 쎈’ 김건희특검법 수사 대상에 “김건희 및 그 측근의 MBC 및 YTN에 대한 경영간섭 및 탄압 의혹 사건”이 명시됐으나 법제사법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제외됐다.

언론노조 MBC본부 측 법률 대리인인 신인수 변호사는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 씨를 기소하면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사람이라고 공소장에 명시했다. 윤석열 정권의 MBC 탄압은 객관적 사실이고, 그렇다면 국정운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김건희 씨 역시 공동정범으로 볼 수 있다"며 "건진법사의 문자 메시지에 ‘MBC 탄압을 건의했다’는 내용이 포착됐는데, 유착관계를 고려하면 그 대상은 김건희 씨로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건희 씨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 (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씨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 (사진=연합뉴스)

신인수 변호사는 “MBC 탄압의 주범은 윤석열과 김건희이고 특검이 이 문제를 엄중하고 헌법상 언론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탄압으로 규정해 신속히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전성관 언론노조 MBC 본부장은 “김건희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메시지를 통해 MBC 장악 의혹이 서서히 현실화되고 있다”며 “피의자 김건희 씨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MBC 파괴공작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김건희 특검팀은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통일교 전 본부장 윤영호 씨가 윤 전 대통령의 ‘바이든 날리면’ 파문 이후인 2022년 10~11월경 ‘우호적인 언론이 필요하다’는 문자 메시지를 나눈 것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성배 씨는 윤영호 씨에게 “MBC 내년에 없애려고 하는데 강경하게 밀어붙이시라 했다” “좌파 방송과 언론을 잘 다스려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윤영호 씨가 “언론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호응하자 전 씨는 “지금은 검찰, 경찰 모두 동원해 법치로 가야 한다”며 “공포정치도 좋으니 피바람 일으키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2022년 9월 21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뉴욕에서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발언해 파문이 불거졌다. 당시 MBC를 비롯한 140여 개 언론사들이 '윤 대통령의 발언 중 국회는 미 의회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지만 윤석열 정부와 당시 여당은 MBC만 콕 집어 압박하고 나섰다. 

MBC, YTN 사옥
MBC, YTN 사옥

전준형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윤석열 정권의 방송장악 핵심인 YTN 사영화 의혹은 아직 풀리지 않고 있다”면서 “통일교가 김건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주며 로비를 벌이던 2022년 4월부터 윤석열 정권은 YTN 사영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한전 KDN 사장을 지분 매각에 나서라고 호통을 쳤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2년 4~8월경 전성배 씨는 윤영호 씨에게 “YTN을 인수할 수 있도록 조치하려고 한다. 한전과 마사회 지분 가진 것을 확인하고, 이철규 의원에게 인수방법을 알아보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문자 내용과 관련해 언론에 “윤영호 씨에 대해 일체 모르고 YTN 인수에 관여할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철규 의원은 지난 2022년 10월 11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한전KDN 회장에게 “빨리 매각하라”고 재촉했고,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언론노조 MBC본부와 YTN지부가 김건희 특검에 김건씨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러 가는 모습(사진=미디어스)
언론노조 MBC본부와 YTN지부가 김건희 특검에 김건씨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러 가는 모습(사진=미디어스)

전준형 지부장은 “제보에 따르면 YTN 입찰에 참여했던 통일교·한세실업·유진그룹 모두 김건희 씨와 밀접한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며 “특히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이 관리해 왔던 검사 중 한 명이 윤석열이라는 제보도 접수됐다. 유진그룹이 인수한 하이마트 고문에 박영수 전 특검이 꽂혔고, 유경선 회장은 검사에게 뇌물 준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았는데, 당시 해당 검사의 계좌추적 영장을 기각한 당사자가 윤석열 검사”라고 말했다.  

전준형 지부장은 “YTN에 관심이 있던 모 일간지 대표가 김건희와 유경선 회장을 연결시켜줬다는 의혹도 있다”며 “유진그룹 최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를 갑자기 보류 결정을 내린 이동관은 윤석열 대선 캠프 때부터 YTN 사영화를 비밀리에 주도해 왔다. 여러 기업들을 접촉해 YTN 인수를 타진했는데, 입찰사들은 그 대상이 아니었던 것이기 때문에 중단한 것으로 저희는 본다”고 했다. 

전준형 지부장 “이동관이 위원장에서 물러나고 석 달 뒤 방통위는 유진그룹의 최대주주 자격을 승인해줬다”며 “사영화 과정은 방송장악 음모를 꾸미던 정치권력과 자본의 더러운 거래로 점철됐다.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특검은 언론장악 음모를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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