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직권면직을 검토하고 있다는 대통령실에 대해 “사실상 경찰에 어떤 기소 가이드라인을 주는 게 아닌가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임기를 마치면 출마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 자신을 대구시장으로 공천해야 한다고 발언한 극우 성향 유튜버 전한길 씨를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라고 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위원장은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여당에서 법인카드 이야기를 계속 하는 게 무엇인가’라는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민주당이라는 거대 정당에 고발을 당해 조사를 받고 있고, 빵이라든가 이런 문제는 경찰 수사에 맡겨 놓고 이제 경찰 수사를 믿었으면 좋겠지만 이 부분에 있어 최근 대통령실 직권면직 이야기가 나왔다. 사실상 경찰에 어떤 기소 가이드라인을 주는 게 아닌가 한다”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만약 기소를 해서 문제가 된다면 EBS 유시춘 이사장의 경우 기소를 받아서 재판 중”이라며 “같은 잣대라면 오래전에 면직됐어야 한다”고 했다. 검찰은 지난해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의로 유 이사장을 기소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직권면직을 검토하는 사유는 공무원 정치중립 의무 위반과 공직자윤리법 위반으로 감사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결론을 내린 상황이다. 이 위원장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의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이 위원장의 직권면직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감사원이 이미 지난 7월 초 이진숙 위원장에 대해 정치 중립 의무 위반에 대한 결론을 낸 바 있다. 공무원으로서 지켜야 될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했음은 이미 밝혀진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정치 중립 의무 위반의 경우 상당히 심각한 사안”이라면서 “그 외에도 백지신탁 심사 결과가 나오기 전 방송사업자 심의 의결로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해 주의 처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8일 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갈무리
8일 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갈무리

이 위원장은 지난해 9월 국회의 탄핵 소추로 직무정지 상태에서 여러 차례 보수 유튜브 채널에 출연, “좌파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 “노영방송을 막지 못하면 대한민국이 노영민국이 된다” “다수 독재” “국회 폭력” 등의 정치적 발언을 쏟아냈다. 감사원은 지난 7월 이 위원장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해 ‘주의’를 통보했다는 감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공직자윤리위는 이 위원장이 보유한 iMBC 주식 4200주, 삼성전자 주식 306주와 관련해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했다고 방통위에 통보했다. 이 위원장이 iMBC 주식에 대한 백지신탁심사위원회의 직무 관련성 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지난 2월 28일 '2023년 방송평가 결과'를 심의·의결한 것은 이해충돌이라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7월 인사청문회에서 대전MBC 사장 시절 1억 4천여만 원의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한도 초과 사용액은 한 달 평균 200만 원이다. 빵집, 식당, 마트, 백화점, 단란·유흥주점, 골프장, 호텔 등에서 법인카드가 사용됐다. 경찰은 고발 1년 만인 지난 6월 5일 이 위원장을 처음으로 소환 조사했으며, 2차 소환 조사는 지난달 19일 이뤄졌다.

JTBC 유튜브 영상 갈무리
JTBC 유튜브 영상 갈무리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구시장은 이 위원장이 해야 한다’는 전한길 씨 발언을 거론하며 “전 씨를 개인적으로 아냐” “대구시장 관련 이야기를 나눈 적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전 씨를) 안다”면서도 전 씨와 공천 관련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 의원이 “전 씨가 대놓고 본인 유튜브에서 이 위원장 거취를 이야기하는데, 장관급 고위공직자로서 처신을 똑바로 해야 한다”며 “자꾸 논란을 만들지 말고 이제는 그만둘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지방선거 말이 나오고 있는데 제 임기를 채우면 저는 지방선거 나갈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이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야당에서도 출마 질의가 나왔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이 “선출직에 출마할 생각을 갖고 있나”라고 묻자 이 위원장은 “제 임기가 끝나면 출마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신 의원이 “임기가 중간에 끊어지면”이라고 묻자 이 위원장은 “가정적 상황이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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