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민의힘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대선 후보로 옹립하기 위한 '날치기' 사태가 전당원 투표에 막혀 김문수 후보를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김 후보는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적 정당성'을 내세워 국민의힘 지도부와 한덕수 전 총리를 비판해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김 후보의 '극우·망언' 전력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여성비하, 역사왜곡, 폭력선동으로 정치적 생명력을 이어왔다는 비판이다. 김 후보의 극우적 성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부정,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총살' 극언, 윤석열 전 대통령 비상계엄 옹호 등으로 대표된다.

지난 2017년 3월 4일 당시 김문수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이 서울 중구 을지로 한빛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7년 3월 4일 당시 김문수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이 서울 중구 을지로 한빛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1980년대 '노동운동계 전설'로 불렸던 김 후보는 1990년 민중당을 창당했다. 그러나 민중당은 1992년 제14대 총선에서 당선자를 내지 못하고 해산됐다. 김 후보는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제안에 민주자유당(현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후 3선 국회의원, 재선 경기도지사를 역임한 김 후보가 극우 성향을 드러낸 시기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때이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 지역에 출마해 낙선한 김 후보는 2016년 11월 국정농단 게이트가 발생하자 비박계 임시 지도부인 비상시국위원회에 참여해 탄핵에 찬성한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2017년 김 후보는 탄핵반대 집회에 참여하며 입장을 뒤바꿨다. 김 후보는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관계를 이어나가며 극우적 발언을 주저하지 않았다. 지난 2017년 2월 김 후보는 태극기 집회에서 "전 세계 역사에 유례없는 잔인무도한 짓을 하는 이 폭도들을 우리 태극기 힘으로 몰아내야 되겠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는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을 탄핵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검찰이 탄핵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김주영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김 후보는 2019년 8월 15일 광화문 집회에서 "검찰청에 또 뻘건 윤석열이부터 검찰총장이라는 저 뻘건 사람들, 죄 없는 박근혜 대통령을 33년형으로 적폐 청산한다는 이름으로 다 잡아넣은 저 뻘건 검찰청 보이나"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지난 2020년 전광훈 목사와 함께 극우 아스팔트 정당인 자유통일당을 창당했다. 전 목사 측 조나단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지난 3일 유튜브 '전광훈TV'에 공개한 2019년 12월 집회 영상에 따르면, 김 후보는 전 목사에게 폭력 시위 주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잡혀가면 어떻게 하나 생각하니 눈물이 계속 났다"며 눈물을 흘렸다. 

지난 2020년 1월 27일 당시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전광훈 한기총 목사가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2019 자유 대한민국 전국 연합 성탄축제'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0년 1월 27일 당시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전광훈 한기총 목사가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2019 자유 대한민국 전국 연합 성탄축제'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서는 '총살감' '기생충' 등의 극언을 했다. 김 후보는 "문재인은 김정은의 기쁨조"(2017년), "박근혜·이명박이 구속이라면 문재인은 총살감"(2019년), "문재인 빨갱이·기생충을 잡아다가 뒤주에 집어넣어야 한다"(2019년)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김 후보는 지난 2022년 10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 전 대통령이 '김일성주의자'이자 '총살감'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명·임명으로 고용노동부 장관에 오른 김 후보는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에 반대하며 윤 전 대통령 복귀를 주장했다. 김 후보는 "계엄은 헌법상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지난해 12월 11일 국회에서 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전체 국무위원의 사과를 요구했을 때 다른 국무위원들이 일어나 고개를 숙였던 것과 달리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김 후보는 이 장면으로 대선주자 반열에 올랐다.  

지난 2월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복귀하는 게 가장 좋은 일로 생각한다"며 서부지법 폭동 사태와 관련해 "헌법재판소 판결 중에 잘못된 것도 많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해철 의원이 '헌재 판결에 동의할 수 없으면 대한민국을 떠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김 후보는 "헌재를 고쳐 나가야지 왜 떠나라고 하냐"고 맞받았다. 

노동운동 1세대인 김 후보는 노동자에 대한 혐오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쌍용차 노조는 자살 특공대다 ▲화물연대가 하는 것은 북한에서 하는 것과 똑같다 ▲노조는 머리부터 세탁해야 한다 ▲불법 파업에는 손해배상 폭탄이 특효약이다 등이 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과 기념 촬영을 한 후 밖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과 기념 촬영을 한 후 밖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1일 민주당 중앙선대위 신속대응단은 '김문수 진짜 망언집'을 공개했다. 지난 3월 국민의힘이 '이재명 망언집'을 출간한 데 대한 반박이다. 신속대응단은 "국민의힘이 한밤중에 한덕수를 입당시켜 번개같이 후보 등록을 시키는 쿠데타 촌극을 벌이더니 급기야 시대착오적 인물 '도로 김문수'를 다시 끌어올렸다"며 "국민의힘은 몇 달전 이재명 후보의 발언을 모아 '망언집'을 찍어내기도 했는데 국민들께선 '망언집이 아니고 명언집 아니냐'는 반응으로 머쓱해지기도 했다. 소개드리는 책자는 읽기도 민망한 망언과 망언이 이어지는 '진짜 망언집'"이라고 했다.

'김문수 망언집'은 ▲혐오와 차별 ▲극단정치 및 폭력선동 ▲노동과 사회갈등 ▲역사왜곡 및 민주주의 갈등 ▲재난 및 사회적비극 희화화 등 5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래에 망언집 일부 내용을 옮긴다. 

"노래도 소녀시대부터 시작해서 완전히 휩쓸고 있어… 쭉쭉빵빵이야"-서울대 초청 강연(2010.11.02)

"춘향전이 뭡니까? 변사또가 춘향이 따먹으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최고경영자조찬회의(2011.06.22)

"젊은이들이 서로 사랑하지 않고 개만 사랑하고 결혼도 안 하고, 애를 안 낳는다"-대구 청년 경청 콘서트(2023.09.21)

"동성애는 에이즈 감염과 출산에 문제가 있다"-KBS 1TV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2018.05.30)

"방송과 지하조직, 청와대, 문화·예술·법조·행정·정당 모두 좌익들이 잡았는데 하는 짓을 보면 계속 빨갱이라고 커밍아웃을 한다"-국회 '열린토론 미래:대안찾기' 토론회(2019.08.20)

"날치기 국회, 빨갱이 국회, 기생충 국회… 여러분은 빨갱이 기생충들을 쳐부수기 위해 오셨다"-국회 의원회관 앞 집회(2019.12.16)

"일제 치하 (우리나라 국민의)국적은 일본"-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2024.08.26)

"탄핵이 우리 국민에게 무슨 유익함이 있겠나"-KBS '끝까지 판다' 인터뷰(2024.12.06)

"세월호처럼 죽음의 굿판을 벌이고 있는 자들은 물러가라"-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특별시 시장 출정식(2018.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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