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노하연 기자] 외신기자들이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에게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 참여했으면 단일화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왜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느냐”고 직격했다.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는 지난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대한민국이 주저앉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에 대통령직에 출마를 결심했다”며 “반드시 개헌을 성공시켜 대한민국 경제와 사회를 살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신기자들의 질문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문제에 집중됐다. 최상훈 뉴욕타임스 서울지국장은 “단일화가 좀 껄끄럽게, 잘 안 되고 있는 거 같다. 한 예비후보가 대선 출마 의향이 있었으면 미리 (국무총리직에서) 사퇴하고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 참여했으면 이런 단일화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왜 그렇게 했는지 궁금하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상의한 결과인가”라고 질문했다. 최 기자는 2000년 ‘노근리 학살’ 보도(당시 AP통신 소속)로 한국인 최초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이에 대해 한 예비후보는 “국민의힘 지도부와 상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당시는 국가가 처한 통상 질서에 대한 압박 문제가 있었고, 국제 질서가 요동치는 상황이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기본적인 관세에 대한 방향도 잡지 못한 상태에서 제가 권한대행직을 사퇴하고 정치에 발을 디딘다는 건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 가디언 기자가 “단일화가 실패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고 한 예비후보는 “단일화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생각한다”며 “단일화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에 모든 것을 일임했다”고 말했다. 한 예비후보는 “국민의힘이 정하는 모든 사안에 응할 것”이라며 “단일화는 잘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한 예비후보는 “단일화 실패 시 완주할 것인지 답변 안 하셨다. 다시 묻겠다”는 질문에 “단일화 실패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단일화 결과에 대해 확실히 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외신기자 간담회가 끝난 뒤 입장이 달라졌다. 한 예비후보는 두 시간 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 전까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본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9일 단일화 문제 논의를 위해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는 김문수 후보와 지도부의 충돌로 파행됐다. 김 후보는 “지금의 단일화는 저를 끌어내리고, 선거에서 한 번도 검증받지 않은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로 만들어주려는 작업”이라며 “이런 단일화에 제가 응할 수 있겠냐”고 반발했다. 앞서 김 후보는 8일 본인의 대선 후보 지위를 확인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르면 이날 오후 법원의 결정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지도부 주도의 단일화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외신은 국민의힘에 대해 ‘정치적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7일 기사 <보수 후보 단일화 갈등에 진보 주자 재판 변수로 대선 정국 혼미>에서 “국민의힘의 현재 상황은 ‘내전’ 상태”라며 “당내 관용과 인내심은 사라진 지 오래”라는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의 발언을 실었다.
미국 외교전문지 FP(포린폴리시)는 같은 날 기사 <분열된 한국, 누가 이끌 것인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된 2017년과 마찬가지로 여당은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국민의힘 내부 상황은 복잡하다. 구성원들이 유일하게 동의하는 건 이재명 당선을 막자는 것뿐이다. 김문수 후보는 당의 분열로 일정 중단까지 선언했다”고 짚었다. FP는 “전광훈 목사 등 극우 인사들은 여전히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이 좌파 음모 때문이라며 ‘민주주의를 구하기 위한 정치적 저항’을 촉구하며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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