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대선 여론 조작’ ‘늘봄학교 극우 역사 교육’ 의혹이 제기되는 극우성향 단체 리박스쿨 대표 손효숙 씨가 교육부 교육정책자문위원에서 해촉됐다.
시민단체는 리박스쿨과의 연관성을 부인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했다. 손효숙 대표 역시 후보자 비방 혐의로 고발됐다.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의혹이 제기된 사안이 민감해 1일자로 손효숙 대표를 교육정책자문위에서 해촉했다”고 밝혔다. 구연희 대변인은 “손효숙 대표는 자문위원 활동을 두드러지게 하지 않았고 최근 관련 워크숍에 참석한 정도”라면서 “단순 자문 역할이라 진보, 보수 등 다양한 분들이 포함돼 위촉 당시 특별히 정치적 중립성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구연희 대변인은 “임기 만료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다른 자문위원들에게도 문제가 있는지, 조사가 가능한지 해당 부서에 문의해보겠다”고 덧붙였다. 교육정책자문위원 임기는 오는 12일까지다.
이날 사법정의행동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김문수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세행은 손효숙 대표를 선거법상 후보자 비방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문수 후보는 불법적인 댓글 조작팀을 운영하는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와 오랫동안 친분이 있고 리박스쿨에 방문해 무엇을 하는 곳인지도 잘 알았다”며 “국민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당선을 목적으로 리박스쿨과 아무 관련이 없다는 허위사실을 대선 캠프를 통해 국민에 공표했다”고 비판했다.

사세행은 손효숙 씨에 대해 “조직적으로 불법적인 댓글 조작팀을 운영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낙선시킬 목적으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이 후보를 비방하는 행위를 주도했으므로 후보자 비방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문수 후보가 ‘리박스쿨 의혹’에 대해 동문서답했다면서 리박스쿨과의 관계를 사실상 ‘자백’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박경미 이재명 캠프 선대위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내어 “김문수 후보는 리박스쿨과의 관계에 대해 국민 앞에 이실직고하라”며 “동문서답하지 말고 책임 있게 밝히라”고 촉구했다.
전날 김문수 후보는 경기도 의정부 유세 이후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를 아냐’는 기자의 질문에 “리박스쿨에 누구를 안다 모른다가 문제가 아니라 댓글이 문제가 아닌가”라고 답변을 회피했다.
김문수 후보는 ‘민주당이 리박스쿨 의혹과 관련해 후보의 영상을 공개했다’는 질문에 “전혀 알지 못한다. 우리 당의 댓글도 누가 다는지 모르는데 리박스쿨이 댓글을 다는지 알게 뭔가”라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는 기자 질의가 이어지자 “그런 질문을 할 필요도 없다. 할 수도 없는 걸, 댓글 가지고 질문하는데 그런 질문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을 잘랐다.
박경미 대변인은 김문수 후보의 답변에 대해 “김문수 후보가 손효숙 대표를 모르면 자신 있게 모른다고 밝혔을 텐데 이런 모호한 답변은 손효숙 대표나 리박스쿨을 알고 있단 자백과 다름이 없다”면서 “‘근거 없이 얘기해선 안 된다’고 반박하는데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냐, 김문수 후보가 리박스쿨 홍보영상에 등장하고 과거 손효숙 대표가 이끄는 단체 행사에서 초청 강연을 한 명백한 증거가 존재하는데 더 이상의 무슨 근거가 필요하냐”고 따져 물었다.

박경미 대변인은 “김문수 후보가 당 대표를 맡았던 2020년 4월, 리박스쿨 관계자들이 기독자유통일당 소속으로 21대 총선에 무더기 출마한 것에 대해서는 또 무슨 궤변을 늘어놓을 것이냐”면서 “도둑이 제 발 저린 범인의 전형이다. 민주당은 대한민국에 극우의 씨앗을 심고 우리 아이들을 정치적 무기로 삼으려 한 극우 내란 세력의 실체를 끝까지 파헤치겠다”고 강조했다.
뉴스타파는 지난달 30일 극우 성향 교육단체 리박스쿨의 ‘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 일명 자손군을 모집해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고 보도했다. 자손군 단톡방에 100여 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매시간 ‘청년 리더’의 지시에 따라 특정 후보 비난 댓글을 달거나, 특정 댓글에 공감을 누르는 방식으로 여론조작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더해 리박스쿨이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방과후 프로그램 ‘늘봄학교’를 통해 초등학생들에게 극우 역사관 교육을 한 의혹이 불거져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 협약을 맺어 초등학교 늘봄학교에 강사를 파견했으며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직접 발급하기도 했다. 우체국장 출신 손 씨는 교육부 교육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를 옹호하는 단체로 왜곡된 극우적 역사관을 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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