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고성욱 기자] 경향신문이 ‘단일화 당권 거래’ 의혹에 대해 “사실이라면 심각한 선거범죄”라면서 “국민의힘은 진상을 철저히 국민과 당원 앞에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당권 거래’ 의혹을 두고 국민의힘 내홍이 분출하자 “대선은 어차피 이기기 힘드니 대선 후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 암투를 벌이는 때문이란 얘기가 나온다”면서 “사분오열 양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를 향한 국민의힘의 단일화 구애가 계속되는 가운데 ‘당권 거래’ 폭로가 나왔다. 지난 21일 이준석 캠프 이동훈 공보단장은 SNS에 “요즘 국민의힘 인사들이 이 후보 측에 단일화를 하자며 전화를 많이 걸어 온다. 대부분 친윤계 인사들”이라며 “이 분들은 '당권을 줄 테니 단일화를 하자' '들어와서 당을 먹어라'는 식의 말을 한다”고 적었다. 

국민의힘 단일화추진본부장을 맡고 있는 유상범 의원이 22일 KBS 라디오에서 “만약 그런 제안이 있었다면 단일화를 위해 이 후보가 원하는 건 다 들어준다는 차원의 표현”이라며 “협상의 기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충북 청주 유세에서 “구태 친윤들은 제 탓을 하고 싶어 한다. 홍준표 찾아서 네 명이 당 돈으로 하와이 여행을 가고, 한덕수는 어디 갔는지 알 수도 없고, 이준석에게 당을 넘기겠다고 야합을 시도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한 전 대표에 대해 “스스로 이재명의 트로이목마가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부디 김문수 후보와 원팀으로 국민과 나라를 구하는 데 함께 총력을 다 해달라”고 적었다. 

김문수 후보는 이준석 후보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 여러분이 받아보실 투표용지에는 기호 4번 개혁신당 이준석의 이름이 선명히 보일 것”이라며 단일화는 없다고 선언했지만 ‘40대 총리’를 언급하며 기대감을 놓지 못하고 있다. 

경향신문은 23일 사설 <‘당권 거래’까지 나온 보수 후보 단일화, 정치 희화화 말라>에서 ‘당권 거래’ 의혹과 관련해 “사실이라면, 당원 주권과 정당 민주주의 근간을 파괴하는 것임은 물론 심각한 선거범죄”라면서 “단일화 명분으로 후보 교체 난동까지 벌이며 당 밖 한덕수 후보를 세우려다 당원투표에서 거부된 게 불과 10여일 전이다. 국민의힘은 ‘당권 거래’ 의혹 진상을 철저히 국민과 당원 앞에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당권 거래’ 의혹과 관련한 국민의힘 내홍을 두고 “대선은 안중에도 없이 전당대회 기싸움에만 정신이 팔린 국민의힘 현실이 민망하다”면서 “단일화 파문이 계속 커지자 이준석 후보는 이날 긴급회견을 열고(중략) ‘대선 완주’를 공식 선언했다. 그런데도 김 후보는 이날도 이 후보를 겨냥한 듯 ‘국무총리를 40대가 한다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정도면 ‘단일화 스토킹’이라 해도 과하지 않을 판”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김문수·이준석 단일화는 효과도 명분도 없다. 윤석열의 비상계엄·탄핵과 부정선거론을 정반대로 보는 두 후보의 단일화는 정치공학적 야합일 뿐”이라면서 “윤석열의 당무 개입·국정까지 비판해온 이 후보로서는 김 후보 손을 잡는 것부터 ‘자기부정’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국민의힘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철저한 내란 성찰과 청산, 쇄신”이라고 다잡았다.

한국일보는 사설 <이준석과 단일화 매달리는 국민의힘…정도 지켜야>에서 “모종의 제안은 있었다는 뜻”이라며 “거래설 실체는 가려져야겠지만, 국민의힘이 이 후보와의 단일화에 매달리는 정황은 분명하다”고 짚었다.

한국일보는 “'명분'과 '승리 가능성'이 김 후보와 이 후보 단일화엔 다 빠져 있다”면서 “공통의 집권 비전·가치와 정교한 논리를 내세워야 단일 후보에게 표를 달라고 국민을 설득할 수 있으나, '반(反)이재명' 외엔 공통분모가 불분명하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불법계엄에 대한 입장 차는 걸림돌”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더욱이 단일화에 매달릴수록 김 후보의 경쟁력 열세를 자인하는 셈이 돼 이재명 후보 대세론에 힘을 실어줄 뿐”이라며 “'왜 국민의힘을 다시 선택해야 하는가'를 납득시키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보수 성향 신문들은 국민의힘이 대선보다 대선 이후 당권 다툼에 더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 사설 <대선 열흘 앞두고 계파 갈등 벌이는 국민의힘>에서 “대선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민의힘은 외연 확장이 아니라 내부 갈등에 빠져들고 있다”면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당대표의 “야합” 발언과 나경원 의원의 “이재명 트로이 목마” 발언을 거론했다. 

조선일보는 “한 전 대표는 최근에서야 김 후보 지원유세에 나섰지만 김 후보 이름이 아닌 국힘 당명이 적힌 선거복을 입고 있다. 유세도 김 후보와 별도로 다니고 있다”면서 “한덕수 전 총리도 김 후보 지원을 거절했다고 한다. 국힘 대선 경선 후보 4강 중 안철수 의원만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사분오열 양상”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보수 진영 ‘빅텐트’를 만들고 국민이 고개를 끄덕일 국정 비전을 제시해도 역부족인 상황인데 고질적 계파 갈등만 벌이고 있다”면서 “국힘이 이러는 것은 ‘대선은 어차피 이기기 힘드니 대선 후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 암투를 벌이는 때문’이란 얘기가 나온다. 애초 친윤 의원들이 한 전 총리를 대선 후보로 띄운 것부터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정략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대선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당은 벌써 다음 당권에 대한 소문으로 시끄럽다고 한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단일화한다며 잡음만 쏟아내는 국민의힘> “이재명 후보에게 밀리는 판세를 뒤집기 위해 보수 단일화를 추진한다면서도 당권 얘기만 나오면 서로 으르렁대는 것이 지금의 국민의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이준석 후보의 ‘대선 완주’ 선언을 거론하며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른 데에는 김문수 후보의 책임도 크다. (중략)이미 탈당한 윤 전 대통령과 명확히 선을 그으려는 당의 노력에 후보 자신이 찬물을 끼얹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이재명 후보는 태극기를 왼팔에 수놓고 보수 진영에까지 지지를 호소하는 국면에 국민의힘은 내부 총질로 시간을 허송하고 있다”면서 “(중략)여전히 당내에 친윤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마당에 중도층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도 그런 착각이 없다”고 했다.

세계일보는 사설 <국힘 친윤, 후보 단일화 조건으로 당권 제시했다니>에서 “하나로 뭉쳐도 어려운 판에 친윤·친한의 갈등이 또 불거졌다. 한심한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일보는 “이 당이 대선을 치르는지, 당권 투쟁을 하고 있는지 헷갈릴 지경”이라면서 “(중략)국민의힘과 김 후보는 단일화에 매달리기보다는 보수 쇄신의 각오와 차별화된 공약으로 국민 평가를 받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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